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소설 24화] 파리의 왕이 매달린 방

파리는 피보다 먼저 상처의 열을 찾았다.

문을 지나기도 전에 검은 떼가 알루카드의 왼쪽 어깨로 몰려들었다. 그는 무거운 칼을 넓게 휘둘러 날개를 갈랐지만, 한 번의 베기로 사라진 것은 앞줄뿐이었다. 뒤에서 밀려온 파리들이 죽은 것들의 체액을 뒤집어쓰고 다시 달라붙었다. 금속과 살이 썩는 냄새가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혀끝에 남았다.

알루카드는 붕대 위를 손바닥으로 눌렀다. Heart가 가슴 안쪽에서 거칠게 뛰며 파리가 남긴 독을 밀어냈다. 열은 조금 늦게 퍼졌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심장의 도움을 회복으로 착각하지 않았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뿐이었다.

통로 안쪽에는 연구실이 뒤집힌 채 매달려 있었다.

유리관과 철제 책상이 천장에 박혀 있었고, 깨진 증류기에서는 검은 액체가 아래쪽 허공으로 한 방울씩 떨어졌다. 해부대의 가죽끈에는 사람의 손목뼈가 남아 있었다. 벽을 따라 이어진 좁은 발판 아래에는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이 벌어졌으며, 그 안에서 무언가 무거운 것이 사슬에 매달려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

처음 보인 것은 발이었다.

푸르게 썩은 거대한 발가락이 아래쪽 어둠에서 올라왔다. 이어서 무릎, 터져 벌어진 배, 갈비뼈 사이에 고인 검은 진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체는 여러 줄의 사슬과 갈고리에 꿰인 채 방 한가운데 매달려 있었다. 한쪽 팔은 이미 뼈가 드러났고, 목은 제 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옆으로 늘어져 있었다.

눈은 없었다.

대신 비어 있는 눈구멍과 입 안에서 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알루카드는 가장 높은 발판으로 뛰어올랐다. 거체의 머리와 가까운 곳이었다. 칼을 들어 목을 베려는 순간 파리 떼가 한 덩어리의 검은 벽이 되어 앞을 막았다. 칼날이 수십 마리를 갈랐지만 남은 것들이 검에 들러붙어 무게를 늘렸다. 그 사이 거체의 오른팔이 사슬에 매달린 채 흔들렸다.

주먹이 아니라 썩은 팔 전체가 날아왔다.

알루카드는 몸을 낮추었으나 손등이 발판을 쓸며 지나갔다. 철제 난간이 뽑혀 허공으로 떨어졌고, 발판의 절반이 아래로 기울었다. 그는 칼끝을 바닥에 박아 몸을 지탱했다. 왼쪽 어깨가 당겨지며 상처에서 피가 다시 흘렀다.

파리들이 피 냄새를 따라 방향을 바꾸었다.

알루카드는 칼을 뽑고 아래 발판으로 내려갔다. 머리를 곧장 노리는 첫 판단은 틀렸다. 거체는 느렸지만, 주위의 파리가 접근하는 모든 길을 먼저 차지했다. 그는 사슬과 발판 사이의 거리를 살폈다. 몸을 매단 갈고리는 여섯 개였고, 각각 어깨와 허벅지, 등뼈와 턱을 꿰고 있었다. 거체가 움직일 때마다 사슬의 장력이 달라져 어느 부위가 앞에 나오는지가 바뀌었다.

그가 칼을 낮추자 파리 떼가 넓게 퍼졌다.

Reverse Laboratory에 매달린 Beelzebub - PortForward
Reverse Laboratory에 매달린 Beelzebub - PortForward

첫 무리는 정면에서 오지 않았다. 양쪽 벽을 따라 올라간 뒤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좁혀 왔다. 알루카드는 박쥐로 변해 틈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파리들은 날개의 진동을 따라 즉시 방향을 틀었다. 작은 몸에 수십 마리가 달라붙었다. 그는 사람의 형상으로 돌아오며 바닥을 굴렀다. 날개에 붙었던 파리들이 머리카락과 목으로 옮겨붙었다.

