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소설 21화] 숨이 남아 있는 동안

문틀에 박힌 작은 낫이 알루카드의 심장 박자에 맞춰 떨렸다.

챙.

금속 날에 감겨 있던 검은 천 한 올이 풀렸다. 바람은 없었다. 그런데도 천은 계단 아래를 가리키듯 길게 뻗었다가, 가느다란 재로 부서졌다.

알루카드는 낫을 뽑지 않았다.

그 곁을 지나 두 번째 계단을 밟았다.

돌계단은 곧게 내려가지 않았다. 벽 안쪽을 파고들었다가 다시 성의 바깥을 향해 꺾였다. 오른편에는 거칠게 깎인 암벽이 있었고, 왼편에는 오래된 벽돌이 드러나 있었다. 자연적으로 생긴 동굴과 사람이 만든 폐광이 서로의 자리를 빼앗은 통로였다.

발밑의 돌은 위에서 떨어진 물에 젖은 것이 아니었다.

물이 틈 아래에서 솟아올라 장화 밑창을 적셨다. 작은 물방울들은 계단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천장에 닿아 사라졌다. 뒤집힌 성의 중력이 암굴 깊은 곳에서도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오른손을 한 번 폈다.

손바닥에는 The Creature의 턱에서 Tooth of Vlad를 뽑아낼 때 생긴 상처가 남아 있었다. 망토의 마지막 천 조각으로 감은 매듭은 검은 피에 젖어 단단해졌다. 손가락은 다시 굽혀졌지만 Medusa의 독은 팔 안쪽에 차가운 줄을 남기고 있었다.

Mormegil의 손잡이를 쥐자 그 냉기가 잠시 가라앉았다.

검이 독을 없앤 것은 아니었다.

더 깊은 어둠으로 덮었을 뿐이었다.

네 개의 유해가 가슴 가까이에서 뛰었다.

Ring.

Rib.

Heart.

Tooth.

쿵.

잠시 뒤 어둠 아래에서 다섯 번째 박동이 돌아왔다.

쿵.

그 소리는 다른 유해들과 달랐다.

뼈도 살도 이빨도 아니었다. 눈을 감고 있을 때조차 자신이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못하는 박동이었다.

알루카드는 고개를 들었다.

계단 아래에서 은빛 선 하나가 나타났다.

작은 낫이었다.

놈은 곧장 날아오지 않았다. 벽 가까이 붙어 반원을 그린 뒤, 알루카드의 왼쪽 어깨 높이에서 멈췄다. 칼끝이 그의 목을 향했다. 손도 줄도 없는데 살아 있는 벌레처럼 자세를 고쳤다.

두 번째 낫이 그 뒤에 나타났다.

첫 번째보다 낮았다.

세 번째는 머리 위.

네 번째는 장화 뒤쪽.

공격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낫들은 그의 몸 주위에 자리를 정하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계단 한가운데서 멈췄다. 앞뒤로 움직이면 어느 하나의 날을 향해 스스로 들어가게 된다. 오른쪽은 암벽, 왼쪽은 벽돌. Leap Stone으로 뛰기에는 천장이 낮았다.

그는 Mormegil을 반쯤 뽑았다.

낫 네 자루가 동시에 움직였다.

첫 번째는 목.

두 번째는 복부.

세 번째는 정수리.

네 번째는 발목.

알루카드는 검을 완전히 뽑지 않았다. 칼집째로 첫 번째 낫의 자루를 쳐 궤도를 틀었다. 몸을 낮추며 두 번째를 피했고, 왼발을 들어 네 번째 날을 밟았다.

세 번째가 남았다.

머리 위에서 내려온 낫이 그의 오른쪽 어깨를 갈랐다.

상처는 얕았다. 그러나 날이 살을 스치는 순간 Medusa의 독이 움직였다. 차가운 통증이 어깨에서 목까지 올라왔다.

알루카드는 밟고 있던 낫을 발끝으로 밀었다.

은빛 날이 벽에 부딪혔다.

챙.

다른 세 자루도 그 소리를 들은 듯 멈췄다.

그는 몸을 앞으로 던졌다.

낫들이 등 뒤에서 다시 방향을 바꾸었다. 금속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각각 다른 높이에서 날아왔다. 그 움직임에는 난폭함이 없었다. 누군가 오래 연습한 손놀림처럼 차분했다.

알루카드는 계단 끝을 넘었다.

공간이 갑자기 넓어졌다.

그는 아래로 떨어졌다.

아니, 위로 끌려갔다.

계단 끝에서 중력이 다시 뒤집혔다. Spike Breaker가 어깨를 잡아당겼고, 허리의 검집이 몸을 옆으로 틀었다. 알루카드는 허공에서 박쥐로 변했다.

검은 날개가 펼쳐졌다.

뒤따라온 작은 낫들이 방향을 틀어 박쥐를 쫓았다.

알루카드는 곧장 날지 않았다. 오른쪽 날개를 접어 몸을 회전시켰다. 첫 번째 낫이 날개 끝을 스쳤다. 두 번째는 그 아래를 지나갔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쫓아오지 않았다.

미리 앞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늦게 보았다.

은빛 날 둘이 동굴 입구에서 서로 교차했다.

알루카드는 Form of Mist로 몸을 풀었다.

검은 안개가 교차한 날 사이를 통과했다. 작은 낫들은 안개를 가르지 못했지만, 서로 부딪히는 순간 푸른 불꽃을 냈다.

