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소설 18화] 이름을 감는 붕대

천장으로 흐르던 물이 알루카드의 피를 훔쳐 갔다.

Reverse Clock Tower를 벗어난 직후였다. 낮은 석조 통로의 머리 위로 검은 물이 강처럼 흘렀다. 아래쪽 성에서라면 바닥이었을 면을 따라 물결이 지나가고, 물고기의 흰 배가 그 안에서 천장을 향해 뒤집혀 있었다.

알루카드가 손으로 옆구리를 누르자 손가락 사이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Darkwing Bat의 송곳니가 같은 자리를 두 번 찌른 상처였다. 핏방울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가느다란 실처럼 위로 올라갔다.

천장의 물이 그것을 받아 삼켰다.

검은 수면 아래로 붉은 선이 길게 퍼졌다.

그 순간 안주머니 속 Ring of Vlad가 뛰었다.

쿵.

물속 어딘가에서 두 번째 박동이 대답했다.

쿵.

알루카드는 걸음을 멈췄다.

두 소리는 같지 않았다. 반지의 박동은 낮고 단단했다. 물 너머의 소리는 갈라진 뼈 안에서 울리는 듯 메말라 있었다. 그러나 서로를 향하고 있었다.

그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피가 번진 자리에서 물살이 갈라졌다. 붉은 선은 통로가 꺾이는 곳까지 이어진 뒤, 벽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성이 길을 보여 주는 방식은 언제나 친절과 닮은 함정이었다.

알루카드는 망토의 남은 자락을 찢었다.

천이 이미 불과 피를 너무 많이 먹어 잘 찢어지지 않았다. 그는 이빨로 끝을 물어 당긴 뒤 옆구리에 감았다. 매듭을 조이자 상처에서 새 피가 밀려 나왔다. 혈향이 통로에 퍼졌다.

천장의 물고기들이 동시에 멈췄다.

수십 개의 창백한 눈이 아래를 향했다.

알루카드는 손을 Mormegil의 손잡이에 얹은 채 걸었다. 물고기들은 따라오지 않았다. 그가 지나간 뒤에야 다시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물살과 반대 방향으로 헤엄쳤다.

통로가 좁아질수록 공기는 건조해졌다.

머리 위로 흐르던 물은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끝났다. 마지막 물결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혀 위로 솟은 뒤, 천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경계 너머에는 물 냄새 대신 소금과 송진, 오래 태운 향의 냄새가 있었다.

바닥에는 모래가 깔려 있었다.

바람도 없는 곳에서 모래가 가느다란 선을 그리며 움직였다. 알루카드의 장화 앞에서 물러났다가 뒤에서 다시 모였다. 그 선들은 글자처럼 보였으나 읽을 수 없었다. 문장이라기보다 오래전에 지워진 이름들의 획이었다.

Ring of Vlad가 다시 뛰었다.

쿵.

이번에는 벽 너머의 박동이 더 가까웠다.

알루카드는 손을 안주머니에 넣지 않았다. 반지가 이끄는 방향을 이미 알았다.

노란 돌문이 통로 끝에 서 있었다.

문에는 손잡이가 없었다. 사람의 갈비뼈를 본뜬 열두 개의 돌기둥이 양쪽에서 맞물려 문을 이루고 있었다. 중앙의 틈에는 검은 천 조각 하나가 끼어 있었다.

아니었다.

천이 아니었다.

누렇게 변한 붕대 끝이었다.

알루카드가 한 걸음 다가가자 붕대가 문틈 안으로 미끄러져 사라졌다.

돌기둥들이 갈비뼈처럼 벌어졌다.

문이 열렸다.

---

묘실에는 관이 없었다.

대신 방 전체가 하나의 관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벽과 바닥은 검은 목재로 덮여 있었고, 가장자리마다 금빛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네 모서리에는 사람 키만 한 향로가 놓여 있었다. 불은 꺼졌지만 그 안의 재가 천천히 위로 흘러 천장에 붙었다.

알루카드는 문턱에서 멈췄다.

방 중앙에 붕대 더미가 있었다.

사람 하나를 감고도 남을 양이었다. 낡은 천들이 서로 얽힌 채 바닥에서 미세하게 들썩였다. 움직임은 숨을 쉬는 가슴과 닮았지만,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소리는 없었다.

붕대 아래에서 메마른 박동만 들렸다.

쿵.

Ring of Vlad가 대답했다.

쿵.

천 조각 하나가 더미에서 풀려 나왔다.

그 뒤를 두 번째가 따랐다.

