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소설 7화] 높은 성가대석의 날개, 불가능을 부정하는 소녀
푸른 봉인은 손바닥보다 먼저 보석을 알아보았다.
알루카드가 문 앞에 멈춰 서자, 오래 닫혀 있던 문양들이 돌의 결을 따라 희미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빛이라기보다 차가운 숨이었다. 선들이 서로를 더듬으며 맞물리고, 가운데의 푸른 매듭이 Jewel of Open의 박동에 맞춰 한 번, 아주 느리게 풀렸다. 문은 열리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금속이 밀리는 소리도,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도 없었다. 다만 길을 막고 있던 의지가 물러나는 느낌이 있었다.
그 너머에서 향 냄새가 흘러나왔다.
Long Library의 마른 종이 냄새와는 달랐다. 여기의 공기는 오래된 촛농과 식은 재, 젖은 돌과 향로 속에 남은 가루를 품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문턱을 넘기 전 검집의 위치를 손끝으로 확인했다. 짧은 검은 오른쪽 허리에서 조용했고, 손도끼의 무게는 왼손 가까이에 있었다. 흉갑 안쪽에는 전투의 열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예배당에서 불어오는 공기는 그것을 한 겹씩 식혔다.
첫 발을 들여놓자 소리가 높아졌다.
Royal Chapel은 아래에서 위로 자라는 공간이었다. 통로는 좁지 않았지만, 벽과 기둥과 창이 모두 위를 향해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밤을 색색의 상처로 잘라 바닥에 떨어뜨렸고, 그 위를 알루카드의 그림자가 길게 지나갔다. 천장 가까운 곳에서는 부서진 성가대석이 어둠 속에 걸려 있었다. 낡은 나무 난간은 반쯤 무너졌고, 그 아래에는 오래전에 멈춘 촛대들이 굳은 눈물처럼 촛농을 흘린 채 서 있었다.
성가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성가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공백은 분명히 있었다. 사람이 기도하다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무릎이 닿았던 돌만 남는 것처럼.
알루카드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첫 번째 방은 좁은 예배실이었다. 벽면의 성상들은 얼굴이 긁혀 있었고, 어떤 것은 손가락만 남아 허공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손끝이 가리키는 곳은 제단도 십자가도 아니었다. 더 높은 곳, 천장 가까운 검은 틈이었다. 그 틈에서 무언가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날개 소리.
그는 검을 뽑았다.
그러나 내려온 것은 새가 아니었다. 금속 갑옷을 입은 기사 하나가 천장 그림자에서 떨어졌다. 등에 달린 날개는 깃털이라기보다 오래된 악의 형식이었다. 그것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창을 들었고, 착지와 동시에 긴 찌르기를 내밀었다. 알루카드는 옆으로 피하지 않았다. 통로가 좁았다. 옆으로 물러나면 기둥에 어깨가 닿는다. 그는 창끝이 들어오는 선을 보다가, 한 박자 늦게 칼등으로 밀어냈다.
금속음이 예배실 안을 찢고 올라갔다.
그 소리에 위쪽 어둠이 다시 꿈틀거렸다. 기사 하나가 아니라 둘, 셋. 날개 달린 갑옷들이 성가대석 사이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첫 번째 적의 창대 안쪽으로 들어갔다. Gladius가 짧게 빛났다. 창을 쓰는 적은 팔을 뻗는 순간 몸통을 비운다. 그는 그 빈자리에 칼을 넣었다. 갑옷의 안쪽에서 말라붙은 연기가 터졌다.
뒤에서 두 번째 창이 왔다.
망토 끝이 먼저 반응했다. 뒤쪽 공기가 갈라지는 감각이 어깨에 닿자, 그는 몸을 낮췄다. 창끝이 머리 위를 지나 석상 얼굴을 깨뜨렸다. 부서진 돌조각이 그의 머리카락 위로 떨어졌다. 알루카드는 돌조각이 바닥에 닿기 전에 왼손을 던졌다. 손도끼가 회전하며 날아가 기사의 날개 관절을 찍었다. 날개가 꺾였고, 적은 균형을 잃고 내려앉았다. 그 순간 세 번째 적이 위에서 창을 수직으로 내리꽂았다.