그 불꽃이 흩어진 안개에 달라붙었다.

알루카드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장화가 넓은 석조 바닥에 닿았다. 무릎을 굽혀 충격을 죽였으나 복부의 상처가 갑옷 안쪽에서 벌어졌다.

그는 한 손으로 배를 누르고 전투실을 살폈다.

방은 암굴 속에 만들어져 있었다.

좌우 벽은 깎다 만 바위였고, 중앙과 출입구 주변만 검은 벽돌로 다듬어져 있었다. 높은 곳에는 거대한 개의 머리를 닮은 석조 입구가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벌어진 돌이빨 사이로 방금 지나온 계단이 보였다.

바닥은 세 부분으로 갈라져 있었다.

알루카드가 선 좁은 석대.

중앙의 넓고 낮은 단.

반대편에 놓인 또 하나의 석대.

세 구역 사이에는 얕고 검은 틈이 있었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는 가느다란 손들이 물풀처럼 흔들렸다. 손목 아래는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천장에는 수십 자루의 낫이 박혀 있었다.

모두 크기와 모양이 달랐다. 농부가 쓰던 낫, 전투용으로 만든 긴 날, 사형 집행인의 도구처럼 무거운 칼날. 녹슨 것도 있었고 피 한 점 없이 깨끗한 것도 있었다.

그 한가운데 검은 형상이 떠 있었다.

긴 옷자락은 바닥에 닿지 않았다. 몸 안쪽에는 뼈도 발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 천만이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처럼 아래로 늘어져 있었다.

한쪽 소매에서 마른 손이 나와 있었다.

다른 손에는 커다란 낫이 들려 있었다.

날은 지나치게 길고 얇았다. 방 안의 빛을 받아 반짝이지 않았다. 대신 날이 지나가는 곳의 색이 조금씩 사라졌다.

후드 안에서 두 점의 붉은 빛이 열렸다.

데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 낫들이 알루카드의 뒤를 따라 전투실로 들어왔다. 그들은 주인의 주위를 한 바퀴 돈 뒤 천장 가까이 흩어졌다.

데스가 고개를 숙였다.

그 인사는 성 입구에서 보았던 것과 같았다.

정중했다.

그래서 더 모욕적이었다.

“여기까지 오셨군요.”

목소리는 늙지 않았다.

시간이 목을 통과하지 못하는 자의 음성이었다.

“아버님을 위해서라도, 이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십시오.”

알루카드는 복부에서 손을 뗐다.

손바닥에 묻은 피를 갑옷 옆면에 닦았다.

“내 몸에 숨이 남아 있는 한, 그럴 수 없다.”

데스의 후드 안쪽에서 붉은 빛이 가늘어졌다.

커다란 낫이 천천히 들렸다.

“그렇다면 주인님을 위해, 오늘 밤 그 영혼을 취하겠습니다.”

낫이 옆으로 움직였다.

아무것도 베지 않았다.

그러나 천장에 박혀 있던 작은 낫들이 일제히 떨었다.

챙.

금속음이 전투실을 가득 채웠다.

데스의 첫 공격은 앞으로 오지 않았다.

작은 낫들은 벽과 천장을 따라 퍼졌다. 몇 자루는 알루카드 앞을 지나갔고, 다른 것들은 그의 뒤에서 느리게 원을 그렸다. 모두 빗나간 듯 보였다.

그는 중앙 석대로 뛰었다.

발이 닿는 순간, 지나갔던 낫들이 돌아왔다.

앞에서 세 자루.

뒤에서 네 자루.

위에서 둘.

낫은 알루카드가 있는 곳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피할 곳을 먼저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Mormegil을 뽑았다.

검은 칼날이 첫 번째 낫을 잘랐다. 은빛 조각 두 개가 허공에서 재로 변했다. 두 번째 날을 검등으로 쳐냈고, 세 번째 아래로 몸을 숙였다.

등 뒤의 네 자루가 가까워졌다.

알루카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첫 번째 낫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듣고 오른쪽으로 반걸음 옮겼다. 날이 옆구리를 스쳤다. 두 번째 소리가 더 높았다. 허리를 낮췄다.

세 번째는 소리가 없었다.

알루카드는 어깨를 틀었다.

너무 늦었다.

작은 낫이 왼쪽 어깨의 열린 갑옷 틈으로 들어갔다. Darkwing Bat에게 뜯겨 나간 어깨판 아래였다. 날이 오래된 화상과 새 상처를 함께 갈랐다.

피가 튀었다.

데스가 움직였다.

검은 형상이 중앙 석대 위를 가로질렀다. 날아간다기보다 방 안의 어두운 곳에서 다른 어두운 곳으로 옮겨 가는 움직임이었다.

알루카드는 통증을 따라가지 않았다.

데스가 멈출 자리를 보았다.

작은 낫들이 지나간 뒤, 반대편 석대 위에 넓은 틈이 생겼다. 도망칠 길처럼 보였다. 그러나 데스의 커다란 낫은 그곳을 향해 이미 기울어져 있었다.

함정이었다.

알루카드는 중앙에 남았다.

작은 낫 두 자루가 다시 날아왔다.

그는 하나를 베고 다른 하나를 칼날에 걸었다. 손목을 돌리자 작은 낫이 Mormegil 위를 미끄러지며 방향을 바꾸었다.

낫은 데스를 향해 날아갔다.

