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소설 3화] 빈손이 길을 읽는 법

뼈가 돌계단을 긁는 소리가 먼저 왔다.

알루카드는 오른손을 느리게 폈다. 조금 전까지 검의 무게를 기억하던 손바닥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손가락 마디 안쪽에 남아 있는 감각만이 그가 무엇을 잃었는지 뒤늦게 알려 주고 있었다. 칼자루의 단단한 모서리, 방패 끈이 왼팔을 조이던 압박, 갑옷 아래에서 몸을 보호하던 익숙한 저항. 데스는 그것들을 소리 없이 거두어 갔고, 성은 그 빈자리에 냉기를 밀어 넣었다.

앞쪽 어둠에서 해골 하나가 몸을 세웠다.

완전히 일어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먼저 갈비뼈가 들리고, 그다음 어깨뼈가 비틀리며 제자리를 찾았다. 칼을 든 오른팔은 너무 높이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살아 있던 시절의 습관을 흉내 내는 듯했지만, 그 습관에는 살의 무게가 빠져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가벼웠다. 빠르지 않은데도 박자가 낯설었다.

알루카드는 물러서지 않았다.

해골이 검을 내려치는 순간, 그는 왼쪽 어깨를 아주 조금 틀었다. 칼날이 눈앞을 스치며 지나갔다. 피하지 못했다면 이마를 갈랐을 높이였다. 그는 오른손으로 해골의 손목을 붙잡았다. 뼈는 차가웠고, 힘은 예상보다 강했다. 장비를 빼앗겼다고 적의 힘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손목을 꺾자 마른 관절이 비틀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그 소리를 끝까지 듣지 않고 무릎으로 해골의 갈비뼈를 밀었다.

뼈들이 계단 아래로 흩어졌다.

칼은 해골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손가락뼈가 검자루에 붙은 채 굴러갔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집지 않았다. 썩은 주인의 습관이 아직 남은 무기는, 때로 손보다 늦게 배신한다. 그는 손등에 묻은 뼛가루를 털어 내고 위를 보았다.

플랫폼들은 성벽 안쪽에 불규칙하게 떠 있었다. 계단이라기보다, 누군가 일부러 끊어 놓은 길이었다. 한 번에 닿기엔 낮고, 방심하면 발을 헛디디기엔 높았다. 아래로는 어둠이 열려 있었고, 그 깊이 어딘가에서 물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Entrance의 물은 강이 아니었다. 성 안으로 끌려 들어와 고여 버린 밤의 일부처럼, 빛을 받지 않는 검은 면으로 흔들렸다.

그는 뛰었다.

장비가 사라진 몸은 가벼웠다. 그러나 그 가벼움은 믿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갑옷의 무게가 사라지면 발이 빨라지는 대신, 공중에서 몸이 너무 쉽게 흔들린다. 알루카드는 첫 발판에 내려앉자마자 무릎을 굽혀 충격을 죽였다. 망토가 한 박자 늦게 뒤따라와 종아리를 감았다. 그는 손으로 그것을 떼어 내며 다음 발판을 보았다.

박쥐들이 천장 쪽에서 떨어졌다.

어둠 속 작은 날개들이 먼저 반짝이고, 그다음 비명 같은 울음이 좁은 공간을 찢었다. 세 마리였다. 아니, 넷. 마지막 하나는 벽의 균열에 붙어 있다가 뒤늦게 몸을 떼었다. 알루카드는 오른손을 빈 채 들어 올렸다. 검이 없다는 사실은 한 번 더 손목을 늦게 만들었다. 첫 번째 박쥐가 뺨 가까이 스쳤다. 날개 끝이 피부를 긁었다. 아주 얕은 상처였지만, 피가 차가운 공기에 닿는 감각은 선명했다.

그는 두 번째를 손등으로 쳐냈다.