그는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한 걸음.
창은 그의 등 뒤 바닥을 찍었다. 알루카드는 착지한 기사와 거의 어깨가 닿을 거리까지 들어가 칼을 가로로 그었다. 갑옷의 목 아래가 열리고, 안에 든 어둠이 향 냄새 속으로 흩어졌다.
예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알루카드는 손도끼를 회수하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날개 달린 갑옷들의 움직임은 조우가 아니었다. 경고였다. 이곳의 적들은 아래에서 기다리는 대신 위에서 떨어진다. 계단과 난간과 부서진 성가대석은 모두 전장의 일부가 된다. 발밑보다 머리 위를 먼저 읽어야 하는 곳.
그는 계단을 올랐다.
Royal Chapel의 계단은 곧장 위로만 가지 않았다. 한 번 꺾이고, 다시 좁아지고, 창문 앞으로 나왔다가 어두운 내부로 돌아갔다. 스테인드글라스에 그려진 성인의 얼굴은 어딘가에서 들어오는 붉은 빛을 받아 피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 알루카드는 그 앞을 지나며 시선을 오래 두지 않았다. 이 성에서 오래 바라본 것은 대개 눈을 뜬다.
중간쯤 올라갔을 때, 작은 방 하나가 옆으로 열려 있었다.
안에는 고해실이 있었다. 나무는 오래되어 검게 변했고, 격자창은 먼지로 막혀 있었다. 한쪽 문이 아주 조금 열려 있었다. 안쪽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알루카드는 멈춰 섰다. 침묵이 너무 완벽한 방이었다. 그는 문을 열지 않고 지나가려 했다.
그때 안쪽에서 의자가 삐걱였다.
알루카드는 검끝을 낮췄다. 문이 저절로 더 열렸다. 고해실 안에는 비어 있는 의자 하나가 있었고, 그 앞 바닥에 무릎 꿇은 듯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오래된 먼지가 그 자리만 얇았다. 누군가 최근에 앉았거나, 무릎을 꿇었거나, 혹은 그런 흉내를 냈다.
“기도도 이 성 안에서는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군.”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대답은 없었다. 대신 고해실 뒤편의 어둠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났다. 아이 같기도 하고 늙은 여자 같기도 한 소리였다. 알루카드는 더 들어가지 않았다. 이 성에는 열어야 할 문과 지나쳐야 할 문이 따로 있다. 모든 소리에 응답하면 길이 아니라 함정만 깊어진다.
계단은 다시 위로 이어졌다.
위층으로 갈수록 바람이 세졌다. 창문은 닫혀 있었지만, 어딘가 깨진 틈으로 밤이 들어왔다. 촛불은 벽에 붙은 작은 성소마다 푸른빛으로 기울었다. 그 불꽃들 사이로 해골들이 일어났다. 어떤 것은 무릎을 꿇은 자세 그대로, 어떤 것은 두 손을 모은 자세 그대로 움직였다. 손에 무기를 든 것도 있었고,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 몸으로만 다가오는 것도 있었다.
알루카드는 그들을 서둘러 베지 않았다. 좁은 계단에서 죽은 자가 무너지면 그 뼈가 곧 장애물이 된다. 그는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먼저 찌르고, 아래에서 기어오르는 것은 발로 밀어 떨어뜨렸다. 뼈가 계단을 굴러 내려가는 소리가 예배당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어디선가 종이 아주 작게 울렸다. 누가 친 종이 아니라, 소리 자체가 돌 속에서 깨어난 듯했다.

그 종소리에 답하듯, 더 높은 곳에서 거대한 날갯짓이 들렸다.
이번에는 갑옷의 날개가 아니었다.
알루카드는 멈췄다. 공기의 무게가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의 바람은 깨진 창문에서 들어오는 차가운 흐름이었지만, 이제는 살아 있는 폐가 공기를 당기는 듯했다. 높은 천장 위쪽에서 먼지가 떨어졌다. 한 번. 또 한 번. 그가 올려다보는 사이 먼지 사이로 아주 작은 깃털 하나가 내려왔다.