검은 소매가 움직였다.

작은 낫이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소리도 충격도 없었다.

사라졌을 뿐이었다.

Reverse Mines에서 다시 만난 Death - PortForward
Reverse Mines에서 다시 만난 Death - PortForward

데스는 다시 큰 낫을 들었다.

알루카드는 먼저 들어갔다.

Leap Stone의 힘으로 중앙 석대에서 몸을 띄웠다. 첫 도약으로 작은 낫 둘을 넘고, 허공의 두 번째 발걸음으로 데스의 높이에 닿았다.

Mormegil이 검은 옷자락을 갈랐다.

칼날은 천을 베지 않았다.

그림자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손에 저항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검은 칼날의 냉기가 빠져나갔다.

Mormegil 표면에 있던 어둠이 실처럼 풀려 데스의 몸 안으로 흘러들었다. 후드 아래 붉은 빛이 더 밝아졌다.

알루카드는 검을 뽑으려 했다.

데스의 옷자락이 칼날을 붙잡았다.

작은 낫 다섯 자루가 그의 등 뒤에서 생겨났다.

알루카드는 Mormegil을 놓았다.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

낫들이 머리 위를 스치며 데스의 검은 천 안으로 되돌아갔다. Mormegil도 함께 사라질 듯 끌려갔다.

알루카드는 떨어지는 동안 손을 뻗었다.

검 손잡이를 다시 잡았다.

이번에는 당기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안개로 바꾸었다.

검은 안개가 Mormegil의 손잡이와 데스의 소매 사이로 퍼졌다. 붙잡을 몸이 사라지자 검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알루카드는 중앙 석대 위에서 다시 형태를 얻었다.

Mormegil이 발치에 꽂혔다.

검은 칼날은 이전보다 흐렸다. 빛을 삼키던 표면에 회색 선이 드러나 있었다. The Creature의 번개가 남긴 균열이었다.

데스의 옷자락은 반대로 짙어졌다.

검은 천 아래에서 무언가가 한 번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어둠을 먹는다.

알루카드는 Mormegil의 손잡이를 보았다.

성의 깊은 곳에서 얻은 검.

수많은 시체를 감싼 그림자 속에 놓여 있던 칼날.

지금까지 많은 괴물의 피와 어둠을 먹었으나, 눈앞의 존재에게는 먹이가 될 뿐이었다.

데스가 큰 낫을 가로로 들었다.

천장 가까이 있던 작은 낫들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알루카드는 Mormegil을 뽑지 않았다.

그는 검을 석대에 꽂힌 채 남겨 두고 두 손을 폈다.

데스의 붉은 눈이 잠시 멈췄다.

성 입구에서 장비를 빼앗겼을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검도 방패도 없는 손.

갑옷의 무게가 사라진 뒤 무엇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지 알지 못했던 몸.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데스가 무기를 거둔 것이 아니었다.

알루카드가 스스로 검을 놓았다.

첫 번째 작은 낫이 날아왔다.

그는 손으로 잡지 않았다.

손등으로 낫자루를 쳤다.

날이 옆으로 돌며 두 번째 낫과 부딪혔다. 두 금속이 깨져 푸른 불꽃으로 흩어졌다.

세 번째는 허리를 향했다.

알루카드는 몸을 안쪽으로 넣었다. 날이 완전히 펼쳐지기 전에 손목이 있어야 할 자리를 움켜쥐었다.

손목은 없었다.

그러나 검은 힘줄 같은 것이 낫자루 끝에서 이어져 있었다.

그는 그것을 잡아당겼다.

작은 낫의 궤도가 무너졌다.

뒤따르던 두 자루가 서로 부딪혔다.

데스가 뒤로 물러났다.

알루카드는 따라갔다.

손에 든 작은 낫을 휘두르지 않았다. 자루를 꺾어 날을 부러뜨린 뒤, 남은 금속 조각을 데스의 마른 손등에 찔렀다.

뼈가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처음으로 저항이 느껴졌다.

검은 옷자락이 아니라 바깥으로 드러난 손.

어둠이 덮지 못한 부분.

데스의 큰 낫이 아래로 떨어졌다.

알루카드는 몸을 붙였다.

긴 날은 가까운 곳을 베지 못했다. 낫자루가 어깨를 후려쳤지만, Spike Breaker가 충격을 받아 냈다. 갑옷의 붉은 균열들이 한꺼번에 빛났다.

그는 데스의 소매를 잡고 무릎을 올렸다.

후드 아래에 충격이 닿았다.

뼈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

데스의 형상이 뒤로 밀렸다.

알루카드는 붙잡고 있던 천을 놓았다.

옷자락이 손가락 사이에서 연기처럼 흩어졌다. 완전히 잡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충격이 닿는 순간은 있었다.

작은 낫들이 다시 모였다.

이번에는 알루카드 주위를 돌지 않았다.

데스의 커다란 낫 끝에서 하나씩 생겨나 곧장 날아왔다.

알루카드는 첫 두 자루를 피했다.

세 번째를 팔뚝으로 받았다.

Spike Breaker의 손목 보호대에 날이 박혔다. 금속이 갈라졌지만 살까지 들어오지는 못했다.

그는 팔을 내려 낫을 바닥에 부딪혔다.

날이 깨졌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가 양옆에서 들어왔다.

알루카드는 뒤로 뛰었다.

발뒤꿈치가 중앙 석대 끝을 밟았다.

