[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소설 9화] 피 냄새가 이름을 밝히는 투기장

쇠창살 너머에서 함성이 났다.

처음에는 물소리의 잔향인 줄 알았다. 지하 수로에서 오래 머문 귀는 모든 울림을 물의 언어로 착각한다. 그러나 그 소리는 젖어 있지 않았다. 돌벽을 타고 내려오는 낮은 떨림, 오래전에 죽은 목들이 한꺼번에 일어나 발밑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 알루카드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물의 냄새는 뒤쪽으로 물러나 있었고, 앞에서는 마른 쇠와 오래된 피 냄새가 내려왔다.

그는 왼손의 장갑을 천천히 조였다. 손등에 남아 있던 물방울이 가죽 틈으로 사라졌다. Holy Symbol이 몸 안쪽에서 조용히 식은 빛을 품고 있었다. 물은 이제 그를 태우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안전을 뜻하지는 않았다. 성은 하나의 위협을 거두면, 늘 다른 형태의 문턱을 내밀었다.

통로는 점점 넓어졌다. 물에 깎인 둥근 벽이 사라지고, 대신 네모난 돌들이 정교하게 맞물린 회랑이 나타났다. 여기의 돌은 젖어 있지 않았다. 건조했고, 오래 문질러져 가장자리가 닳아 있었다. 수많은 발이 같은 방향으로 끌려간 흔적. 싸우러 간 발이 아니라, 싸움을 보러 간 발들이 남긴 길 같았다.

알루카드는 벽을 스치며 걸었다. 망토 끝은 더 이상 물을 끌지 않았지만, 무거웠다. 젖은 천이 종아리 뒤를 건드릴 때마다 조금씩 늦게 따라왔다. 그는 그것을 왼팔 뒤로 다시 넘기고, 오른손으로 검자루를 확인했다. 검은 짧게 울었다. 성의 다른 장소들에서 들었던 금속음과 달랐다. 여기서는 금속조차 무대에 오르기 전 목을 가다듬는 것 같았다.

첫 적은 정면에서 오지 않았다.

위쪽 난간에서 쇠사슬이 풀리는 소리가 났다. 알루카드는 눈보다 먼저 귀로 방향을 잡고 뒤로 물러섰다. 거대한 철구가 머리 위를 지나 바닥에 떨어졌다. 돌이 깨지고 먼지가 솟았다. 사슬 끝에는 판갑을 입은 기사가 서 있었다. 투구의 틈으로는 아무 눈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양손으로 사슬을 당기며 철구를 다시 회수했다. 바닥에 긁히는 소리가 투기장으로 이어지는 복도 전체를 채웠다.

알루카드는 곧장 파고들지 않았다. 사슬 무기는 거리가 곧 함정이다. 가까워 보이는 순간에도 철구는 한 번 더 돌아오고, 멀어 보이는 순간에도 사슬은 팔보다 길다. 그는 철구가 회수되는 속도를 보았다. 무거운 것은 강하지만 늦다. 늦은 것이 언제나 약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늦기 때문에 공간을 차지한다.

철구가 다시 돌았다. 이번엔 낮게, 무릎을 훑는 궤도였다. 알루카드는 뛰어넘지 않았다. 천장이 낮았고, 위에는 난간의 그림자가 걸려 있었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미끄러지며 철구가 완전히 속도를 얻기 전의 사슬 부분을 검등으로 눌렀다. 금속이 튀며 손목을 울렸다. 사슬이 순간적으로 바닥에 붙자, 기사의 몸이 앞으로 끌렸다.

그 짧은 숙임이 빈틈이었다.

알루카드의 검이 투구 아래를 지나갔다. 갑옷은 무너지지 않았다. 한 박자 서 있었다. 그러고는 안쪽의 텅 빈 무게를 견디지 못한 듯 천천히 앞으로 고꾸라졌다. 사슬은 마지막까지 손에서 풀리지 않았고, 철구는 바닥 위를 한 번 굴러 알루카드의 발 앞에서 멈췄다.

그는 그것을 넘어갔다.