깃털은 흰색이 아니었다. 회색과 금색이 섞인 낡은 빛. 바닥에 닿자마자 재처럼 부서졌다.
앞쪽 문이 열려 있었다.
알루카드는 문턱을 넘었다.
전투실은 Royal Chapel의 가장 높은 숨처럼 놓여 있었다. 폭은 넓었고, 천장은 그보다 더 높았다. 양쪽 벽에는 키 큰 창들이 늘어서 있었으며, 스테인드글라스는 반쯤 깨져 밤하늘을 그대로 드러냈다. 창문 사이마다 성인의 조각상이 서 있었지만, 대부분 목이 없거나 날개가 부서져 있었다. 중앙 바닥에는 오래된 의식의 문양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그 위에 깃털과 뼛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너무 넓었다.
알루카드는 바로 중앙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넓은 방은 안전해 보이지만, 공중의 적에게는 내려칠 공간을 줄 뿐이다. 그는 왼쪽 벽 가까이, 깨진 조각상과 중앙 바닥 사이의 거리를 재며 걸었다. 도망칠 수 있는 선, 뛰어오를 수 있는 기둥, 미끄러질 수 있는 깃털 더미. 눈이 먼저 길을 그었다.
그 순간, 천장 어둠이 갈라졌다.
Hippogryph가 내려왔다.
처음 보이는 것은 날개였다. 거대한 독수리의 날개가 방의 어둠을 밀어내듯 펼쳐졌고, 이어 말의 몸통과 사자의 앞발이 빛 아래로 들어왔다. 부리는 구부러져 있었고, 눈은 피 묻은 호박처럼 깊었다. 그것은 완전히 짐승도 아니고 완전히 환상도 아니었다. 여러 몸이 한 욕망으로 꿰매어진 생물. 오래전 사람들의 상상이 성의 악의에 물려 실제가 된 것.
Hippogryph는 착지하지 않았다. 날개를 크게 한 번 저어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더니, 바로 급강하했다.
첫 공격은 선명했다. 부리도 발톱도 아니었다. 몸 전체가 무기가 되어 사선으로 내려꽂혔다. 알루카드는 옆으로 굴렀다. 바닥의 깃털 더미가 발밑에서 미끄러졌고, 그는 예상보다 크게 밀렸다. Hippogryph의 발톱이 그의 옆구리를 스치며 흉갑을 긁었다. 낡은 금속이 비명을 냈다.
첫 판단이 얕았다. 이 방의 바닥은 깨끗하지 않다. 깃털과 유리 조각, 의식 문양의 파인 홈이 발을 속인다.
그는 미끄러진 자세 그대로 한쪽 손을 짚고 몸을 세웠다. Hippogryph는 이미 반대편 벽 가까이 올라가 있었다. 날개가 창문을 가리자 달빛이 잠깐 사라졌다. 다음 순간 다시 내려왔다. 이번에는 직선이 아니라 낮게 훑는 비행이었다. 사자의 앞발이 바닥 가까이 지나가며 돌을 긁었다.
알루카드는 뛰어넘으려다 멈췄다. 너무 높이 뛰면 날개에 맞는다. 그는 몸을 낮추고 바닥에 거의 붙듯 미끄러졌다. 발톱이 그의 머리 위를 지나갔다. 뒤따라온 꼬리의 움직임이 늦게 들어왔다. 그는 팔을 들어 막았지만 충격이 어깨를 때렸다. 몸이 옆으로 밀리고, 손끝이 돌바닥을 긁었다.
Hippogryph는 다시 공중으로 치솟았다.
반복은 빠르게 드러났다. 높이 오른다. 날개를 접는다. 내려온다. 착지하지 않으면 바로 다시 올라간다. 착지하면 다음 공격은 다르다. 알루카드는 세 번째 급강하를 피하며 그것을 읽었다. 적의 날개가 완전히 접히는 순간과 발톱이 뻗는 순간 사이에는 아주 짧은 공백이 있다. 그러나 그 공백은 공중에 있다. 지금의 짧은 검으로는 닿지 않는다.
그는 손도끼를 쥐었다.
