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소설 21화] 죽음이 돌려주지 않은 것

작은 낫 하나가 인사하듯 몸을 숙였다가 알루카드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그는 짧은 검으로 쳐 냈다. 금이 간 칼날과 낫이 부딪친 자리에서 불꽃이 튀었고, 첫 번째를 막은 손목이 돌아오기도 전에 두 번째와 세 번째가 서로 다른 높이로 파고들었다. 알루카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가슴 앞의 날을 검등으로 흘리고, 무릎을 노린 날은 장화 끝으로 벽에 차 넣었다.

동굴 벽에 박힌 낫들이 검은 안개로 풀려 다시 원의 가장자리로 돌아갔다.

그 중심에서 Death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로브는 바닥을 끌지 않고 허공에 길게 늘어졌으며, 후드 아래에는 살도 뼈도 없는 어둠만 있었다. 양옆에 떠 있는 창백한 손은 예전에 알루카드의 몸에서 무기와 갑옷을 거두어 갔을 때와 조금도 늙지 않았다.

“처음 이 성에 들어오셨을 때보다 상처가 많아지셨습니다.”

알루카드는 금이 간 검을 낮게 세웠다.

“비켜라.”

“그때도 같은 뜻을 말씀하셨지요. 인간의 편을 버리지 않으시겠다고.”

Death의 손가락이 천천히 오므라들자 작은 낫들이 원을 좁혔다. 품속의 네 유해는 그의 목소리보다 그 후드 안에 감춰진 마지막 박동에 반응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돌려보내 드릴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없었다.”

알루카드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낫들이 사방에서 날아왔다. 앞에서 오는 것들은 눈으로 볼 수 있었지만, 동굴 벽을 긁고 돌아오는 날들은 돌기둥 사이의 울림에 섞였다. 그는 짧은 파문을 보내 궤적을 읽고 몸을 낮췄다. 두 개가 머리 위를 지나가고 하나는 흉갑을 긁었으며, 가장 늦은 날이 비어 있는 왼쪽 어깨를 파고들었다.

살을 벤 낫은 멈추지 않고 상처에서 피 한 줄기를 끌어냈다. 붉은 선이 Death의 손가락까지 이어지자 후드 안의 어둠이 깊어졌다.

Reverse Mines에서 다시 만난 Death - PortForward
Reverse Mines에서 다시 만난 Death - PortForward

알루카드는 칼끝으로 피의 선을 끊었다. 낫은 동굴 천장에 부딪쳐 사라졌지만, Death는 이미 그의 등 뒤로 미끄러져 있었다. 검은 로브가 시야를 덮고 창백한 손에서 두 개의 느린 빛덩이가 태어났다.

빛은 빠르지 않았다. 하나는 가슴을, 다른 하나는 발목을 향해 집요하게 방향을 바꾸었다. 알루카드는 돌기둥을 사이에 두고 움직였으나 빛덩이는 기둥을 돌아 계속 따라왔다. 그가 두 번째 도약으로 높이를 바꾸자 작은 낫들이 기다리던 위쪽 길을 닫았다.

첫 판단은 Death에게 거리를 주지 않는 것이었다. 소환이 완성되기 전에 후드 아래로 파고들면 작은 낫의 수를 줄일 수 있으리라 보고, 알루카드는 빛덩이 사이를 안개로 통과한 뒤 인간의 몸으로 돌아오며 무거운 칼날을 휘둘렀다.

검은 로브가 어깨부터 허리까지 갈라졌다.

그러나 그 안에는 벨 것이 없었다. 어둠만 찢어진 천 사이로 흘렀고, Death의 몸은 알루카드가 지나친 등 뒤에서 다시 모였다. 창백한 손이 목덜미를 스치자 한순간 허리에 찬 두 무기의 무게가 사라졌다.