붕대들은 뱀처럼 바닥을 기어가다 허공으로 일어섰다. 가운데의 천 더미가 서서히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다. 먼저 두 다리. 굽은 허리. 지나치게 긴 팔. 마지막으로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 검은 구멍 두 개가 나타났다.

Akmodan II가 일어섰다.

몸은 마른 시체보다 컸다. 수백 겹의 붕대 사이로 검게 굳은 살이 보였고, 가슴 중앙은 다른 곳보다 두껍게 감겨 있었다. 금실로 꿰맨 문양이 붕대 표면을 가로질렀다. 왕관처럼 솟은 머리 장식 아래에는 코도 입술도 없었다.

그런데도 놈이 숨을 내쉬었다.

검은 구멍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왔다. 오래 닫아 둔 무덤을 열었을 때의 냄새가 방을 채웠다.

알루카드는 Mormegil을 뽑았다.

Reverse Quarters의 뒤집힌 법정으로 들어가는 Alucard - PortForward
Reverse Quarters의 뒤집힌 법정으로 들어가는 Alucard - PortForward

첫 번째 붕대가 날아왔다.

곧게 뻗지 않았다. 바닥 가까이 내려왔다가 허리 높이로 솟고, 다시 어깨를 향해 휘었다. 파도가 세 번 접히는 움직임이었다.

알루카드는 칼을 세워 천을 잘랐다.

검은 칼날이 붕대를 두 조각 냈다.

잘린 두 끝이 멈추지 않았다.

하나는 손목을 감았고 다른 하나는 검날을 휘감았다. 이어 두 번째 붕대가 반대편에서 날아와 팔꿈치를 묶었다. 알루카드는 뒤로 물러나며 검을 당겼지만, 천은 당길수록 더 짧아졌다.

Akmodan II가 팔을 벌렸다.

붕대가 한꺼번에 수축했다.

알루카드의 몸이 앞으로 끌려갔다.

미라의 얼굴에 있던 검은 구멍이 벌어졌다. 안쪽에서 보랏빛 불씨 세 개가 생겼다.

첫 번째 불씨가 날아왔다.

짧은 거리를 천천히 떠오다가 알루카드의 가슴 앞에서 갑자기 속도를 높였다. 그는 묶인 팔을 비틀어 Spike Breaker의 오른쪽 판금으로 받아 냈다.

불씨가 터졌다.

불은 뜨겁지 않았다.

차가웠다.

갑옷에 닿은 보랏빛 불꽃이 금속을 태우지 않고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알루카드의 심장이 한 박자 늦게 뛰었다. 두 번째 불씨가 왼쪽 어깨를 스쳤다. 사라진 어깨판 아래의 화상과 새 상처가 동시에 검게 변했다.

세 번째는 옆구리의 붕대를 향했다.

알루카드는 몸을 안개로 풀었다.

손목과 검을 감고 있던 천이 허공을 조였다. 검은 안개가 그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옆구리에 감아 둔 망토 천에 밴 피는 안개 속에서도 붉은 선으로 남았다. 보랏빛 불씨는 그 선을 따라 흩어진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피를 먹은 매듭이 검게 타올랐다.

저주가 상처 안으로 들어왔다.

알루카드는 묘실 반대편에서 몸을 되찾았다.

왼쪽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검은 문양이 옆구리에서 가슴을 지나 팔 안쪽으로 뻗고 있었다. 모래 위에서 보았던 지워진 이름의 획과 같았다. 문양이 손목에 도달할 때마다 손가락 하나가 감각을 잃었다.

Akmodan II가 두 팔을 내렸다.

놈의 몸이 무너졌다.

수백 겹의 붕대가 바닥에 쏟아졌다. 그 아래에는 뼈도 살도 없었다.

알루카드는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향로 뒤에서 붕대가 위로 솟았다. 머리 장식과 긴 팔이 다른 자리에서 다시 만들어졌다. Akmodan II는 걷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풀어 천으로 이동한 뒤 다시 감아 형태를 만들었다.

놈이 팔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붕대 세 줄이 서로 다른 높이로 날아왔다.

하나는 발목.

하나는 가슴.

마지막 하나는 뛰어오를 공간을 막기 위해 머리 위를 지나갔다.

알루카드는 검을 휘두르지 않았다.

첫 번째 천을 밟고, 두 번째 아래로 몸을 낮췄다. 세 번째가 내려오는 순간 Leap Stone의 힘으로 허공을 다시 밟아 그 위를 넘었다.

붕대들은 뒤쪽 벽에 부딪히지 않았다.

벽을 뚫고 사라졌다.

한 박자 뒤, 알루카드의 등 뒤에서 다시 나왔다.