Hippogryph가 네 번째로 내려왔다. 알루카드는 끝까지 기다렸다. 부리가 그의 얼굴 높이로 가까워지고, 눈동자 안에 자신의 흰 얼굴이 작게 비친 순간, 왼손을 올려 던졌다. 손도끼가 회전하며 날개 안쪽 관절을 향해 날아갔다. 완전히 맞지는 않았다. 그러나 깃털 한 묶음을 찢었다.
Hippogryph가 처음으로 균형을 잃었다.
몸이 비스듬히 기울며 착지했다. 사자의 앞발이 바닥을 찍고, 말의 뒷다리가 의식 문양을 갈랐다. 알루카드는 곧장 들어갔다. Gladius가 짧게 번쩍였다. 그는 앞발 옆으로 붙어, 부리의 선 밖에서 가슴 아래를 베었다. 첫 칼은 털과 깃털을 가르고 지나갔다. 두 번째 칼은 더 깊었다.
Hippogryph가 머리를 낮췄다.
부리가 옆에서 날아왔다. 알루카드는 뒤로 빠지려 했지만 늦었다. 부리 끝이 붉은 천을 물고 찢었다. 그는 찢긴 천을 그대로 내주고 몸을 회전시켰다. 망토가 부리에서 빠져나가는 동안 칼이 적의 목 옆을 스쳤다. 피가 아니라 어두운 열기가 튀었다.
그때 Hippogryph가 몸을 웅크렸다.
날개가 몸을 감쌌고, 가슴 안쪽에서 붉은빛이 모였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너무 늦게 알아차렸다. 숨을 들이마시는 동작. 부리 안쪽에서 불꽃이 맺혔다.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옆으로 뛰지 않았다. 불길은 넓게 퍼졌다. 뛰어서는 끝을 벗어나지 못한다. 대신 알루카드는 바닥에 몸을 낮추고, 조각상 받침대 뒤쪽으로 굴러 들어갔다. 불꽃이 받침대 모서리를 핥았다. 돌이 붉게 달아오르고, 유리 조각이 터지는 소리가 났다. 뜨거운 공기가 그의 머리카락을 밀어 올렸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Hippogryph는 짧게 끊어 두 번, 세 번 화염을 뿜었다. 첫 번째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 두 번째가 겹쳤고, 세 번째는 알루카드가 몸을 빼려는 방향을 훑었다. 그는 무릎과 손바닥으로 바닥을 밀며 낮게 이동했다. 불길은 위쪽을 삼켰지만, 아주 낮은 곳에는 숨 쉴 틈이 있었다. 그것을 알게 된 순간, 두려움은 계산이 되었다.

화염이 끊겼다.
적은 숨을 다시 들이마시지 못했다. 그 짧은 공백에 알루카드는 튀어 나갔다. 뜨겁게 달아오른 돌을 밟자 발바닥으로 열이 올라왔다. 그는 무시했다. 검이 Hippogryph의 앞다리 안쪽을 그었다. 거대한 몸이 흔들렸다.
하지만 상처는 분노를 불렀다.
Hippogryph는 날아오르지 않고 몸을 낮췄다. 알루카드는 다음 화염을 예상하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적은 불을 뿜지 않았다. 날개를 반쯤 펼친 채 뒤쪽으로 물러나더니, 바닥에 알을 떨어뜨렸다.
하나가 아니었다.
흰 껍질의 알들이 의식 문양 위에 굴러 떨어졌다. 표면은 젖어 있었고, 그 안에서 작은 그림자가 꿈틀거렸다. 알루카드는 곧바로 움직였다. 알을 방치하면 전장이 좁아진다. 그는 가장 가까운 알을 검끝으로 찔렀다. 껍질이 터지며 미성숙한 날개와 발톱이 꿈틀거리다 멎었다. 두 번째 알은 손도끼로 갈랐다.
세 번째가 먼저 깨졌다.
작은 Hippogryph가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왔다. 아직 몸은 작았지만 부리는 날카로웠다. 그것은 바닥을 제대로 딛지도 못하면서 알루카드의 발목으로 달려들었다. 그는 발을 빼고 밑으로 검을 그었다. 작은 몸이 굴렀다. 그러나 그 사이 네 번째 알도 갈라졌다.