아래의 검은 틈에서 손들이 올라왔다.

차가운 손가락들이 장화와 종아리를 붙잡았다.

작은 낫 두 자루가 가슴을 향해 왔다.

알루카드는 몸을 낮추며 손 하나의 손목을 잡았다. 어둠 속의 팔을 끌어 올려 낫의 길 앞에 세웠다.

날이 죽은 손을 잘랐다.

붙잡는 힘이 풀렸다.

알루카드는 석대 위로 굴렀다. 두 번째 낫은 등판을 때렸다. Spike Breaker가 다시 울렸다.

데스가 양손을 벌렸다.

큰 낫은 사라져 있었다.

마른 손바닥 사이에서 초록빛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동전만 한 불씨였다.

곧 두 개의 둥근 구체로 부풀었다. 번개가 물속에 갇힌 듯 표면 안쪽에서 뒤틀렸다.

데스가 손을 놓았다.

두 녹색 구체가 천천히 움직였다.

속도는 작은 낫보다 훨씬 느렸다.

알루카드는 오른쪽으로 걸었다.

구체들도 따라왔다.

그가 멈추자 멈추지 않았다.

천천히 거리를 줄였다.

알루카드는 중앙 석대를 가로질렀다.

구체 하나는 그의 어깨 높이를 쫓았다. 다른 하나는 무릎 높이에서 따라왔다. 두 구체 사이에 서면 위아래 어느 쪽으로도 피하기 어려웠다.

동시에 작은 낫들이 다시 나타났다.

데스는 전투실 반대편으로 물러나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낫 세 자루가 알루카드의 앞을 지나갔다.

지금 당장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녹색 구체가 다가올 때 피할 방향을 막으려는 배치였다.

알루카드는 왼쪽 석대로 뛰었다.

녹색 구체들이 방향을 틀었다.

첫 번째는 넓은 곡선을 그렸다.

두 번째는 중앙 석대 모서리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위로 떠올랐다.

둘 다 느렸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알루카드는 작은 낫 하나를 몸을 틀어 피했다. 뒤따라온 두 번째를 손바닥으로 쳐냈다. 날이 손가락을 얕게 베었다.

세 번째 낫이 오른쪽으로 도망칠 길을 막았다.

녹색 구체는 왼쪽에서 가까워졌다.

데스의 큰 낫이 다시 형상을 얻었다.

정면.

위.

왼쪽.

도망칠 수 있는 곳은 검은 틈뿐이었다.

알루카드는 틈으로 몸을 던지지 않았다.

데스를 향해 달렸다.

큰 낫이 내려왔다.

그는 마지막 순간 박쥐로 변했다.

작아진 몸이 낫자루와 데스의 소매 사이를 통과했다. 녹색 구체들은 급하게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그대로 나아갔다.

첫 번째 구체가 데스의 옷자락을 통과했다.

두 번째도 뒤따랐다.

데스에게 상처를 입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구체는 주인의 몸을 지난 직후 서로의 길을 잃었다. 하나는 위로, 다른 하나는 아래로 움직였다.

알루카드는 데스의 등 뒤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팔꿈치가 마른 어깨뼈를 내리쳤다.

뼈가 꺾였다.

데스가 몸을 돌리기 전에 두 번째 타격이 후드 옆을 쳤다. 세 번째는 소매 밖으로 드러난 손목.

큰 낫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

데스의 무기는 주인이 놓았다고 해서 다른 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는 손바닥으로 낫자루를 밀어 검은 틈 속으로 떨어뜨렸다.

낫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작은 낫을 흩뿌리며 공격하는 Death - PortForward
작은 낫을 흩뿌리며 공격하는 Death - PortForward

중간에서 멈춘 뒤 다시 데스의 손으로 날아갔다.

알루카드는 그 움직임을 보며 한 걸음 물러났다.

무기를 빼앗을 수는 없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시간을 만들 수는 있었다.

데스의 손이 낫자루를 잡는 순간 알루카드는 다시 들어갔다.

주먹이 후드 아래에 닿았다.

검은 천이 뒤로 젖혀졌다.

잠깐 동안 얼굴이 보였다.

얼굴은 없었다.

갈라진 두개골과, 그 안쪽을 가득 채운 붉은 어둠뿐이었다.

그 어둠 깊은 곳에서 눈 하나가 알루카드를 바라보았다.

데스의 눈이 아니었다.

더 오래되고, 더 익숙했다.

Eye of Vlad.

검붉은 눈동자가 뼈 안쪽에 매달려 있었다.

네 유해가 동시에 뛰었다.

쿵.

눈동자가 대답했다.

쿵.

데스의 두개골이 다시 천에 덮였다.

알루카드는 더 다가가지 못했다.

두 녹색 구체가 등 뒤까지 돌아와 있었다.

하나는 왼쪽 어깨.

다른 하나는 오른쪽 허리.

그는 앞으로 몸을 던졌다.

구체들이 바로 뒤에서 서로 스쳤다.

초록빛이 폭발하지 않았다.

대신 두 구체가 데스의 손짓에 끌려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이전보다 빨랐다. 그들은 데스의 양옆에서 멈춰 육각형의 거대한 문양으로 펼쳐졌다.

선들이 허공을 그었다.

두 개의 녹색 육각형.

그 중심에서 해골이 나왔다.