칼등으로 목을 긁어 떼어 내는 순간, 발판 위에서 누런 덩어리가 터졌다.

거체의 배에서 떨어진 구더기였다. 손가락보다 굵은 몸이 바닥을 꿈틀거리며 알루카드의 장화로 기어왔다. 그는 밟지 않고 뒤로 물러났다. 구더기의 피부가 터지자 독성 체액이 넓게 튀었고, 발판 표면이 거품을 내며 녹았다.

거체가 직접 구더기를 던진 것은 아니었다. 썩어 가는 몸이 움직일 때마다 안쪽의 것들이 흘러내렸다. 그 우연한 낙하조차 파리 떼의 공격과 맞물려 퇴로를 없애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눈앞의 파리를 베는 일을 멈췄다.

대신 가장 가까운 왼쪽 다리를 노렸다. 사슬에 끌려 팽팽해진 허벅지는 파리의 방벽이 얇았다. 그는 발판 끝에서 뛰어 검을 옆으로 그었다. 칼날이 썩은 살을 깊게 가르며 뼈에 닿았다. 한 번으로 끊어지지 않았다. 거체가 흔들려 무릎이 올라왔고, 알루카드는 가슴으로 충격을 받았다.

몸이 벽에 부딪혔다. 숨이 빠져나가고 갈비뼈 사이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일었다.

그가 바닥에 떨어지기 전 파리들이 상처 난 어깨를 덮었다. 작은 입들이 붕대와 살을 함께 뜯었다. Heart의 박동이 거칠어졌고, 피 속으로 들어온 독이 뜨거운 선이 되어 목까지 올라왔다.

알루카드는 몸을 안개로 풀었다.

파리들이 잠깐 목표를 잃은 사이 거체의 허벅지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살과 살 사이의 빈 공간에서 다시 몸을 이루며 칼을 뼈에 대었다. 좁은 틈 때문에 크게 휘두를 수 없었다. 그는 검을 톱처럼 짧게 움직였다. 뼈가 갈리는 진동이 손목을 타고 어깨까지 올라왔다.

마침내 다리가 끊어졌다.

거대한 살덩이가 사슬 하나와 함께 떨어져 아래 발판을 박살 냈다. 충격으로 방 전체가 흔들렸고, 거체의 균형이 무너졌다. 몸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머리와 오른팔의 높이가 바뀌었다.

동시에 파리 떼가 달라졌다.

거체 주위를 감싸던 검은 장막 일부가 떨어진 다리를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두 줄의 수평 대열로 모였다. 왼쪽 벽에서 날아온 첫 줄은 낮게, 오른쪽 벽에서 나온 두 번째 줄은 알루카드의 가슴 높이로 지나갔다. 그는 첫 줄을 뛰어넘었지만 두 번째 줄이 공중에서 몸을 덮쳤다. 수십 번의 작은 충돌이 갑옷을 두드렸고, 어깨판이 없는 자리에 날카로운 입들이 박혔다.

그는 발판 위를 미끄러지며 검을 세웠다. 파리 대열은 한 번 지나간 높이를 반복하지 않았다. 다음 무리는 더 위에서 휘어져 내려왔다. 그는 몸을 낮추지 않고 앞으로 달렸다. 멈추면 둘러싸인다. 넓게 피하려 하면 녹아내린 바닥과 구더기가 길을 막는다.

파리 떼를 불러내는 Beelzebub - PortForward
파리 떼를 불러내는 Beelzebub - PortForward

가까이 가야 했다.

거체의 남은 다리가 발판 아래를 쓸었다. 알루카드는 사슬을 밟고 뛰어올랐다. 쇠줄이 흔들리며 발을 밀어냈고, 왼팔은 균형을 잡지 못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칼을 쥔 채 거체의 갈비뼈 사이에 검끝을 박았다. 칼을 지지대로 삼아 몸을 매달자 썩은 체액이 소매 안으로 흘러들었다.