위에서 어미가 내려왔다.
알루카드는 알을 모두 처리하려던 생각을 버렸다. 집착하면 본체의 급강하에 찢긴다. 그는 남은 알과 새끼들을 자신과 Hippogryph 사이에 두지 않도록 위치를 바꿨다. 작은 적들은 발밑을 흐트러뜨린다. 큰 적은 그 흐트러진 순간을 먹는다. 전장은 다시 좁아졌다.
Hippogryph가 급강하했다. 이번에는 새끼 둘이 양쪽에서 뛰었다. 알루카드는 왼쪽 새끼를 발끝으로 차내고, 오른쪽 것은 칼끝으로 밀었다. 그 순간 어미의 그림자가 덮였다. 피할 거리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는 두 번째 도약으로 몸을 위로 끌어올렸다. 너무 높지 않게, 그러나 발톱의 선 위로. 공중에서 망토가 늦게 펴졌고, Hippogryph의 등이 바로 아래를 지나갔다.
그는 떨어지며 검을 박았다.
Gladius는 긴 칼이 아니었지만, 낙하의 무게가 더해지자 깃털 아래 살을 깊게 갈랐다. Hippogryph가 비틀거렸다. 알루카드는 곧바로 뛰어내리지 못했다. 몸이 잠깐 적의 등 위에 걸렸다. 거대한 날개가 휘둘리며 그를 떨쳐 냈다. 그는 바닥에 떨어져 한 바퀴 굴렀고, 어깨가 돌에 부딪혔다.
숨이 짧게 끊겼다.
그 사이 Hippogryph가 다시 불을 모았다. 부리 안쪽의 붉은빛. 알루카드는 일어나며 왼쪽 무릎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받침대까지 갈 시간이 없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새끼의 시체를 밟고 몸을 낮췄다. 불길이 머리 위를 지나갔다. 뜨거운 바람이 피부를 찔렀다. 두 번째 불길은 더 낮았다. 그는 거의 엎드렸다. 세 번째가 오기 전, 손도끼를 위로 던졌다.
도끼는 불길을 뚫지 못했다. 그러나 Hippogryph의 부리 옆을 때렸다. 화염의 방향이 아주 조금 틀어졌다. 그 조금이 충분했다. 불꽃이 그의 어깨를 스치고 뒤쪽 조각상을 삼켰다. 성인의 몸이 불 속에서 검게 갈라졌다.
알루카드는 일어났다.
이제 빈틈은 명확했다. 화염을 모으기 전, Hippogryph는 반드시 가슴을 부풀린다. 알을 낳기 전에는 몸을 낮추고 뒤로 물러난다. 급강하 전에는 눈이 먼저 움직인다. 큰 몸보다 작은 예고가 먼저 온다.
그는 중앙으로 나갔다.
위험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계속 벽 가까이에 있으면 화염과 새끼에게 몰린다. 중앙은 급강하에 노출되지만, 모든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남아 있다. 알루카드는 검을 낮게 들고 기다렸다. 남은 새끼 하나가 뒤에서 달려들었다. 그는 돌아보지 않고 뒤꿈치로 밀어냈다. 작은 비명이 바닥에서 끊겼다.
Hippogryph가 높이 올라갔다.
이번 급강하는 가장 빨랐다. 날개를 완전히 접었고, 몸은 창처럼 곧게 내려왔다. 알루카드는 피하지 않았다. 적의 눈이 움직이는 순간을 보았다. 오른쪽. 그러면 몸은 왼쪽으로 보정한다. 그는 그 보정이 시작되는 찰나에 앞으로 뛰었다. 급강하의 선을 옆으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쪽으로 들어갔다.
발톱이 등 뒤 바닥을 갈랐다.
그는 적의 가슴 아래에 있었다. 가장 위험하고 가장 짧은 거리. Hippogryph가 착지 충격을 흘리기도 전에 알루카드는 칼을 위로 찔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째는 손목이 아니라 어깨로 밀어 넣었다. 검이 짧은 만큼 몸이 가까웠다. 적의 심장 박동 같은 진동이 칼자루를 타고 올라왔다.
Hippogryph가 날개를 펼쳤다. 도망치려는 움직임이었다.