복도는 투기장의 바깥 둘레를 따라 굽었다. 문마다 창살이 있었다. 어떤 방에는 무기가 걸려 있었고, 어떤 방에는 뼈만 남은 짐승이 앉아 있었다. 그 뼈들은 사슬로 묶여 있었는데, 묶여 있을 필요가 없을 만큼 오래전에 말라 있었다. 그러나 알루카드가 지나갈 때마다 해골의 턱이 조금씩 들렸다. 관객과 죄수의 구분이 흐려진 곳이었다. 이 성에서는 구경하는 자도 언젠가는 우리 안으로 들어간다.

아래쪽에서 다시 함성이 올라왔다.

이번에는 더 분명했다.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죽은 자의 목소리도 아니었다. 돌과 철과 오래된 피가 서로 부딪혀 내는 소리. 반복되는 전투를 너무 오래 기억한 장소가 스스로를 환호처럼 울리는 소리. 알루카드는 난간 사이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투기장은 둥글지 않았다. 길게 펼쳐진 바닥의 양쪽이 높고, 중앙은 낮았다. 관중석은 층층이 올라가 있었지만, 앉아 있는 자들은 없었다. 대신 빈자리마다 그림자가 있었다. 깃발은 찢어져 있었고, 천장 가까이 걸린 쇠고리에서는 굵은 사슬이 늘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오래전 칼끝이 긁고 간 선들이 겹쳐 있었다. 어떤 선은 곧고, 어떤 것은 급히 휘어졌으며, 어떤 것은 피가 말라붙은 자리를 따라 끊겼다.

그는 그 선들을 보며 걸었다. 전장은 늘 이전 싸움의 글씨를 남긴다. 누가 물러났는지, 누가 밀었는지, 어디에서 무게가 실렸고 어디에서 발이 미끄러졌는지. 투기장 바닥은 종이보다 정직했다. 살아남은 자가 적은 글이 아니라, 쓰러진 자의 몸이 새긴 기록이기 때문이다.

입구 가까운 곳에 저장실이 있었다. 붉은 빛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문턱에서 잠시 멈췄다. 성이 이런 방을 투기장 곁에 둔 이유는 자비가 아니었다. 오래 싸우게 하기 위해서다. 죽음을 미루면 더 많은 움직임이 생기고, 더 많은 움직임은 이 장소의 기억이 된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 빛 앞에 섰다. 몸의 피로가 가라앉았다. 어깨의 통증, 물에 찢긴 살의 잔열, 젖은 옷의 무게가 한순간 낮아졌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성은 상처를 지워도 기억까지 지우지는 않았다. 알루카드는 눈을 감지 않고 빛을 통과했다.

문밖으로 나오자, 함성이 멎어 있었다.

침묵이 더 나빴다.

상부 회랑의 끝에는 큰 문이 있었다. 두꺼운 나무 위에 쇠띠가 가로질러 박혀 있었고, 문 중앙에는 황소의 머리와 늑대의 이빨이 서로 물고 있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새겨진 것치고는 지나치게 날카로웠다. 손가락을 대면 피가 날 듯한 이빨. 알루카드는 문양을 오래 보지 않았다. 상징은 이 성에서 자주 예고가 아니라 초대였다.

그가 문을 밀자, 안쪽에서 웃음소리가 났다.

높은 관중석, 가장 어두운 자리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정확히는 앉아 있는 형체가 있었다. 어깨선은 인간의 것이고, 자세는 왕좌에 앉은 자처럼 느긋했다. 그러나 빛이 닿지 않아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알루카드는 검을 뽑아 들었다. 칼날이 문틈의 빛을 받아 길게 번들거렸다.

“누구냐.”

목소리는 낮았다. 문장보다 먼저 칼끝이 물었다.

관중석의 인물은 대답 대신 손을 들었다. 그 손짓은 성직자의 축복도, 왕의 명령도 아니었다. 무대 뒤쪽의 문을 여는 손짓이었다. 투기장 바닥의 양옆에서 검은 틈이 열렸다. 틈 안쪽은 방이 아니라 어둠 그 자체처럼 보였다. 거기서 뜨거운 숨이 나왔다.

“지옥의 문에서 나와라, 나의 하인들이여.”