작은 몸이 벽에 부딪혀 터졌다. 세 번째가 낮게 들어왔다. 알루카드는 발끝으로 발판 가장자리를 누르고 몸을 뒤로 젖혔다. 박쥐는 가슴 앞을 스쳤고, 그는 지나가는 그 몸을 왼손으로 낚아챘다. 손가락 사이에서 얇은 뼈가 으스러졌다. 마지막 한 마리는 더 높이 돌았다. 가까이 오지 않았다. 기다리는 적이었다.

데스에게 장비를 빼앗기는 알루카드 - PortForward
데스에게 장비를 빼앗기는 알루카드 - PortForward

알루카드는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다음 발판으로 뛰어올랐다. 박쥐가 그 순간을 노리고 내려왔다. 그러나 그것은 알루카드가 준 거리였다. 착지 직전, 그는 왼발을 벽에 걸고 몸을 비틀었다. 박쥐가 비어 있는 자리를 물었고, 그의 손바닥이 뒤에서 그것을 눌렀다. 작은 몸이 돌에 짓눌려 검은 얼룩이 되었다.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성은 빈손을 오래 내버려 두지 않는다. 위쪽 플랫폼 끝에서 뼈가 걷는 소리가 났다. 이번 소리는 달랐다. 가벼운 해골의 딱딱거림이 아니라, 칼날이 바닥을 아주 조금씩 스치는 소리. 좁은 발판 위로 Bone Scimitar가 나타났다. 팔에는 굽은 검이 들려 있었고, 몸은 해골보다 낮게 숙여져 있었다. 그것은 다가오기 전에 먼저 칼을 흔들었다. 칼끝이 공기를 재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손을 내렸다.

주먹으로 검을 상대하는 일은 길게 끌면 안 된다. 무기를 든 적이 먼저 움직이게 해야 한다. 적의 날이 지나간 바로 그 뒤, 손이 닿는 거리로 들어가야 한다. 너무 빠르면 베이고, 너무 늦으면 두 번째 칼질이 온다.

Bone Scimitar가 뛰었다.

굽은 칼은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허리 높이에서 옆으로 휘어 들어왔다. 사람의 배를 가르기 위해 만든 궤도였다. 알루카드는 뒤로 물러나지 않고 앞으로 낮게 들어갔다. 칼이 등 뒤에서 바람을 찢었다. 그는 Bone Scimitar의 팔꿈치를 잡아당기고, 오른손을 턱 아래로 밀어 넣었다. 손바닥이 뼈를 밀어 올리는 순간, 목뼈가 뒤로 젖혀졌다.

적은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무릎을 접으며 칼을 다시 끌어왔다. 알루카드는 그때 자신의 실수를 알았다. 해골은 숨이 막히지 않는다. 턱을 밀어 올려도 균형만 늦출 뿐이다. 그는 팔꿈치를 놓고 몸을 뒤로 접었다. 칼날이 옷깃을 찢었다. 천 조각이 공중에 떠오르는 동안, Bone Scimitar가 두 번째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손목이었다.

알루카드는 왼손으로 적의 칼든 손을 받치듯 눌렀다. 뼈 손목은 얇았다. 그러나 검의 힘은 손목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온다. 그는 칼날을 막지 않고 방향만 틀었다. 굽은 검이 발판 옆을 긁으며 아래로 빠졌다. 그 순간 알루카드는 오른손을 뻗어 적의 팔과 몸통 사이, 갈비뼈가 비어 있는 곳을 움켜쥐었다.

그는 밀었다.

Bone Scimitar의 몸이 발판 가장자리를 넘어갔다. 해골은 마지막으로 칼을 휘둘렀지만, 날은 공기를 베었고 몸은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떨어지는 동안에도 손은 검을 놓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한 번, 두 번, 세 번 났다. 마지막에는 금속음이 섞였다.

무언가 떨어졌다.