알루카드는 놓지 않았다. 그는 칼을 뽑는 대신 더 깊게 비틀었다. 거대한 몸이 뒤틀리며 앞발로 그를 밀쳐 냈다. 발톱이 흉갑을 때렸고, 금속이 움푹 들어갔다. 알루카드는 뒤로 밀렸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발뒤꿈치가 의식 문양의 홈에 걸렸다. 그것이 오히려 그를 세웠다.
마지막 화염이 왔다.
Hippogryph는 상처 입은 가슴을 부풀리고, 피 섞인 숨을 들이마셨다. 불빛이 목 안쪽에서 끓었다. 알루카드는 불길이 나오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손도끼를 던지기엔 늦었다. 뛰기에도 늦었다. 그는 곧장 들어갔다.
부리 안쪽이 붉게 열렸다.
알루카드는 왼손으로 찢긴 붉은 천을 움켜쥐어 부리 옆에 감았다. 불길의 첫 혀가 천을 태웠다. 그 짧은 가림막 사이로 그는 몸을 틀고, 오른손의 Gladius를 상처 난 가슴 중앙에 밀어 넣었다.
화염은 완전히 터지지 못했다.
불꽃은 Hippogryph의 목 안에서 역류하듯 흔들렸고, 그 빛이 눈동자를 안쪽에서 태웠다. 거대한 몸이 뒤로 물러났다. 날개가 한 번, 두 번 허공을 쳤다. 창문들이 그 바람에 떨렸고, 깨진 유리가 바닥에 비처럼 떨어졌다.

Hippogryph는 마지막으로 날아오르려 했다.
그러나 한쪽 날개가 따라오지 않았다. 찢긴 관절이 어긋난 채 헛돌았다. 몸은 반쯤 떠올랐다가 그대로 떨어졌다. 사자의 앞발이 바닥을 긁고, 말의 몸통이 옆으로 무너졌으며, 독수리의 머리가 의식 문양 위에 닿았다. 부리는 몇 번 열리고 닫혔지만 더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방 안의 깃털들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알루카드는 검을 빼냈다. 손목에 묻은 열이 식지 않았다. 그가 한 걸음 물러서자 Hippogryph의 몸에서 빛이 떠올랐다. 생명의 그릇 같은 빛. 그것은 전투실의 피와 유리 조각 위에 잠시 머물다가 알루카드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갈비뼈 안쪽에 남아 있던 충격이 조금 풀렸고, 어깨의 통증이 뒤늦게 둔해졌다.
침묵이 찾아왔다.
그 침묵 속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알루카드는 검을 거두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렸다. 전투실 오른쪽 통로에서 마리아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방금 전의 싸움을 보았는지, 혹은 마지막 순간만 보았는지 알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숨은 조금 가빴지만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눈 아래에는 잠을 잊은 사람의 피로가 더 짙어져 있었다.
“당신이었군.”
마리아가 먼저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다. 이 예배당에서는 큰 소리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는 듯했다.
알루카드는 검끝을 내렸다. “이곳은 혼자 오기에 좋지 않다.”
“그래도 와야 했어.” 마리아는 쓰러진 Hippogryph를 한 번 보고 다시 그를 보았다. “당신이라면 뭔가 느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리히터의 흔적을.”
그 이름이 나오자, 방 안의 공기가 조금 더 차가워졌다. 깃털 하나가 아직도 떨어지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그것이 바닥에 닿는 것을 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아직 그를 보지는 못했다.”
마리아의 눈빛이 잠시 꺼졌다. 너무 빠른 실망이었다. 그것은 낙담이라기보다 오래 붙들고 있던 숨이 다시 목 안쪽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에 가까웠다.
“그럼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거네.”
“그 이름만은 가볍게 부르지 마라.”
마리아의 말이 멎었다.
알루카드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말은 짧아야 했다. 길게 설명하면 예감은 변명이 된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은 사실처럼 말할 수 없었다.
“벨몬드라는 이름은 이 성 안에서 오래 침묵하지 않는다. 네가 그 이름을 따라온 거라면, 조심해라.”