Colosseum 깊은 곳에서 Shield Rod를 얻는 Alucard - PortFor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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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카드는 눈을 좁혔다. 목소리. 그는 그 목소리를 처음 듣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억보다 먼저 피가 반응했다. 성 안에는 수많은 피 냄새가 있었다. 썩은 피, 괴물의 피, 죽은 성직자의 피, 왕가의 오래된 피. 그러나 지금 관중석에서 흘러내리는 냄새는 달랐다. 채찍과 성수, 밤을 가르는 인간의 의지. 너무 오래 드라큘라의 이름과 맞서 온 혈통의 냄새.

그는 아주 천천히 말했다.

“그 피 냄새… 벨몬드.”

관중석의 그림자가 잠깐 웃은 듯했다. 대답은 없었다. 대신 명령이 떨어졌다.

“공격해라. 내 성을 더럽히는 벌레를 치워라.”

내 성.

그 말이 바닥의 오래된 피보다 먼저 알루카드의 발을 붙잡았다. 그러나 생각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왼쪽의 검은 문에서 먼저 늑대가 나왔다.

늑대라기엔 너무 곧게 섰다. 인간의 어깨, 짐승의 허리, 긴 팔. 회색 털은 전투 전의 흙먼지처럼 거칠었고, 발톱은 바닥을 긁을 때마다 가느다란 불꽃을 냈다. Werewolf는 낮게 몸을 숙였다. 눈이 아니라 허벅지를 보았다. 움직일 곳을 먼저 읽는 적이다.

오른쪽에서는 Minotaur가 나왔다.

그는 문의 높이를 거의 채우며 들어섰다. 황소의 머리, 넓은 가슴, 두꺼운 팔. 한 손에는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었다. 도끼날은 달빛보다 둔하고, 대신 무게로 빛을 눌렀다. Minotaur가 첫 숨을 내쉴 때, 콧김이 하얗게 퍼졌다. 발을 한 번 디디자 투기장 바닥 전체가 낮게 울렸다.

두 적은 동시에 움직이지 않았다.

그 점이 더 나빴다.

Werewolf가 먼저 달려왔다. 직선이 아니었다. 오른쪽으로 휜 듯하다가, 발끝으로 바닥을 찬 순간 왼쪽에서 나타났다. 알루카드는 검을 세웠지만 늦었다. 발톱이 방패 가장자리를 긁고 지나가며 팔을 밀었다. 그는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 Minotaur의 그림자가 머리 위로 덮였다.

도끼가 내려왔다.

알루카드는 옆으로 굴렀다. 도끼날이 바닥을 찍었다. 돌이 깨지고, 깨진 조각이 뺨을 스쳤다. 그는 굴러 일어나며 검을 휘둘렀지만 Minotaur의 팔에만 얕게 닿았다.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 근육과 털 아래가 돌처럼 단단했다. 더 큰 문제는, 도끼를 뽑는 움직임이 곧 다음 공격의 예비 동작이라는 점이었다. Minotaur는 도끼를 들어 올리며 몸을 돌렸고, 그 회전이 바닥 가까이 넓게 쓸렸다.

알루카드는 뛰었다. 첫 도약으로 도끼날을 넘었고, 두 번째 도약으로 Werewolf의 이어지는 발차기를 피했다. 그러나 공중은 완전한 피난처가 아니었다. Werewolf는 벽을 차고 올라와 천장 가까이에서 몸을 돌렸다. 회색 그림자가 곡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알루카드는 공중에서 몸을 틀어 검을 내렸지만, 늑대의 발은 검면을 밟듯 스치고 지나갔다.

착지하자마자 Minotaur가 돌진했다.

알루카드는 방패를 들지 않았다. 막을 무게가 아니었다. 그는 오른쪽으로 피하려 했다. 그러나 Werewolf가 이미 그 길에 있었다. 짐승의 팔이 낮게 휘둘러져 도망갈 자리를 잘랐다. 첫 판단이 틀렸다. 둘을 따로 보아서는 안 된다. 빠른 쪽이 길을 닫고, 무거운 쪽이 닫힌 길을 부순다.

Minotaur의 어깨가 그의 옆구리를 스쳤다. 완전히 맞지는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숨이 밀려났다. 알루카드는 바닥을 미끄러지며 뒤로 물러났다. 신발 밑창이 피가 말라붙은 선 위를 긁었다. 그 선들이 이제야 의미를 드러냈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같은 방식으로 밀려났다.