살 없는 머리뼈는 불에 타고 있지 않았다. 텅 빈 눈구멍 안에서 초록빛이 흘렀다. 첫 번째 해골이 입을 벌렸다.

알루카드는 머리를 숙였다.

해골은 그의 머리 위를 지나 두 번째 문양으로 들어갔다.

사라지지 않았다.

반대편 육각형에서 다시 나왔다.

이번에는 아래쪽.

알루카드는 뛰었다.

해골이 장화 밑을 스쳤다.

두 번째 해골이 첫 문양에서 나왔다. 곧장 오지 않고 낮게 내려갔다가 크게 휘어 위로 솟았다.

하나의 공격이 아니었다.

두 문양 사이를 오가며 궤도를 바꾸는 길이었다.

작은 낫들까지 다시 나타났다.

알루카드는 중앙 석대에 내려섰다.

왼쪽에서 해골.

오른쪽에서 작은 낫 둘.

뒤에서는 다른 해골.

위쪽에는 데스.

그는 눈을 감았다.

보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Echo of Bat의 반향을 아주 짧게 내보냈다.

파문이 전투실을 훑었다.

작은 낫은 날카로운 선으로 돌아왔다.

해골은 비어 있는 둥근 형태.

녹색 문양은 벽처럼 넓었으나 두께가 없었다.

데스의 몸은 거의 아무것도 돌려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후드 안쪽의 Eye만은 달랐다.

다섯 유해가 하나의 밝은 점을 만들어 반향 속에서 뛰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눈을 떴다.

해골 하나가 정면에서 왔다.

그는 옆으로 피하지 않았다.

머리를 낮추고 앞으로 달렸다.

해골은 그의 등 뒤에서 위로 휘었다. 작은 낫 둘이 허리를 향했지만, 그는 첫 번째를 손등으로 쳐내고 두 번째 아래로 미끄러졌다.

데스가 높이 올라갔다.

알루카드는 Leap Stone으로 따라갔다.

한 번.

허공에서 두 번째.

데스의 큰 낫이 가로로 휘둘러졌다.

알루카드는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낫날 안쪽으로 들어갔다. 날이 몸을 지나친 순간 양손으로 자루를 붙잡았다.

데스와 알루카드 사이에서 낫자루가 비틀렸다.

마른 손의 힘은 예상보다 강했다.

그러나 성 입구에서와 같지 않았다.

그때 알루카드는 장비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데스의 무기가 어느 방향으로 힘을 주는지 손바닥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알루카드는 자루를 빼앗으려 하지 않았다.

아래로 눌렀다.

데스의 상체가 조금 숙여졌다.

알루카드는 이마로 후드 아래의 두개골을 들이받았다.

뼈가 금 가는 소리.

Eye가 흔들렸다.

네 유해가 더 크게 뛰었다.

쿵.

데스의 형상이 무너졌다.

검은 옷자락이 안쪽으로 접혔다. 마른 손이 낫을 놓쳤다. 녹색 육각형들이 흔들리고 해골들의 궤도가 어긋났다.

알루카드는 데스의 어깨를 붙잡은 채 중앙 석대로 함께 떨어졌다.

검은 몸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

충돌 직전 수백 마리의 검은 벌레처럼 흩어졌다.

알루카드의 손에는 천 조각 하나만 남았다.

녹색 문양이 사라졌다.

작은 낫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챙.

챙.

챙.

금속음이 하나씩 멎었다.

큰 낫이 허공에 남았다.

곧 날부터 검은 재로 부서졌다.

전투실 한가운데에 후드만 떠 있었다.

그 안쪽에서 데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과연 강하시군요…….”

후드 아래의 두개골이 갈라졌다.

Eye of Vlad가 붉게 빛났다.

“하지만 아무리 당신이라도, 데스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검은 옷자락이 폭발하듯 벌어졌다.

알루카드는 팔로 얼굴을 가렸다.

찬 바람이 전투실을 휩쓸었다. 천장에 박혀 있던 낫들이 모두 뽑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작은 낫과 긴 낫, 녹슨 날과 깨끗한 날이 서로 부딪히며 하나의 검은 덩어리를 만들었다.

그 안에서 뼈가 자랐다.

먼저 길게 휜 척추.

척추 아래에는 다리가 없었다. 뼈마디가 뱀의 꼬리처럼 이어져 허공에서 흔들렸다. 갈비뼈는 사람의 것보다 넓게 벌어졌고, 어깨에서는 두 개의 긴 팔이 나왔다.

각 손에 짧은 낫 한 자루가 생겼다.

검은 후드는 사라졌다.

두개골의 턱은 뱀처럼 앞으로 길어졌다. 목 아래에는 살이 없었고, 갈비뼈 사이로 붉은 Eye가 드러났다.

데스가 두 번째 모습으로 바닥 가까이 내려왔다.

꼬리뼈는 석대 위를 끌었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오른손 낫이 먼저 올라갔다.

왼손도 뒤따랐다.

두 날이 머리 위에서 교차했다.

알루카드는 뒤로 뛰었다.

낫 두 자루가 동시에 내려왔다.

석대가 갈라졌다.

첫 번째 형태의 큰 낫보다 길이는 짧았다. 그러나 힘은 한곳에 모여 있었다. 돌이 V자로 벌어지고 검은 틈 속의 손들이 잘려 나갔다.

데스는 낫을 들어 올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알루카드는 그 틈을 향해 들어갔다.

주먹이 갈비뼈에 닿았다.