알루카드는 아래쪽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그곳에 짧은 검 하나가 놓여 있었다. Bone Scimitar가 들고 있던 굽은 칼이 아니었다. 더 곧고, 더 단순한 칼날. 손잡이는 장식이 거의 없었고, 날은 오래된 빛을 얇게 품고 있었다. 좋은 무기는 아니었다. 이름을 위해 벼려진 검도 아니었다. 그러나 손 안에 들어오는 균형이 있었다.

Short Sword를 떨어뜨리는 해골과 맞서는 알루카드 - PortForward
Short Sword를 떨어뜨리는 해골과 맞서는 알루카드 - PortForward

Short Sword.

그는 그것을 들어 보았다.

짧다. 알루카드 소드가 가졌던 긴 숨도, 손끝에서 멀리 이어지는 냉정한 선도 없었다. 대신 가까웠다. 적의 몸 안으로 들어가야만 의미를 얻는 검. 빈손으로 겨우 시간을 재던 조금 전과는 다르다. 그는 칼끝을 낮게 흔들어 보았다. 손목의 움직임이 곧장 날에 닿았다. 무게가 돌아왔다. 잃어버린 무게는 아니었다. 새로 주운 무게였다.

성은 그것을 허락했다기보다, 그가 빼앗아 들게 만들었다.

그는 검을 오른손에 쥐고 다시 위로 올라갔다. 오래된 근육과 뼈의 기억이 새 칼의 길이에 맞춰 천천히 바뀌었다. 첫 걸음은 짧게. 두 번째 걸음은 몸 안쪽에 검을 숨기듯. 긴 검처럼 휘두르면 팔만 늦어진다. 짧은 칼은 방패가 없을 때 더 가까이 들어가야 한다. 적의 공격선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선이 완전히 펴지기 전에 끊어야 한다.

다음 방은 넓었다.

천장이 갑자기 높아지고, 양쪽 벽은 검은 돌기둥으로 세워져 있었다. 바닥에는 금이 길게 나 있었고, 그 틈 아래에서 물비린내가 올라왔다. 멀리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보였다. 그 끝에서 물이 튀는 소리가 반복됐다. 알루카드는 난간 너머를 내려다보았다.

수면에서 무엇인가 솟아올랐다.

Merman이었다. 인간의 상체를 흉내 냈지만, 비늘 아래의 움직임은 물고기에 가까웠다. 젖은 머리가 얼굴에 붙어 있었고, 입은 너무 넓었다. 그것은 물 밖으로 허리까지 솟은 뒤 곧장 불을 뿜었다. 물가에서 태어난 것이 불을 토하는 광경은 이 성에서조차 불쾌했다. 불덩어리는 난간 아래 벽에 부딪혀 검은 흔적을 남겼다.

알루카드는 내려가지 않았다.

지금의 몸은 물을 믿을 수 없었다. 신성한 표식도 없고, 물속을 견디는 힘도 없다. 아래에는 길이 있을 것이다. 항아리도, 어쩌면 숨은 통로도. 그러나 길이 보인다는 것과 지금 갈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그는 그 차이를 오래 바라보았다. 성은 실패를 문처럼 세워 둔다. 당장 들어갈 수 없는 문도, 언젠가 돌아오면 입구가 된다.

Merman이 다시 솟구쳤다.

불이 두 번째로 날아왔다. 이번에는 더 높았다. 알루카드는 몸을 낮췄다. 불은 머리 위를 지나가 벽의 촛대를 깨뜨렸다. 유리 조각과 촛농이 바닥에 흩어졌다. 그 순간, 촛대에서 작은 것이 굴러나왔다.

붉은 심장 하나.

살아 있는 심장이 아니었다. 피도 없고 맥박도 없었다. 그러나 손바닥에 닿는 순간, 이상하게도 차갑지 않았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조금 전까지 촛대는 텅 빈 장식이었다. 데스가 길을 거두어 간 뒤, 성의 물건들은 대체로 침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부서진 불빛 속에서 무언가가 형태를 얻었다.