그는 멈추지 않고 왼손을 바닥에 짚었다. 손바닥에 돌가루가 박혔다. 몸을 낮춘 채 검을 가로로 뻗었다. Werewolf가 바로 따라왔다. 빠른 적은 쓰러진 상대를 기다리지 않는다. 놈은 짧은 점프로 들어와 발톱을 내리찍었다. 알루카드는 몸을 더 낮게 접었다. 발톱이 머리 위를 지나갔다. 그의 검끝이 늑대의 발목을 스쳤다.

피가 튀었다.

Werewolf가 처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깊은 상처는 아니었다. 그러나 빠른 적에게 발목의 작은 통증은 길이를 바꾼다. 알루카드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 곧장 일어서려 했다. Minotaur의 도끼가 다시 왔다.

이번엔 위에서가 아니라 옆에서.

그는 검으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칼날을 세웠다.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라 궤도를 비트는 데 썼다. 도끼와 검이 부딪혔다. 손목이 저렸다. 몸이 옆으로 밀렸다. 도끼날은 방향이 아주 조금 틀어져 바닥을 긁고 지나갔다. 그 아주 조금 때문에 알루카드의 몸은 갈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Werewolf가 그 틈을 보았다.

회색 몸이 낮게 회전했다. 발차기가 갈비뼈를 노렸다. 알루카드는 방패를 늦게 들었다. 충격이 방패째 몸을 밀었고, 등 뒤의 벽이 가까워졌다. 벽에 몰리면 끝이다. Minotaur는 벽 가까이에 있는 적을 위해 태어난 무게였다.

알루카드는 뒤로 더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한 걸음 앞으로 나가며 망토를 풀었다. 젖은 채 무거워진 천이 오른쪽으로 크게 퍼졌다. Werewolf의 눈이 순간적으로 그 어두운 움직임을 따라갔다. 짐승에게 움직이는 천은 몸의 일부처럼 보인다. 그 아주 짧은 착각 사이, 알루카드는 왼쪽으로 빠져나갔다.

Minotaur가 벽을 들이받았다.

Richter가 투기장 위에서 Alucard를 내려다보는 순간 - PortFor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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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이 돌에 박혔다. 완전히 박힌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무게가 스스로를 멈추는 데 한 박자가 필요했다. 알루카드는 그 한 박자에 들어갔다. 도끼를 든 팔이 아직 내려오기 전, 그는 Minotaur의 옆구리 아래를 베었다. 첫 번째는 얕았다. 두 번째는 같은 자리를 더 깊게 열었다. 세 번째를 넣기 전에 Werewolf가 등 뒤로 다가왔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발소리보다 먼저 바닥의 긁힘이 왔다. Werewolf는 부상당한 발목 때문에 왼쪽 발을 짧게 끌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그 끌림의 길이만큼 타이밍을 늦췄다. 그리고 몸을 숙였다. 발톱이 등 위를 스치며 망토를 찢었다. 그는 낮은 자세에서 검을 뒤로 찔렀다. 칼날이 늑대의 허벅지를 찔렀다.

Werewolf가 울부짖었다. Minotaur가 대답하듯 포효했다.

그 순간 전투가 바뀌었다.

둘은 더 이상 번갈아 오지 않았다. 서로의 소리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Werewolf가 손에서 푸른 기운을 모았다. 그것은 불도 얼음도 아니었다. 압축된 충격의 덩어리처럼 떨렸다. 놈이 그것을 던지자, Minotaur가 도끼로 그 기운을 쳤다. 푸른 파문이 방향을 바꾸며 알루카드에게 날아왔다.

그는 옆으로 피했지만 파문은 바닥을 타고 퍼졌다. 발밑이 흔들렸다. 단순한 원거리 공격이 아니었다. 빠른 쪽이 만든 길을 무거운 쪽이 다른 형태로 바꾼다. 둘은 이제 짐승 두 마리가 아니라 하나의 장치처럼 움직였다.

다음에는 Minotaur가 먼저 숨을 뿜었다.

검은 액체 같은 것이 입에서 쏟아져 Werewolf의 몸을 적셨다. 알루카드는 그 순간 공격하려다 멈췄다. 늑대의 털이 젖으며 독한 냄새가 퍼졌다. Werewolf가 몸을 말아 회전했다. 젖은 몸에서 액체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알루카드는 뒤로 뛰었다. 몇 방울이 바닥에 떨어지자 돌 위에서 희미한 연기가 났다. 방패 가장자리에 닿은 한 방울이 검게 그을렸다.