한 대.

두 대.

뼈는 흔들렸지만 부러지지 않았다. Eye가 갈비뼈 사이에서 그를 따라 움직였다.

세 번째 타격을 넣으려는 순간 데스의 오른팔이 먼저 돌아왔다.

짧은 낫이 알루카드의 가슴을 가로질렀다.

Spike Breaker가 날을 막았다.

갑옷의 붉은 흠집들이 한꺼번에 타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낫이 부러지지 않았다.

날이 판금 틈으로 들어가 알루카드를 옆으로 던졌다.

그는 바닥을 굴렀다.

복부의 상처가 다시 벌어졌다. 입 안에서 피 맛이 났다. 오른손을 바닥에 짚자 Medusa의 독이 손목에서 어깨까지 뛰었다.

데스는 따라오지 않았다.

뼈로 된 상체를 뒤로 젖혔다.

쌍낫을 든 두 번째 모습으로 변한 Death - PortForward
쌍낫을 든 두 번째 모습으로 변한 Death - PortForward

오른손 낫을 던졌다.

날은 곧게 날아왔다.

알루카드는 뛰어넘었다.

낫이 허리 아래를 지나 전투실 끝까지 갔다.

피했다고 생각했다.

등 뒤에서 금속이 공기를 자르는 소리가 났다.

돌아온다.

알루카드는 몸을 돌렸다.

낫은 처음보다 낮았다.

장화 높이.

그는 다리를 들어 올렸지만 날이 종아리를 스쳤다. 가죽과 살이 함께 갈라졌다.

균형이 무너졌다.

데스의 왼손 낫이 이어서 날아왔다.

이번에는 가슴 높이였다.

알루카드는 바닥에 한쪽 무릎을 댄 채 상체를 젖혔다. 날이 코앞을 지나갔다.

돌아올 때는 더 낮을 것이다.

그는 일어서지 않았다.

왼손 낫이 되돌아와 머리카락 끝을 자르고 데스의 손으로 들어갔다.

오른손 낫도 곧 돌아왔다.

데스는 두 무기를 다시 머리 위로 올렸다.

알루카드는 상처 난 다리를 끌며 옆으로 움직였다.

두 날이 내려왔다.

그는 Form of Mist로 피했다.

검은 안개 사이를 낫이 통과했다. 그러나 데스는 첫 형태처럼 멈추지 않았다. 뼈로 된 꼬리를 휘둘러 안개를 흔들었다.

물리적인 충격은 없었다.

그런데 알루카드의 안개는 밀려났다.

꼬리는 뼈처럼 보였지만 무게가 없었다. 칼날이나 주먹이 아니라 방향을 흔드는 그림자였다.

알루카드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며 중앙 석대 끝에 내려섰다.

데스가 가까이 왔다.

오른손 낫이 위.

왼손 낫이 아래.

한쪽을 피하면 다른 날이 기다리는 자세였다.

알루카드는 뒤로 물러났다.

데스는 일정한 속도로 따라왔다.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꼬리뼈는 바닥을 밀지 않았다. 몸 전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줄에 매달린 채 움직였다. 발걸음이나 어깨의 흔들림으로 공격 거리를 읽을 수 없었다.

오른손 낫이 움직였다.

알루카드는 위쪽 날을 보았다.

왼손이 먼저 찔러 왔다.

그는 옆으로 틀었지만 날끝이 Spike Breaker 아래를 파고들었다. Medusa에게 베인 복부의 상처와 같은 자리를 찔렀다.

숨이 끊겼다.

데스가 오른손 낫을 내려쳤다.

알루카드는 팔뚝을 들어 막았다.

금속이 갈라졌다.

Spike Breaker의 손목 보호대가 떨어졌다.

짧은 낫날이 오른팔을 스쳤다. 망토로 감았던 물린 상처가 다시 열렸다. 검은 피가 데스의 낫 위에 묻었다.

Eye of Vlad가 그 피를 바라보았다.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알루카드는 데스의 두개골이 아니라 그 눈을 보았다.

Eye는 공격할 곳을 보는 것이 아니었다.

알루카드가 피하려는 곳을 먼저 보고 있었다.

작은 낫들이 그랬다.

녹색 구체와 해골도 그랬다.

데스의 모든 공격은 현재의 몸보다 다음 선택을 겨냥했다.

성 입구에서 장비를 빼앗긴 일도 마찬가지였다.

무기를 빼앗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빈손으로 남은 알루카드가 뒤로 물러날 것이라 생각했다. 성을 오르기 전에 스스로 약함을 인정하고 돌아설 것이라 판단했다.

데스는 언제나 다음 선택을 먼저 보았다.

그러나 보았다는 것과 결정했다는 것은 달랐다.

알루카드는 오른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Mormegil이 꽂힌 곳.

Eye가 그 방향으로 움직였다.

데스의 오른팔도 검 쪽으로 기울었다.

알루카드는 반대로 들어갔다.

꼬리뼈를 향해.

뼈 사이로 몸이 통과했다.

차갑지 않았다.

아무 감각도 없었다.

두 번째 형태의 꼬리는 몸이 아니었다. 죽음이라는 형상을 길게 보이게 하는 그림자였다.

알루카드는 데스의 등 뒤로 나왔다.

주먹으로 척추 위쪽을 쳤다.

뼈마디 하나가 부러졌다.

데스의 상체가 뒤로 꺾였다.