Red Rust를 든 해골과 계단에서 맞붙는 알루카드 - PortForward
Red Rust를 든 해골과 계단에서 맞붙는 알루카드 - PortForward

그는 심장을 품 안에 넣지 않았다. 손에 머물던 빛은 곧 몸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무기로 바로 바뀌는 힘은 아니었다. 이동을 열어 주는 능력도 아니었다. 그러나 촛불과 항아리, 깨지는 것들 안에 숨어 있던 작은 보급이 이제 몸을 알아보는 듯했다.

알루카드는 시선을 들었다.

방 오른쪽 높은 곳에 푸른 빛이 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단순한 장식처럼 보였다. 가까이 가면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빛이 아니라 형태를 가진 규칙이었다. 공중에 놓인 작은 정육면체. 각 면은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안쪽에 밤하늘보다 어두운 결을 품고 있었다.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면마다 다른 각도로 빛이 꺾였다.

그 앞에는 또 다른 Bone Scimitar가 서 있었다.

이번 것은 흰 뼈가 아니었다. 오래된 주황빛이 뼈마디 사이에 묻어 있었다. 그것은 알루카드가 가까워지기도 전에 칼을 들어 올렸다. 굽은 칼날이 위쪽 촛불을 받아 붉게 번들거렸다. 첫 번째보다 빠르다. 알루카드는 짧은 검의 무게를 손안에서 다시 확인했다. 이 검으로 처음 해야 할 일은 거리를 배우는 것이다. 적도 그것을 알 리 없지만, 성은 안다.

Bone Scimitar가 낮게 달려왔다.

알루카드는 이번에는 손으로 잡지 않았다. 칼과 칼을 맞댔다. 짧은 검이 굽은 칼날에 부딪히자 손목으로 충격이 올라왔다. 가볍다. 그러나 가벼운 검은 충격을 견디기보다 흘려야 한다. 그는 날을 세워 밀지 않고 비스듬히 누웠다. 굽은 칼이 미끄러져 내려가며 바닥을 긁었다.

그 반 박자.

알루카드는 적의 어깨 안쪽으로 들어갔다. Short Sword가 갈비뼈 사이를 찔렀다. 뼈가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Bone Scimitar는 뒤로 물러나며 칼을 다시 휘두르려 했지만, 짧은 검은 이미 가까운 거리를 제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팔을 크게 쓰지 않았다. 손목만 접어 두 번째 상처를 냈고, 발을 옮겨 적의 옆으로 붙었다. 세 번째 찌르기가 목뼈 아래를 끊었다.

해골이 무너졌다.

이번에는 손에서 낡은 칼이 떨어졌다. 붉은 녹이 먹은 무기였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잠시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두었다. 어떤 물건은 주워 드는 순간 손을 늦춘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버릴지도 알아야 한다.

그는 푸른 정육면체 앞에 섰다.

빛은 그를 기다린 듯 흔들리지 않았다. 손을 뻗자 표면이 먼저 반응했다. 차가운 유리 같았던 면이 물처럼 부드럽게 꺼졌고, 그 안에서 작은 별들이 이동했다. 알루카드는 손가락을 거두지 않았다. 유물은 손바닥을 통과해 피부 아래로 들어왔다. 아픔은 없었다. 대신 성의 사물들이 아주 짧게 다른 이름을 얻었다.

촛대. 항아리. 깨지는 돌. 숨은 공간.

전에는 장식이던 것들이 이제 가능성으로 보였다. 불꽃 아래 빈곳이 열리고, 돌 속의 작은 틈이 귀에 들리며, 부서지는 소리 뒤에 무엇이 남을지 몸이 먼저 기다렸다. 길을 여는 힘은 아니었다. 문을 넘게 하는 능력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성에서 살아남는 일은 큰 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작은 심장 하나, 동전 하나, 잠깐의 회복 하나가 다음 방까지 걸어갈 시간을 만든다.

Cube of Zoe.