그는 숨을 아주 짧게 들이쉬었다.

물의 전장과 다르다. 여기서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지만, 공간이 계속 잘린다. 높은 도약은 Werewolf가 따라오고, 낮은 회피는 Minotaur의 도끼가 덮는다. 거리를 벌리면 두 짐승의 합동 공격이 온다. 가까이 붙으면 무게와 속도가 동시에 덮친다.

그러나 모든 협공에는 서로를 기다리는 순간이 있다.

알루카드는 그 기다림을 찾기 시작했다.

Werewolf가 빠른 만큼 먼저 움직인다. Minotaur는 늦지만 늦은 만큼 공격의 끝이 길다. 둘이 완벽히 겹치면 틈은 없다. 그러나 Werewolf가 지나간 뒤 Minotaur가 도착하기 전, 그리고 Minotaur가 바닥을 부순 뒤 Werewolf가 방향을 바꾸기 전에는 아주 얇은 공백이 있었다. 눈으로 보면 사라지는 틈. 몸이 먼저 들어가야 하는 틈.

알루카드는 중앙으로 나갔다.

일부러였다.

Werewolf가 곧장 반응했다. 놈은 상처 입은 발목을 의식하지 않으려 더 크게 뛰었다. 큰 도약은 빠르지만 정직하다. 알루카드는 첫 점프를 늦게 했다. 늑대의 몸이 자신의 머리 위를 지나가는 바로 아래에서, 그는 두 번째 도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공중에서 꺾인 몸이 Minotaur의 시야를 잠깐 늦췄다.

도끼가 허공을 쳤다.

알루카드는 Minotaur의 팔 위에 착지하듯 스쳤다. 실제로 밟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순간의 높이로 충분했다. 그는 내려오며 황소의 어깨와 목 사이를 베었다. 단단한 털 아래로 칼날이 들어갔다. Minotaur가 비틀거렸다. 알루카드는 착지와 동시에 옆으로 빠져야 했다. Werewolf가 뒤에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번엔 늑대가 기다렸다.

처음으로 알루카드가 움직이기를 보려 했다. 빠른 적이 멈추면, 오히려 속도를 숨긴다. Werewolf는 낮게 웅크린 채 팔을 벌렸다. 어느 쪽으로든 튈 수 있는 자세. Minotaur는 조금 뒤에서 도끼를 세웠다. 돌진 준비. 둘 사이의 거리는 길지 않았다. 알루카드가 어느 한쪽을 향해 들어가면 다른 하나가 등 뒤를 닫을 수 있는 거리.

알루카드는 검끝을 내렸다.

잠깐, 싸움이 멈춘 것처럼 보였다. 함성도 없었다. 물소리도 없었다. 오직 Minotaur의 숨과 Werewolf의 발톱이 돌을 긁는 소리만 있었다.

그는 왼손을 아주 조금 움직였다. 방패를 든 손목이 내려갔다. 실수처럼 보이게. Werewolf가 먼저 물었다. 회색 몸이 앞으로 터져 나왔다. 동시에 Minotaur가 돌진했다. 알루카드는 뒤로 피하지 않았다. 그는 Werewolf를 향해 반 걸음 들어갔다가, 마지막 순간 몸을 안쪽으로 접었다. 늑대의 발톱이 그의 어깨 위를 지나갔다.

Minotaur의 돌진은 멈추지 못했다.

무게는 명령을 늦게 듣는다. Werewolf가 지나간 자리에 Minotaur의 뿔이 들이닥쳤다. 늑대는 가까스로 벽을 차고 피했지만,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뿔 하나가 Werewolf의 옆구리를 스치며 털과 살을 찢었다. 두 짐승의 호흡이 처음으로 어긋났다.

알루카드는 그 어긋남을 놓치지 않았다.