예전과 같은 공백이 몸을 훑었다. 손에서 검을 빼앗기고 갑옷과 물건들이 성 안으로 흩어지던 순간, 저항할 수 없어 빈손으로 서 있어야 했던 기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제 무기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손에 쥔 칼의 감각만 Death가 거두어 가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보이지 않는 손잡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주먹을 더 세게 쥐었다.

“무엇을 되찾으셨는지 세어 보셨습니까?”

Death가 가까운 거리에서 속삭였다.

“그 모든 것은 원래 주인께 속한 것입니다.”

알루카드는 대답 대신 왼쪽 팔꿈치를 뒤로 휘둘렀다. 창백한 손을 통과하는 듯하다가 Ring of Vlad가 뛰는 순간 뼈 같은 감촉이 닿았다. Death의 형상이 반걸음 밀렸고, 빼앗겼던 손의 감각이 칼날 끝부터 돌아왔다.

유해가 그에게 형태를 강요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일부가 모인 몸 앞에서 Death도 완전히 무형으로 남을 수는 없었다.

알루카드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도 유해를 꺼내 들지 않았다. Death가 원하는 것 또한 다섯 조각을 한곳에 모으는 일이었다. 힘을 빌릴수록 누구의 손으로 싸우는지 흐려진다.

두 빛덩이가 뒤늦게 돌아왔다. 그는 몸을 낮춰 하나가 Death의 로브를 통과하게 만들고, 다른 하나는 금이 간 짧은 검으로 올려 쳤다. 칼날이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서 부러졌으나, 빛은 천장으로 튀어 올라 작은 낫들의 원을 흐트러뜨렸다.

작은 낫을 흩뿌리며 공격하는 Death - PortForward
작은 낫을 흩뿌리며 공격하는 Death - PortForward

부러진 검 조각이 바닥에 떨어졌다.

Death는 그것을 내려다보며 손가락을 펼쳤다. 수십 개의 작은 낫이 사라지고, 대신 초록빛 해골들이 후드 주변에 생겨났다. 해골들은 입을 벌린 채 활 모양으로 퍼졌다가 양쪽에서 알루카드를 향해 닫혀 왔다.

그는 부러진 칼을 던지고 무거운 무기를 뽑았다. 첫 해골을 검등으로 부수자 푸른 불이 손목을 감았고, 두 번째는 안개로 피했다. 하지만 해골들은 사라지지 않고 바닥 가까이에서 다시 올라와 U자 형태로 퇴로를 막았다.

Death가 그 사이로 붉은 낫 두 개를 날렸다. 작은 것들과 달리 사람 키만 한 날은 벽 끝까지 갔다가 방향을 바꾸어 되돌아왔고, 동굴의 좁은 폭을 위아래로 갈랐다.

알루카드는 첫 번째 날을 뛰어넘었다. 두 번째가 가슴 높이로 돌아올 때 몸을 박쥐로 바꾸어 아래로 빠졌으나, Death의 손이 움직이자 붉은 낫도 곧바로 낮아졌다. 날개 끝이 잘리기 직전 인간으로 돌아와 바닥을 굴렀고, 부러진 검 조각이 놓인 곳에서 멈췄다.

왼손이 조각을 집었다. 오른손의 무거운 칼과 길이가 다른 두 날을 들고, 그는 작은 낫들이 다시 생기는 간격을 세었다. Death가 다른 공격을 시작하면 원을 이루던 낫들이 잠시 사라졌다. 모든 날은 한 손의 명령에서 나왔고, 동시에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알루카드는 정면으로 달렸다.

Death가 빛덩이를 만들자 작은 낫의 원이 흐려졌다. 그는 첫 빛을 부러진 칼 조각으로 쳐서 방향을 바꾸고, 두 번째에는 비어 있는 왼쪽 어깨를 일부러 내주었다. 빛이 상처를 태우는 동안 몸을 안쪽으로 밀어 넣어 무거운 칼날로 Death의 손목을 베었다.

이번에는 검이 통과하지 않았다.