파리들이 등을 덮었다.

알루카드는 위로 오르지 않았다. 검을 빼서 다시 아래쪽 갈비뼈를 잘랐다. 뼈 하나가 끊어질 때마다 가슴 안쪽의 검은 공동이 드러났다. 그 안에는 심장도 폐도 없었다. 파리의 유충과 검은 진흙만이 꿈틀거렸다.

거체의 팔이 몸통을 후려쳤다.

알루카드는 검을 놓지 않고 충격을 받았다. 손상된 갑옷의 등판이 찌그러졌고, 몸이 갈비뼈 사이에 더 깊이 박혔다. 왼쪽 어깨에서는 더 이상 한 줄이 아니라 넓은 피가 흘렀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Rib이 허리 안쪽에서 뜨겁게 반응하며 부러질 듯한 갈비뼈를 붙들었다.

그 힘이 없었다면 떨어졌을 것이다.

그 사실이 그를 더 경계하게 했다.

알루카드는 거체의 내부에서 검을 위로 밀었다. 칼날이 썩은 조직과 유충을 가르며 목 아래까지 올라갔다. 검이 빠져나오는 순간, 거체의 상반신이 크게 젖혀졌다. 머리를 매단 갈고리 하나가 살을 찢고 빠졌다.

머리가 낮아졌다.

빈 눈구멍에서 파리 떼가 폭발하듯 쏟아졌다. 이번에는 대열도 장막도 아니었다. 한 점을 향해 모이는 창끝처럼 알루카드의 얼굴과 목을 노렸다. 그는 몸을 안개로 만들려 했지만 어깨와 갈비뼈의 통증이 집중을 끊었다. 변신은 반쯤 이루어졌다가 풀렸다.

파리가 눈가와 입술을 물었다.

알루카드는 금 간 안경을 벗어 안주머니에 넣고 눈을 감았다. Echo의 감각을 깨웠다. 보이지 않는 파동이 방을 훑고 돌아왔다. 사슬의 굵기, 발판의 높이, 거체의 머리와 파리 떼의 밀도가 소리의 윤곽으로 잡혔다.

그는 보지 않고 달렸다.

파리 떼를 뚫고 Beelzebub의 몸통을 공격하는 Alucard - PortForward
파리 떼를 뚫고 Beelzebub의 몸통을 공격하는 Alucard - PortForward

첫 발판 끝에서 사슬로 뛰어들고, 흔들림이 가장 낮아지는 순간 몸을 날렸다. 파리들은 피 냄새를 따라왔지만 그가 갑자기 높이를 바꾸자 뒤엉켰다. 거체의 머리가 바로 앞에 나타났다. 알루카드는 칼을 양손으로 잡으려 했다. 왼손이 손잡이에 닿는 순간 어깨가 떨렸다.

그는 손을 떼었다.

한 손으로 가능한 각도를 골랐다. 머리를 가르는 대신 턱을 꿰고 있던 갈고리의 살을 베었다. 쇠가 빠지며 거체의 머리가 아래로 꺾였다. 목뼈가 드러났다.

파리 떼가 다시 모이기 전에 알루카드는 몸을 박쥐로 바꾸어 목 뒤로 돌아갔다. 날개에 파리가 부딪혔지만 이번에는 짧았다. 사람의 몸으로 돌아오며 체중을 칼에 실었다.

칼날이 목뼈 사이로 들어갔다.

뼈는 오래 젖은 나무처럼 갈라졌다. 거체의 머리가 몸에서 떨어져 아래로 굴러갔다. 빈 입이 발판 모서리에 부딪힐 때마다 파리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몸은 멈추지 않았다.

남은 팔이 사슬을 당겨 거체를 회전시켰다. 머리를 잃은 목에서 검은 액체가 분수처럼 흩어졌다. 파리들은 주인을 잃은 것이 아니라 마지막 명령을 받은 듯 벽 양쪽으로 모였다. 수평 대열이 세 겹으로 겹쳐 방 전체를 쓸기 시작했다.