Minotaurus와 Werewolf가 동시에 달려드는 투기장 - PortForward
Minotaurus와 Werewolf가 동시에 달려드는 투기장 - PortForward

그는 Werewolf를 택했다. 빠른 쪽을 먼저 꺾어야 한다. Minotaur의 무게는 피할 수 있지만, Werewolf의 속도는 길을 지운다. 늑대가 벽에서 내려오는 순간, 알루카드는 아래로 파고들었다. 검이 한 번, 두 번 짧게 움직였다. 팔꿈치 안쪽, 허벅지, 상처 난 발목. 죽이는 베기가 아니라 속도를 빼앗는 베기였다.

Werewolf가 분노해 몸을 회전시켰다. 천장 가까이 올라갔다가 폭발하듯 내려찍는 공격. 바닥에 닿는 순간 충격이 사방으로 퍼질 것이다. 알루카드는 그 자리에 남았다. 너무 일찍 도망가면 놈은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그는 늑대의 그림자가 자신의 머리 위에서 가장 짙어지는 순간까지 기다렸다.

그때 옆으로 한 걸음.

내려찍는 주먹이 바닥을 부쉈다. 돌가루가 솟았다. 알루카드는 파편 속으로 들어갔다. Werewolf가 팔을 뽑기도 전에 검이 목 아래로 들어갔다. 칼날은 깊었다. 그는 손목을 비틀어 빼며 한 번 더 그었다. 늑대의 울음은 짧게 끊겼다.

Werewolf는 뒤로 물러나려 했다. 그러나 상처 난 발목이 버티지 못했다. 무릎이 꺾였다. 알루카드는 마지막 거리를 좁혔다. 늑대의 눈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에는 인간의 교활함이 잠깐 스쳤고, 곧 짐승의 공포로 바뀌었다.

검이 내려갔다.

회색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발톱이 돌을 긁었다. 한 번, 두 번. 그러고는 멈췄다.

Minotaur의 포효가 투기장을 채웠다.

이제 속도는 사라졌고, 무게만 남았다. 그러나 무게는 홀로 있을 때 더 정직해지는 대신 더 잔혹해진다. Minotaur는 죽은 Werewolf를 보지 않았다. 바로 알루카드를 향해 도끼를 들었다. 숨이 거칠어졌고, 어깨의 상처에서 피가 흘렀다. 피는 붉다기보다 어둡고 끈적했다.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작은 원을 만들었다.

첫 돌진은 곧았다.

알루카드는 피했다. Minotaur는 벽에 닿기 직전 몸을 틀며 도끼를 뒤로 휘둘렀다. 예상보다 빠른 후속 공격. 알루카드는 방패로 받았다. 충격이 팔을 타고 어깨까지 올라왔다. 무릎이 잠깐 흔들렸다. Minotaur는 거리를 주지 않았다. 도끼를 짧게 쥔 채 앞으로 밀고 들어왔다. 무거운 무기를 짧게 쓰는 판단. 좁은 곳에서 살아남은 짐승의 방식이었다.

알루카드는 뒤로 물러났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번째에서 멈췄다. 그 뒤에는 바닥이 깨져 생긴 낮은 홈이 있었다. 더 물러나면 발이 걸린다. Minotaur는 그것을 보지 못한 듯했지만, 성은 보고 있었다. 전장은 늘 발밑에서 먼저 배신한다.

Minotaur가 도끼를 들어 올렸다.

알루카드는 이번엔 앞으로 뛰었다. 도끼날이 내려오기 전, 손잡이 안쪽으로 들어가야 했다. 짧은 거리. 그러나 Minotaur의 팔은 두꺼웠고, 도끼 자루는 작은 나무기둥 같았다. 알루카드는 검을 찌르는 대신 도끼 자루를 베었다. 한 번으로는 끊기지 않았다. 두 번째 베기가 같은 자리를 찍었다. 나무가 갈라졌다.

Minotaur가 팔꿈치로 그를 밀쳤다.

알루카드의 몸이 옆으로 날아갔다. 바닥을 구르며 어깨가 다시 열렸다. 그는 일어나려는 순간 도끼 그림자를 보았다. 끊어지지 않은 도끼가 마지막 힘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옆으로 완전히 피할 수 없었다. 방패를 세웠다.

충돌.