마리아는 한 걸음 물러났다. 그녀의 뒤꿈치가 깨진 유리 조각을 밟았다. 작게 깨지는 소리가 났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한 듯했다.
“리히터는 위험한 사람이 아니야.”
알루카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위험해진 게 아니라면, 이 성이 위험한 거겠지.” 마리아의 목소리가 조금 흔들렸다. 그러나 흔들리는 목소리 속에도 고집은 남아 있었다. “리히터라면… 이유 없이 사라지지 않았을 거야.”
그녀는 알루카드를 노려보았다. 분노라기보다, 분노로 겨우 버티는 얼굴이었다. 누군가를 믿는 사람은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보다, 깨질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는 순간 더 거칠어진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오래전, 다른 이름의 사랑과 다른 이름의 증오가 같은 성 안에서 부딪히던 때에도 그랬다.
“나는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단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찾아야 해.” 마리아는 거의 자신에게 말하듯 중얼거렸다. “분명히. 리히터라면… 어딘가에 흔적을 남겼을 거야.”
그녀는 더 묻지 않았다. 묻는 순간 답이 더 선명해질까 두려운 사람처럼,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달아나는 걸음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는 걸음이었다.
“가야겠어.”
“혼자서는 위험하다.”
마리아가 잠시 멈췄다. 등만 보인 채로 말했다. “그를 찾는 일은 원래부터 위험했어.”
그 말 뒤에, 그녀는 뛰듯 통로로 사라졌다. 발소리는 빠르게 멀어졌고, 예배당의 긴 구조는 그 소리를 여러 번 꺾어 돌려보냈다. 마지막 발소리는 종소리와 섞여 사라졌다.

알루카드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쓰러진 Hippogryph의 눈은 이미 빛을 잃고 있었다. 그러나 마리아가 남기고 간 시선은 방 안에 더 오래 남았다. 불가능을 부정하는 눈. 누군가의 이름을 아직 위험의 이름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눈. 그 눈을 베는 것은 어떤 괴물을 베는 것보다 어렵다.
그는 검을 천천히 집어넣었다.
오른쪽 통로는 Castle Keep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Royal Chapel의 향 냄새가 뒤로 물러나자, 다시 차가운 밤공기가 강해졌다. 통로는 넓고 길었으며, 벽에는 붉은 융단이 오래된 피처럼 걸려 있었다. 곳곳에 갑옷들이 서 있었지만, 모두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다. 움직이지 않는 것들 사이에 움직이는 것이 섞여 있다는 사실이 더 나빴다.
첫 번째 Axe Knight는 아무 말 없이 도끼를 들어 올렸다.
알루카드는 멈춰 서서 그 거리를 보았다. 도끼는 무겁고 크다. 내리찍기 전 어깨가 먼저 움직인다. 그러나 투척도 한다. 그는 너무 가까이 붙지 않았다. 기사가 도끼를 던지는 순간, 알루카드는 낮게 숙여 지나가고, 회수 동작이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베었다. 갑옷 안쪽에서 검은 공기가 새어 나왔다.
복도 끝에는 움직이는 발판들이 있었다. 위아래로 천천히 오르내리는 돌판. 그 사이로 작은 기수들이 날벌레 같은 것을 타고 내려왔다. Flea Rider의 날갯소리는 성가도, 새의 날갯짓도 아니었다. 젖은 가죽 주머니를 빠르게 흔드는 소리에 가까웠다. 그것들은 정면으로 오지 않았다. 위에서 떨어지고, 다시 올라가며, 발판 사이의 틈으로 알루카드를 밀어 넣으려 했다.
그는 손도끼를 아꼈다.
여기서는 던진 도끼가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아래의 어둠은 깊었고, 발판은 일정하지 않았다. 그는 Gladius만으로 짧게 베었다. 발판이 올라가는 동안 몸을 낮추고, 내려갈 때 뛰었다. 두 번째 도약은 이미 몸에 익은 듯했지만, 이곳의 거리들은 그보다 더 높은 박자를 요구했다. 발판이 가장 높은 지점에 닿는 순간, 그가 공중에서 한 번 더 몸을 밀면 손끝이 다음 난간에 닿았다.
한 번은 늦었다.