알루카드는 두 번째 타격을 가하지 않았다.

멀어졌다.

데스가 몸을 되돌리며 오른손 낫을 던졌다.

예상한 공격.

알루카드는 뛰지 않았다.

날이 가슴 높이로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마지막 순간 몸을 낮췄다.

낫이 머리 위를 지나갔다.

데스는 왼손 낫도 던졌다.

이번에는 낮았다.

알루카드는 Leap Stone으로 뛰었다.

첫 도약으로 왼손 낫을 넘었다.

허공에서 두 번째 발걸음을 밟아 데스의 머리 위까지 올라갔다.

오른손 낫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처음보다 낮은 길.

알루카드는 공중에서 몸을 비틀었다.

낫이 그의 아래를 지나 데스를 향했다.

데스는 오른팔을 뻗어 손잡이를 잡았다.

그 순간 알루카드가 떨어졌다.

두 발이 데스의 팔뚝을 밟았다.

낫을 받아 내던 팔이 아래로 꺾였다.

알루카드는 낫자루를 양손으로 잡았다.

빼앗으려 하지 않았다.

데스의 손과 함께 쥐었다.

왼손 낫도 되돌아오고 있었다.

데스의 빈 왼손이 그것을 향해 뻗었다.

알루카드는 오른손 낫의 방향을 틀었다.

날이 돌아오는 왼손 낫과 충돌했다.

두 금속이 서로 물렸다.

데스의 양팔이 한곳에 묶였다.

Eye가 크게 열렸다.

알루카드는 낫자루를 놓고 갈비뼈 안으로 손을 넣었다.

붉은 눈동자가 손바닥을 향해 돌아왔다.

그 안에 비친 것은 현재의 얼굴이 아니었다.

성 입구의 알루카드.

장비를 모두 빼앗기고 빈손으로 서 있던 모습.

그 뒤로 다른 모습들이 겹쳤다.

Short Sword를 처음 쥔 손.

Slogra의 창을 피하던 발.

Doppelganger의 흉내를 깨뜨리던 검끝.

리사의 거짓된 얼굴을 베기 전에 멈춘 시선.

리히터의 몸이 아니라 조종 구체를 겨눈 칼날.

다른 선택들이었다.

Eye는 결과를 보았지만 그 선택이 이루어진 순간을 알지 못했다.

알루카드는 눈동자를 움켜쥐었다.

차가운 유리 같은 감촉.

데스의 턱이 벌어졌다.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묶였던 두 낫이 서로를 밀어내며 풀렸다.

오른쪽 날이 알루카드의 목으로 돌아왔다.

그는 Eye를 놓지 않았다.

왼손으로 데스의 갈비뼈 하나를 잡았다.

몸을 안쪽으로 당겼다.

낫은 그의 목을 지나 데스 자신의 척추를 잘랐다.

뼈마디들이 흩어졌다.

상체가 기울었다.

알루카드는 Eye of Vlad를 잡아당겼다.

붉은 실 같은 혈관이 갈비뼈 안쪽에서 늘어났다.

데스의 남은 낫이 그의 등을 내리쳤다.

Spike Breaker가 마지막으로 붉게 빛났다.

쾅.

등판 중앙에 금이 갔다.

거대한 낫을 던지는 Death의 두 번째 형태 - PortForward
거대한 낫을 던지는 Death의 두 번째 형태 - PortForward

알루카드의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손가락이 Eye에서 미끄러졌다.

데스가 다시 낫을 올렸다.

한 번 더 맞으면 갑옷이 아니라 등뼈가 부러질 터였다.

알루카드는 오른손을 더 깊이 넣었다.

Medusa에게 물린 자리가 갈비뼈에 긁혔다. 독과 검은 피가 데스의 몸 안으로 번졌다.

Eye가 눈꺼풀 없이 떨렸다.

네 유해가 가슴에서 뛰었다.

Ring.

Rib.

Heart.

Tooth.

각기 다른 곳에서 회수한 아버지의 흔적들이 다섯 번째 것을 불렀다.

쿵.

Eye가 크게 열렸다.

알루카드 자신의 얼굴이 그 안에 비쳤다.

아버지와 닮은 눈.

어머니에게서 받은 입술.

어느 쪽도 완전히 지울 수 없는 얼굴.

낫이 내려왔다.

알루카드는 Eye를 비틀었다.

혈관이 끊어졌다.

눈이 갈비뼈 사이에서 빠져나왔다.

데스의 낫은 그의 등에 닿지 않았다.

팔이 공중에서 멈췄다.

뼈로 된 손가락이 하나씩 펴졌다.

낫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돌아가지 않았다.

금속이 돌에 닿으며 길고 낮은 소리를 냈다.

데스의 두개골이 알루카드를 내려다보았다.

붉은 빛은 없었다.

입이 열렸다.

검은 먼지 한 줌이 턱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척추가 위쪽부터 무너졌다.

갈비뼈들이 한쪽씩 떨어졌다. 팔은 낫을 다시 잡으려 하지 않았다. 뱀처럼 이어졌던 꼬리뼈는 바닥에 닿기 전에 그림자로 풀렸다.

두개골만 잠시 허공에 남았다.

이마의 금이 벌어졌다.

성 입구에서 마지막으로 들었던 웃음과 닮은 숨이 흘렀다.

그러나 이번에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두개골이 검은 재가 되었다.

재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위로 솟지도 않았다.