방패가 찌그러졌다. 손목에서 피가 났다. 그러나 도끼 자루의 갈라진 부분이 충격을 견디지 못했다. 나무가 쪼개지고, 도끼날이 옆으로 떨어졌다. Minotaur의 손에는 부러진 자루만 남았다. 그 짐승은 잠깐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 짧은 침묵에, 알루카드는 일어섰다.

Minotaur는 무기를 잃자 더 낮게 몸을 숙였다. 뿔을 앞세운 돌진. 이제 도끼보다 빠르고, 도끼보다 곧다. 알루카드는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뿔은 강하지만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 그러나 정면에서 피하면 뒤따르는 주먹이 온다. 벽 가까이에서 피하면 들이받힌 돌이 무너진다.

그는 투기장 중앙의 깨진 홈을 보았다.

아까 자신을 넘어뜨릴 뻔한 자리. 발밑의 배신은 누구에게나 같다.

Minotaur가 달려왔다. 바닥이 울렸다. 알루카드는 마지막 순간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황소의 눈이 가까워졌다. 콧김이 얼굴에 닿았다. 뿔이 가슴을 찌르기 직전, 그는 위로 뛰었다. 첫 도약. Minotaur의 머리가 아래를 지나갔다. 두 번째 도약으로 그는 몸을 뒤집어 짐승의 등 뒤로 떨어졌다.

Minotaur의 앞발이 깨진 홈에 걸렸다.

거대한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넘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균형이 무너진 순간, 목 뒤가 열렸다. 알루카드는 착지와 동시에 검을 양손으로 잡았다. 망설이면 근육이 다시 닫힌다. 그는 검을 위에서 아래로 찔러 넣었다. 칼날이 두꺼운 목덜미를 뚫고 들어갔다. Minotaur가 몸을 세우려 했다. 알루카드는 검자루를 놓지 않고 함께 끌려 올라갔다.

짐승이 마지막으로 포효했다.

그 포효 속에는 분노보다 명령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의 하인으로 불려 나온 자의 마지막 몸부림. 알루카드는 그 소리를 들으며 검을 비틀었다. 목 안쪽에서 무언가 끊어졌다. Minotaur의 두 팔이 허공을 잡았다. 잡을 것은 없었다. 부러진 도끼 자루가 손에서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거대한 몸이 무너졌다.

전투 뒤 Form of Mist를 얻는 방 - PortForward
전투 뒤 Form of Mist를 얻는 방 - PortForward

투기장 바닥이 한 번 더 울렸다. 관중석의 그림자들이 그 울림에 맞춰 흔들린 것처럼 보였다. 함성은 없었다. 박수도 없었다. 오직 먼지가 천천히 내려앉고, 두 짐승의 피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다 바닥의 오래된 선들 사이에 멈췄다.

알루카드는 검을 뽑았다. 손목이 떨렸다. 그는 떨림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몸이 살아 있음을 알리는 방식이었다. 방패는 찌그러졌고, 망토는 늑대의 발톱에 찢겼으며, 옆구리의 천은 다시 붉게 젖고 있었다. 그는 관중석을 올려다보았다.

그림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나 냄새는 남아 있었다. 피 냄새. 벨몬드의 피. 그것은 확실했다. 리히터라는 이름이 이제 더 이상 멀리서 지나간 그림자가 아니었다. 이 투기장의 가장 어두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목소리로 성을 “내 성”이라 불렀다.

알루카드는 낮게 중얼거렸다.

“분명 벨몬드다. 그런데 그가 이 성의 주인이라 한다…”

말은 투기장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대답은 없었다. 죽은 짐승들도, 빈 관중석도, 피를 머금은 돌도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았다. 이 성은 질문을 좋아하지만, 대답에는 늘 인색했다.

오른쪽 문이 열렸다.

소리 없이 열린 것은 아니었다. 오래 닫혀 있던 쇠문이 안쪽에서 밀리며 낮게 신음했다. 문 너머에는 좁은 통로와 끊어진 바닥이 있었다. 전투 직후의 몸으로 넘기엔 애매한 거리였다. 알루카드는 몇 걸음 물러섰다가 달렸다. 첫 도약으로 틈의 절반을 넘고, 두 번째 도약으로 남은 거리를 메웠다. 손끝이 반대편 가장자리를 잡았다. 젖었던 장갑이 돌가루를 머금고 미끄러졌지만, 그는 손목을 꺾어 몸을 끌어올렸다.