알루카드는 가장 낮은 발판에 엎드렸다. 첫 대열이 등을 스쳤고, 두 번째는 발판 아래를 지나갔다. 세 번째가 방향을 틀어 다시 돌아왔다. 이대로는 접근할 수 없었다.

그는 거체를 매단 사슬을 보았다.

머리와 왼쪽 다리가 사라지며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었다. 등뼈를 꿴 사슬 하나만 끊으면 남은 몸이 벽 쪽으로 크게 흔들릴 것이다. 그 충돌이 파리의 대열을 깨뜨릴 수 있었다.

알루카드는 파리 떼가 지나간 직후 일어났다. 무거운 칼을 끌며 사슬 아래까지 달렸다. 위로 검을 올리는 동작에서 어깨가 다시 벌어졌다. 시야 가장자리가 어두워졌다. 그는 한 번에 끊으려 하지 않았다. 첫 타로 쇠 표면에 홈을 만들고, 두 번째는 같은 자리에 정확히 넣었다.

세 번째 타격에 사슬이 끊어졌다.

거체가 추처럼 흔들려 벽을 덮쳤다. 유리관과 철제 선반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파리 대열은 쏟아지는 파편과 검은 액체에 휘말려 흩어졌다.

알루카드는 흔들려 돌아오는 몸을 기다렸다.

Beelzebub 전투 뒤의 Reverse Laboratory - PortForward
Beelzebub 전투 뒤의 Reverse Laboratory - PortForward

남은 팔이 그의 머리 위로 지나갔다. 그는 안쪽으로 파고들어 어깨 관절을 베었다. 살이 벌어지고 뼈가 드러났다. 두 번째 베기에서 팔이 떨어졌고, 마지막으로 매달린 몸통이 무방비하게 회전했다.

칼끝이 가슴의 빈 공동으로 들어갔다.

알루카드는 안쪽에서 검을 돌렸다. 유충과 검은 진흙을 붙들고 있던 막이 찢어졌다. 몸 안의 것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구더기들이 발판 위에서 꿈틀거렸고, 파리들은 갑자기 방향을 잃은 채 서로 부딪혔다.

거체의 움직임이 멈췄다.

사슬이 하나씩 끊어지며 남은 몸이 아래의 어둠으로 떨어졌다. 오랫동안 무언가를 찢는 소리가 이어지다가, 끝내 들리지 않게 되었다.

파리들은 즉시 죽지 않았다.

주인 없는 검은 점들이 방 안을 맴돌다가 천천히 벽의 틈과 깨진 유리관 속으로 숨어들었다. 몇 마리는 알루카드의 피에 젖은 발판 위에 내려앉았고, 날개를 접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을 꿇고 검을 바닥에 놓았다. 왼쪽 어깨의 붕대는 더는 묶음이라 부르기 어려웠다. 옷자락 안쪽에서 남은 천을 찢어 상처 위에 겹쳐 눌렀다. Heart가 계속 독을 밀어내고 있었지만 손끝의 감각은 차가워졌다. Rib은 갈비뼈를 붙들고, Ring은 다른 유해들의 박동을 한데 모았다.

그 박동이 자신의 맥박보다 규칙적이었다.

알루카드는 천을 묶은 뒤 한동안 손을 가슴에 대고 있었다. 다섯 개의 유해가 몸을 살리려 하는지, 중앙으로 운반하려 하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연구실 반대편 벽이 무너지며 새로운 통로가 드러났다. 안쪽의 공기는 부패 냄새 대신 마른 돌과 오래된 재의 냄새를 품고 있었다. 바닥은 위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멀리서 일정한 진동이 돌을 타고 전해졌다.

한 번.

긴 침묵 뒤에 다시 한 번.

거대한 지팡이가 어딘가의 바닥을 짚는 소리였다.

세 번째 진동과 함께 통로 깊은 곳에서 푸른 빛이 번쩍였다. 번개가 벽의 금을 따라 달렸고, 알루카드의 칼날 위에 남은 파리 체액이 하얗게 끓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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