Flea Rider 하나가 왼쪽 위에서 떨어져 그의 어깨를 찍었다. 작은 창끝이 흉갑 틈을 파고들었다. 알루카드는 숨을 짧게 들이마시고, 잡아채듯 그 적을 떼어냈다. 작은 몸이 발버둥쳤다. 그는 벽에 던졌다. 축축한 소리와 함께 날개가 찢어졌다.
그는 난간 위에 올라섰다.
Castle Keep의 높은 방은 Royal Chapel과 다르게 위를 향해 열려 있었다. 예배당의 높이가 기도와 공포의 높이라면, 이곳의 높이는 권력의 높이였다. 아래를 내려다보도록 만든 기둥, 멀리 있는 이를 작게 만드는 계단, 붉은 융단이 위쪽으로 끌고 가는 시선. 그러나 지금 알루카드가 향한 곳은 왕좌가 아니었다.
왼쪽 끝, 높은 받침 위에 작은 빛이 놓여 있었다.
처음엔 보석처럼 보였다. 가까이 가자 그것은 돌이었다. 그러나 죽은 돌이 아니라, 안쪽에 매우 느린 맥박을 가진 돌. Leap Stone은 받침 위에서 조용히 떠 있었다. 크기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 작았고, 색은 밤하늘과 낡은 은빛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 표면에는 깃털도, 날개도 새겨져 있지 않았다. 대신 깊이를 알 수 없는 얇은 선들이 돌 안쪽에서 한 번 더 접혀 있었다.
알루카드는 손을 뻗었다.
돌이 손바닥에 닿는 순간, 발밑의 세계가 아주 짧게 사라졌다.
추락하는 감각이 아니라, 추락이 자신을 완전히 붙잡지 못하는 감각. 몸은 이미 공중에서 한 번 더 자신을 밀어 올리는 법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그 힘은 더 분명한 이름과 형태를 얻었다. 이전까지는 성이 허락한 틈을 밟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공기 자체에 잠깐 발판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뼈와 근육이 아니라, 의지가 발끝까지 내려가 다시 솟구쳤다.
알루카드는 눈을 떴다.
아래는 그대로였다. 발판은 움직였고, Flea Rider의 날갯소리는 멀리서 다시 들렸다. 그러나 방의 높이가 달라져 있었다. 천장이 낮아진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몸이 위를 향해 하나 더 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받침에서 내려와 가까운 난간 앞으로 갔다.
아까라면 닿지 않았을 높이. 그는 뛰었다. 정점에서 다시 몸을 밀었다. 이번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발끝 아래에서 보이지 않는 돌이 한순간 생겼다가 사라졌고, 몸은 반 박자 더 위로 솟았다. 손끝이 난간을 넘었다. 알루카드는 소리 없이 올라섰다.
붉은 융단 너머, 더 높은 성의 공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공기 아래쪽에는 다른 냄새도 섞여 있었다. 예배당의 향도, 성벽의 바람도 아니었다. 젖은 돌, 깊은 물, 오래 닫혀 있던 지하의 비린 숨. 아래 어딘가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너무 멀어 실제인지 기억인지 알 수 없었다.
알루카드는 뒤돌아 Royal Chapel 쪽을 보았다.
마리아가 사라진 길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방향의 어둠이 조금 더 깊어 보였다. 그녀는 리히터를 찾아갈 것이다. 믿음을 들고, 믿음이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채.
알루카드는 망토 끝의 그을린 붉은 천을 한 번 내려다보았다. Hippogryph의 불에 탄 자리는 검게 말라 있었다. 그는 그것을 떼어내지 않았다. 성 안에서 남은 흔적은 때때로 다음 판단의 무게가 된다.
그는 높은 난간의 끝에 섰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과 위로 이어지는 길이 동시에 보였다. 새로 얻은 돌은 품 안에서 조용했고, 몸은 아직 그 박동을 기억하고 있었다. 닫혀 있던 높이들이 하나씩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높은 곳을 얻는다는 것은, 더 깊은 곳의 입구도 보게 된다는 뜻이었다.
멀리, 물이 돌을 때리는 소리가 한 번 들렸다.
아주 낮고 차가운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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