작은 방이었다.

투기장과 달리 장식이 거의 없었다. 중앙의 받침대 위에 유물이 놓여 있었다. 눈에 보이는 형태는 희미했다. 단단한 물건이라기보다, 공기가 한곳에 접혀 모인 것 같았다. 빛은 없는데 주변이 흐려졌다. 알루카드가 가까이 다가가자, 촛불의 가장자리가 잠깐 뿌옇게 번졌다.

그는 손을 뻗었다.

유물은 손바닥에 닿는 대신, 손가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차갑지 않았다. 뜨겁지도 않았다. 몸의 윤곽이 안쪽에서 잠깐 헐거워지는 감각. 뼈와 살, 피와 옷, 검과 그림자가 서로 단단히 묶여 있던 매듭이 아주 짧은 순간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는 반사적으로 숨을 멈췄다. 그러자 오히려 몸이 더 가벼워졌다.

알루카드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 끝이 잠시 흐려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안개. 물과 닮았지만 물이 아닌 것. 피를 숨길 수 있고, 살을 잠시 잊을 수 있는 형태. 그러나 오래 머물 수는 없었다. 몸 안의 힘이 짧게 빠져나갔다가 다시 차오르는 감각이 분명했다. 이 힘은 문을 부수지 않는다. 문이 몸을 붙잡기 전에 몸을 다른 것으로 만든다.

방 한쪽에 철창이 있었다. 사람은 지나갈 수 없는 간격. 박쥐가 아니라면, 혹은 연기가 아니라면 통과할 수 없는 틈. 알루카드는 그 앞에 섰다. 손을 뻗자 금속은 차가웠고, 오래된 피 냄새가 났다. 지금까지 이런 창살은 돌아서 가야 할 길이었다. 능력이 없으면 벽과 같았다.

그는 눈을 감지 않았다.

몸이 흐려졌다. 먼저 손끝이, 다음은 어깨와 망토의 끝이. 검의 무게가 사라지는 듯하다가, 무게라는 말 자체가 잠시 의미를 잃었다. 그는 걷지 않았다. 밀려갔다. 아주 짧은 순간, 창살 사이를 통과하며 금속의 냉기가 몸 전체를 지나갔다. 살이 부딪히지 않았고, 옷이 걸리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라는 형태가 얇게 풀렸다가 다시 모였다.

다음 숨에서 그는 철창 너머에 서 있었다.

무릎이 살짝 꺾였다. 힘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몸이 먼저 알았다. 알루카드는 벽을 짚었다. 돌은 단단했고, 손바닥은 다시 손바닥이었다. 그는 검자루를 확인했다. 검도 돌아와 있었다. 안개가 되는 동안에도 무기는 그를 떠나지 않았다. 이 성의 법칙은 때때로 잔혹하지만, 묘하게 정확했다.

통로 끝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거기서는 투기장의 피 냄새가 아니라 흙과 재, 썩은 나무 냄새가 올라왔다. 더 깊은 곳. 물의 지하와는 다른 어둠. 버려진 갱도나 오래 닫힌 광산이 품는 냄새였다. 벽 사이로 아주 낮은 으르렁거림이 한 번 지나갔다. 개의 것 같았지만, 머리가 하나인 짐승의 소리는 아니었다.

알루카드는 뒤돌아 투기장 쪽을 보았다.

Minotaur와 Werewolf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문이 닫히며 전장을 가렸다. 하지만 리히터의 목소리는 아직 남아 있었다. 내 성. 그 두 글자는 도끼보다 무겁고, 늑대의 발톱보다 빠르게 그의 생각 안쪽을 긁었다. 마리아가 말한 불안이 이제 형태를 얻었다. 누군가가 변한 것인지, 누군가에게 붙잡힌 것인지. 검은 아직 답을 고르지 못했다.

그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첫 계단에서 망토가 뒤로 흔들렸다. 두 번째 계단에서 투기장의 먼지가 떨어졌다. 세 번째 계단에서, 방금 얻은 안개의 감각이 몸 안쪽에서 아주 희미하게 움직였다. 닫힌 길이 또 하나 줄었다. 그러나 성은 그만큼 더 깊어졌다.

아래에서 다시 으르렁거림이 났다.

이번에는 더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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