창백한 손이 손목에서 잘려 나가 검은 연기로 변했고, Death의 로브 안에서 수백 개의 목소리가 짧게 숨을 토했다. 붉은 낫 하나가 통제를 잃고 동굴 기둥을 잘랐다. 거대한 돌이 기울며 전장을 둘로 나누었고, 초록 해골들이 잔해에 부딪쳐 흩어졌다.

Death는 남은 손으로 잘린 자리의 연기를 끌어모았다. 알루카드가 다시 베려는 순간 로브 전체가 좌우로 벌어졌고, 그 안에서 두 자루의 거대한 칼날이 나타났다.

검은 천은 껍질처럼 벗겨져 천장으로 올라갔다. 그 아래에는 길고 굽은 척추와 갈비뼈, 뼈로 된 꼬리를 가진 형상이 매달려 있었다. 두 팔 끝에는 손 대신 낫이 붙어 있었고, 후드가 사라진 머리 한가운데에는 붉은 눈 하나가 박혀 있었다.

Death의 두 번째 형상이 몸을 펼치자 동굴의 폭이 좁아졌다. 한쪽 낫이 천장을 긁고 다른 날은 바닥을 쓸었다. 알루카드는 첫 교차 공격을 뒤로 물러나 피했으나, 뼈 꼬리는 살이 없는 허공처럼 보여 거리 판단을 흐렸다.

그는 꼬리를 장애물로 보고 옆으로 피했다. 예상과 달리 몸은 그 뼈 사이를 통과했고, 피하는 동작 때문에 오히려 내려찍는 두 낫 아래에 멈추고 말았다.

날들이 동시에 떨어졌다.

쌍낫을 든 두 번째 모습으로 변한 Death - PortForward
쌍낫을 든 두 번째 모습으로 변한 Death - PortForward

알루카드는 무거운 칼을 가로로 들어 막았다. 충격으로 무릎이 돌을 깨고, 남은 오른쪽 어깨판의 잠금쇠가 끊어졌다. 판금은 바닥에 떨어졌지만 완전히 벗겨지지 않고 허리끈에 매달렸다.

Death가 한쪽 팔을 들었다. 낫이 팔에서 빠져나와 넓은 원을 그리며 날아갔다. 알루카드는 몸을 낮춰 첫 궤적을 피했으나, 날은 기둥 뒤를 돌아 반대쪽에서 목을 노렸다.

그는 꼬리뼈 사이로 몸을 던졌다. 실체 없는 공간을 통과한 낫은 주인의 갈비뼈를 베지 않고 다시 팔로 돌아갔지만, 그 순간 붉은 눈이 알루카드를 놓쳤다. Death의 몸 아래, 두 낫이 닿기 어려운 좁은 자리가 생겼다.

알루카드는 그 안에서 검을 위로 찔렀다. 칼끝이 척추 마디 하나를 갈랐고, Death는 몸을 비틀어 그를 떨쳐 냈다. 뼈 꼬리가 허공을 휘저으며 닿지 않는 위협을 만들었지만, 이제 무엇이 실체인지 알고 있었다.

두 낫이 올라가면 내려찍기, 한 손만 들리면 던지기. 척추가 뒤로 휘면 몸 전체가 돌진하고, 붉은 눈이 어두워지면 작은 낫들이 잠시 돌아왔다. 형상은 달라졌어도 예고 동작은 죽이지 못했다.

알루카드는 바닥에 떨어진 오른쪽 어깨판의 끈을 발로 끊었다. 판금을 차 올려 Death의 붉은 눈을 가리자, 던져진 낫이 금속을 갈라 놓았다. 그는 그 소리 뒤에 숨어 두 번째 도약으로 머리 높이까지 올라갔다.

Death가 양팔을 모았다. 두 낫이 가위처럼 닫혀 왔다.