그는 몸을 틀었지만 왼팔이 늦었다. 검은 문양이 팔꿈치까지 올라와 있었다. 붕대 한 줄이 목을 감았다.

Akmodan II가 손을 움켜쥐었다.

천이 조여 왔다.

알루카드는 오른손으로 붕대를 잡았다. Mormegil은 왼손에 있었지만 손가락이 굳어 검을 제대로 쥐지 못했다. 목의 천에서는 소금과 송진 냄새가 났다. 그 아래에 다른 냄새가 섞여 있었다.

피였다.

자신의 피가 아니었다.

수백 명의 피가 붕대 안에서 말라 있었다. 천에 감겼던 사람들의 마지막 체온과 두려움이 검은 가루가 되어 피부에 달라붙었다.

저주는 죽이는 힘이 아니었다.

움직임을 하나씩 지우는 힘이었다.

손가락을 지우고.

팔을 지우고.

마지막에는 심장이 뛰어야 할 이유까지 잊게 만드는 힘.

알루카드는 목을 조르는 천에서 손을 떼었다.

Akmodan II의 방으로 내려가는 통로 - PortForward
Akmodan II의 방으로 내려가는 통로 - PortForward

대신 Mormegil의 손잡이를 오른손으로 옮겼다.

검이 어둡게 빛났다.

그는 붕대를 자르지 않고, 천이 나온 벽의 금빛 문양을 내리쳤다.

돌과 목재 사이에 숨겨져 있던 고리가 끊어졌다.

목을 감은 붕대에서 힘이 빠졌다.

알루카드는 천을 풀어 바닥에 던졌다.

Akmodan II의 검은 눈구멍이 그를 향했다.

붕대들은 허공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 방의 벽과 바닥, 향로 뒤에 박힌 수십 개의 고리를 통과해 당겨지고 있었다. 이 묘실 전체가 놈의 두 번째 몸이었다.

알루카드는 가장 가까운 고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Mormegil의 검은 빛이 금속에 스며들었다.

고리가 부서지기 전, Akmodan II의 가슴 문양이 붉게 빛났다.

검에서 흘러나간 어둠이 붕대를 따라 놈에게 빨려 들어갔다.

미라의 굽은 허리가 펴졌다.

잘려 있던 붕대들이 새 살처럼 몸에 붙었다. 검은 눈구멍 안에 붉은 불이 켜졌다.

Mormegil이 기뻐하며 떨었다.

상대가 죽음과 가까울수록 힘을 드러내던 검이었다. 그러나 이곳의 죽음은 검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Akmodan II는 검에서 나온 어둠을 자신의 장례 천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검을 바닥으로 내렸다.

첫 번째 판단이 틀렸다.

붕대를 자르면 두 개의 공격이 되었다.

검의 어둠을 사용하면 놈의 몸이 회복되었다.

그는 Mormegil을 검집에 넣었다.

Akmodan II가 머리를 뒤로 젖혔다.

입이 없는 얼굴에서 보랏빛 불씨들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셀 수 없었다.

불씨들은 먼 거리까지 날아오지 않았다. 미라 주위에 원을 그리며 머물다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만 태웠다. 동시에 붕대들이 바닥과 벽에서 솟아 알루카드의 길을 좁혔다.

놈은 전장을 바꾸고 있었다.

처음에는 천을 보내 알루카드를 끌어당겼다. 이제는 불의 원 안에 머문 채 붕대로 바깥을 막았다. 알루카드가 접근하면 보랏빛 불이 저주를 더하고, 거리를 두면 붕대가 사방에서 몸을 감쌌다.

왼팔의 검은 문양이 어깨에 닿았다.

팔 전체가 아래로 늘어졌다.

Spike Breaker의 남은 무게가 오른쪽으로 쏠렸다. 알루카드는 균형을 잡으려 발을 벌렸다. 그 순간 발밑의 모래가 움직였다.

가느다란 선들이 그의 장화 주위를 감쌌다.

모래 위에 이름 하나가 나타나고 있었다.

처음 두 글자는 알아볼 수 없었다.

세 번째 획이 완성되자 알루카드는 그것이 자신의 이름을 흉내 내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어느 쪽도 아니었다.

아드리안도.

알루카드도.

Akmodan II가 죽은 자에게 붙이는 새 이름이었다.

알루카드는 장화를 움직여 글자를 지웠다.

“내 이름은 네 것이 아니다.”

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가슴의 붉은 문양만 더 밝아졌다.

안주머니 속 Ring of Vlad가 뛰었다.

쿵.

Akmodan II의 가슴에서도 박동이 울렸다.

쿵.

두 소리 사이에서 붕대의 움직임이 아주 잠깐 멎었다.