Castle Entrance에서 Cube of Zoe를 발견한 알루카드 - PortForward
Castle Entrance에서 Cube of Zoe를 발견한 알루카드 - PortForward

이름은 말로 들리지 않았다. 오래된 유물이 몸 안쪽에 자기 쓰임을 남길 때 생기는 짧은 인식. 알루카드는 손을 천천히 쥐었다. 정육면체의 빛은 이미 사라졌지만, 방 안의 촛불들이 전보다 더 또렷해 보였다.

그는 돌아서서 낮은 촛대를 베었다.

칼날은 짧게 울렸고, 촛대는 부서졌다. 그 안에서 작은 심장이 굴러나왔다. 알루카드는 그것이 바닥에 닿기 전에 손으로 받았다. 어리석을 만큼 작은 보상. 하지만 성은 그런 방식으로 자신을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를 가른다. 벽의 금, 촛불의 높이, 부서지는 항아리의 위치. 적의 공격뿐 아니라 공간 자체가 패턴을 가진다.

그는 방을 천천히 살폈다.

한쪽 벽은 지나치게 매끈했다. 다른 돌들과 색이 같았지만, 결이 맞지 않았다. 알루카드는 가까이 가서 손등으로 두드렸다. 둔한 소리. 비어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완전히 찬 것도 아니었다. 지금은 부술 수 없거나, 다른 방향에서 열어야 할 벽일지도 모른다. 그는 표시를 남기지 않았다. 기억했다. 표시보다 기억이 오래 버티는 때가 있다. 특히 이 성처럼 스스로 형태를 속이는 곳에서는.

아래쪽 물에서는 Merman이 다시 울었다.

불덩이가 낮은 통로를 훑었다. 벽 너머에서 물이 끓는 소리가 났다. 알루카드는 난간 앞에 서서 그 소리를 들었다. 물 아래로 이어지는 길. 닿지 않는 천장. 열리지 않는 바닥의 해치. 아직 갈 수 없는 것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에 자리를 잡았다. 전에는 막다른 길이었다. 이제는 보류된 길이다. 차이는 작지만, 이 성에서는 그 작은 차이가 생존과 방황을 가른다.

그는 위쪽 통로로 향했다.

짧은 검은 오른손에 익어 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검이 손보다 늦었으나, 이제는 손목이 날의 짧은 길이를 조금씩 받아들였다. 적이 멀리 있으면 기다려야 한다. 가까이 오면 먼저 들어가야 한다. 방패가 없으니 정면을 오래 버틸 수 없다. 갑옷이 없으니 한 번의 실수가 뼈에 닿는다. 그러나 빈손으로 시작한 방을 지나 검 하나를 얻은 몸은, 무장한 채로 들어왔던 몸과 다르다. 더 약하지만 더 많이 본다.

통로 끝에서 바람이 바뀌었다.

Entrance의 습기와 오래된 피 냄새가 뒤로 물러나고, 앞쪽에서 다른 냄새가 흘러왔다. 기름. 쇠. 유리병 안에서 오래 썩은 약초. 말라붙은 피와 불에 그을린 돌. 아직 보이지 않는 방이 먼저 자기 성질을 보냈다. 알루카드는 문 앞에서 멈추었다. 문은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았다. 틈 사이로 초록빛이 흘러나왔다. 그 빛은 촛불의 빛이 아니라, 젖은 금속과 죽은 실험이 함께 내는 빛이었다.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뒤에는 데스가 길을 거둔 자리, 워그의 피가 식은 다리, 말뚝 위의 해골, 물 밑에서 불을 뿜는 것들이 있었다. 앞에는 아직 이름을 모르는 장치와, 몸을 다시 무장시킬지도 모를 방들과, 성이 처음으로 준비한 진짜 협공이 기다리고 있었다. 길은 이제 손에 쥔 검만큼 짧고, 그만큼 위험했다.

알루카드는 Short Sword의 칼끝을 낮췄다.

문 너머에서 쇠사슬이 천장 속을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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