알루카드는 인간의 몸을 끝까지 유지하지 않았다. 작은 박쥐가 되어 닫히는 날 사이의 좁은 틈을 지나고, 붉은 눈 바로 앞에서 형상을 되찾았다. 왼손의 부러진 칼 조각을 눈 아래에 박아 뼈와 유해 사이를 벌렸다.

붉은 눈이 그를 보았다.

그것은 Death의 눈이 아니었다. 안쪽 동공에는 아버지의 얼굴이 아주 오래된 거울처럼 겹쳐 있었고, 품속의 네 유해가 다섯 번째 조각을 향해 한꺼번에 뛰었다.

Death가 머리를 흔들며 알루카드를 벽으로 내던졌다. 그는 칼 조각을 놓지 않아 눈 아래의 틈을 더 크게 찢었고, 등으로 벽을 때리는 충격 속에서도 오른손의 무거운 칼을 역수로 바꾸었다.

두 낫이 다시 올라왔다. 이번에는 피할 공간이 없었다.

알루카드는 벽을 발로 차 Death의 가슴 쪽으로 몸을 던졌다. 내려찍는 날보다 안쪽으로 들어가며 갈비뼈 사이에 무거운 칼을 끼워 넣고, 손잡이를 지렛대 삼아 머리를 아래로 당겼다. 붉은 눈이 눈앞까지 내려왔다.

왼손이 유해를 붙잡았다.

거대한 낫을 던지는 Death의 두 번째 형태 - PortForward
거대한 낫을 던지는 Death의 두 번째 형태 - PortForward

Eye of Vlad는 뜨겁고 젖어 있었다. Death의 뼈와 연결된 검은 신경들이 손가락을 감으며 빼앗겼던 장비, 잃어버린 피, 죽인 것들의 마지막 모습을 한꺼번에 보여 주려 했다. 알루카드는 눈을 감지 않았다. 보이는 것 가운데 자신의 기억이 아닌 것을 하나씩 밀어냈다.

그날 성 입구에서 무기를 빼앗긴 자신은 움직이지 못했다. 지금의 몸에는 그 뒤로 얻은 상처와 선택이 남아 있었다. Death가 거두어 가지 못한 것은 장비가 아니라, 빈손으로 걸어온 시간이었다.

알루카드는 눈을 움켜쥐고 뒤로 당겼다.

신경이 끊어지며 Death의 두 낫이 바닥에 떨어졌다. 뼈 형상은 소리 없이 갈라져 검은 가루가 되었고, 마지막까지 남은 창백한 손 하나가 유해를 되찾으려 손가락을 뻗었다.

알루카드는 무거운 칼날로 그 손을 손목부터 갈랐다.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라.”

그 말이 명령인지 작별인지 Death는 묻지 않았다. 손가락들이 재가 되어 흩어지고, 동굴에는 작은 낫 하나도 남지 않았다.

알루카드는 Eye of Vlad를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붉은 동공은 여전히 살아 움직이며 그의 얼굴을 보았고, Ring과 Rib, Heart와 Tooth가 차례로 대답하자 시선은 동굴 너머 성의 중심을 향했다.

다섯 유해가 모였다.

성 전체가 한 번 크게 맥박쳤다. 벽의 균열에서 피처럼 붉은 빛이 흘렀고, 멀리 Black Marble Gallery의 시계가 정지하는 소리가 돌을 타고 전해졌다. 중앙의 문이 그를 부르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Eye를 어두운 유리병에 넣어 빛을 가렸다. 곧장 성의 중심으로 가지 않았다. 동굴 반대편에서 자신과 같은 발걸음이 들렸기 때문이다.

한 걸음이 늦고 한 걸음이 빨랐다. 다섯 유해가 만들어 낸 새로운 무게까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발소리는 알루카드가 움직이기 전에 먼저 다음 돌을 밟았다.

그는 부러진 짧은 검의 손잡이를 허리에서 풀어 바닥에 내려놓고, 남은 무거운 칼 하나만 들었다.

Reverse Caverns로 이어지는 물길 건너편에서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형상이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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