전투실 한가운데에서 방향을 잃고 머물렀다. 작은 먼지들이 잠시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다가 흩어졌다.

침묵이 찾아왔다.

천장에 남아 있던 마지막 작은 낫 하나가 떨어졌다.

챙.

그 뒤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

검은 틈에서 올라와 흔들리던 손들도 움직임을 멈췄다. 잘린 손가락과 손목이 천천히 아래로 가라앉았다.

알루카드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숨을 들이쉬었다.

폐 안으로 공기가 들어왔다.

거칠고 짧은 숨.

그러나 남아 있었다.

그는 오른손을 폈다.

Eye of Vlad가 손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사람의 눈과 같은 크기였지만 살로 되어 있지 않았다. 검붉은 수정 안에 가느다란 금빛 동공이 떠 있었다. 뒤쪽에는 방금 끊어진 혈관 대신 검은 실 몇 가닥이 붙어 있었다.

눈꺼풀은 없었다.

그런데도 Eye는 한 번 감겼다가 다시 열리는 듯 빛을 잃고 되찾았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Eye 안에는 데스가 보이지 않았다.

전투실도 비치지 않았다.

대신 성의 중심을 둘러싼 다섯 개의 문이 보였다.

첫 번째 문에는 고리 모양의 자국.

두 번째에는 갈비뼈 같은 기둥.

세 번째에는 굳은 피의 균열.

네 번째에는 길게 팬 이빨 자국.

마지막 문에는 눈이 새겨져 있었다.

다섯 문은 서로 다른 곳에 있었으나 동시에 하나의 방을 향해 열리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Eye를 손가락으로 감쌌다.

환영이 사라졌다.

그는 일어섰다.

오른쪽 종아리에서 피가 흘렀고, 복부의 상처는 갑옷 아래를 붉게 적셨다. 왼쪽 어깨에는 작은 낫이 남긴 자국이 있었고, Spike Breaker의 등판은 중앙부터 갈라져 있었다.

갑옷을 벗으면 다시 입지 못할 만큼 손상되어 있었다.

알루카드는 버리지 않았다.

부서진 채로 몸에 남겨 두었다.

그는 중앙 석대로 걸어가 Mormegil을 뽑았다.

검은 칼날은 조용했다.

데스에게 빼앗긴 어둠을 되찾으려 하지 않았다. 칼날에 생긴 회색 균열은 더 선명해졌고, 날의 일부는 빛을 반사하기 시작했다.

알루카드는 손가락으로 균열을 쓸었다.

“너도 모든 것을 베지는 못한다.”

Mormegil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검을 검집에 넣었다.

Eye of Vlad를 가슴 가까이 가져갔다.

Ring이 먼저 뛰었다.

쿵.

Rib.

쿵.

Heart.

쿵.

Tooth.

쿵.

마지막으로 Eye가 박동했다.

쿵.

다섯 소리가 하나로 겹쳤다.

전투실의 벽이 흔들렸다.

거꾸로 매달린 개 머리 석상의 눈에서 먼지가 쏟아졌다. 반대편 석대 뒤에 있던 바위가 갈라졌다. 가느다란 금이 세로로 뻗은 뒤, 양쪽 돌벽이 안쪽으로 밀려 들어갔다.

문이 열린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곳에 있던 통로를 덮고 있던 암벽이 자리를 비켰다.

그 너머에는 성의 벽돌로 만든 복도가 있었다.

암굴의 거친 돌과 달리 바닥은 매끄럽게 닦여 있었다. 양쪽 벽에는 촛대가 있었지만 불은 없었다. 복도 끝은 어둠에 잠겨 보이지 않았다.

알루카드는 다섯 유해를 안주머니에 넣었다.

서로 가까워진 유해들은 계속 뛰었다.

이제 다른 방향을 부르지 않았다.

모두 성의 중심을 향했다.

그는 열린 통로에 발을 들였다.

장화가 바닥에 닿았다.

또각.

복도 깊은 곳에서 같은 소리가 돌아왔다.

또각.

반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알루카드는 두 번째 걸음을 내디뎠다.

또각.

어둠 속에서도 두 번째 걸음이 이어졌다.

또각.

그는 보폭을 줄였다.

저쪽의 발소리도 똑같이 짧아졌다.

알루카드는 오른손을 Mormegil의 손잡이에 올렸다.

가죽 장갑이 손잡이를 누르는 작은 소리.

복도 끝에서도 같은 마찰음이 났다.

그는 검을 손가락 한 마디만큼 뽑았다.

검은 날이 검집 안쪽을 긁었다.

스릉.

어둠 속에서 또 하나의 검이 같은 길이만큼 뽑혔다.

스릉.

아직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알루카드는 상대가 어떻게 서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오른발이 반걸음 뒤.

왼쪽 어깨는 약간 낮게.

검을 완전히 뽑기 전 엄지로 손잡이와 검집 사이의 거리를 확인하는 습관.

자신의 자세였다.

복도 안쪽에서 은빛 머리카락 한 올이 촛대 사이를 스쳤다.

알루카드는 검을 다시 밀어 넣었다.

어둠 속의 검도 동시에 검집으로 돌아갔다.

철컥.

그는 앞으로 걸었다.

맞은편의 발소리도 다가오기 시작했다.

다섯 유해가 성의 중심을 향해 뛰는 동안, 복도 끝의 무언가는 알루카드의 심장이 아니라 그의 걸음을 따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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