알루카드는 고개를 들었다.

반지가 뛸 때마다 미라의 가슴을 감은 천이 한 겹씩 팽팽해졌다. 그 안의 유해가 Ring of Vlad에 대답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오려 하고 있었다. Akmodan II는 붕대로 그것을 다시 눌러 감았다.

유해가 놈의 힘인 동시에 감옥이었다.

Darkwing Bat과 같았다.

수호자가 유해를 지키는 것이 아니었다.

관에서 몸을 일으킨 Akmodan II - PortForward
관에서 몸을 일으킨 Akmodan II - PortForward

유해가 수호자를 떠나지 못하게 붙잡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묘실의 네 향로를 바라보았다.

불은 꺼져 있었지만 재 아래에 열이 남아 있었다. Akmodan II가 불씨를 내뿜을 때마다 향로 속의 재가 붉게 빛났다. 미라의 화염도 방 안의 장례 불에서 끌어온 것이었다.

그는 가장 가까운 향로를 발로 찼다.

무거운 금속이 옆으로 넘어졌다. 붉은 재가 바닥에 쏟아졌다.

Akmodan II가 팔을 뻗었다.

붕대들이 알루카드의 발목을 향해 몰려왔다.

그는 피하지 않고 천 한 줄을 잡았다. 검은 문양이 오른손 손등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알루카드는 천을 놓지 않은 채 뒤로 달렸다.

붕대가 팽팽해졌다.

벽의 고리 세 개가 동시에 울렸다.

Akmodan II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알루카드는 붕대를 붉은 재 위로 끌었다.

천에 불이 붙었다.

노란 불꽃이 아니라 푸른 불이었다. 수백 년 동안 스며든 송진과 향유가 깨어나며 붕대 안쪽을 따라 달렸다. 불은 알루카드 쪽이 아니라 Akmodan II의 몸을 향해 번졌다.

미라가 몸을 풀어 이동하려 했다.

붕대가 바닥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불붙은 한 줄이 벽의 고리를 지나 몸 전체와 이어져 있었다. 다른 곳에서 다시 형태를 만들기 전에 불이 길을 따라갔다. 향로 뒤에서 솟던 붕대에도 푸른 불꽃이 번졌다.

묘실의 네 벽에서 동시에 비명이 났다.

Akmodan II가 방 중앙에서 다시 몸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완전하지 않았다. 오른팔의 붕대 절반이 타 없어져 검게 굳은 뼈가 드러났다. 얼굴의 천이 벗겨지고, 입이 있어야 할 자리에 세로로 갈라진 틈이 나타났다.

놈은 틈을 벌렸다.

보랏빛 불이 아니라 검은 모래가 쏟아졌다.

모래는 바닥에 닿지 않고 알루카드를 향해 날아왔다. 그 안에는 수천 개의 작은 글자가 섞여 있었다. 지워진 이름들. 붕대에 감긴 채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기억했던 자기 자신.

알루카드는 Form of Mist를 사용하지 않았다.

안개가 되면 저 글자들이 흩어진 몸 하나하나에 달라붙을 터였다.

그는 Leap Stone의 힘으로 뛰어올랐다. 검은 모래가 장화 밑을 지나갔다. 허공을 한 번 더 밟아 미라의 머리 위로 넘어갔다.

Akmodan II가 몸을 돌렸다.

타지 않은 붕대들이 등에서 창처럼 뻗었다.

알루카드는 공중에서 Mormegil을 뽑았다.

검은 힘을 깨우지 않았다. 마검의 갈망을 손아귀로 눌러 단순한 칼날로 만들었다. 붕대를 베지 않고 그 사이의 금실만 끊었다.

한 줄.

두 줄.

가슴을 조이던 문양이 풀렸다.

Ring of Vlad가 강하게 뛰었다.

쿵.

미라의 가슴 안에서 뼈가 문을 두드렸다.

쿵.

Akmodan II가 두 팔로 가슴을 감쌌다. 불탄 붕대가 마지막으로 조여 들었다. 알루카드는 미라의 어깨를 밟고 몸을 낮췄다.

Mormegil의 칼끝을 붕대가 아니라 가슴 중앙의 검게 굳은 틈에 넣었다.

놈이 남은 팔로 그의 목을 붙잡았다.

마른 손가락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검은 문양이 알루카드의 턱까지 올라왔다. 시야 가장자리에서 색이 사라졌다.

모래 위에 새 이름이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

알루카드는 검을 놓지 않았다.

왼팔은 움직이지 않았다. 오른손만으로 손잡이를 비틀었다.

검게 굳은 가슴이 갈라졌다.

안쪽에서 흰빛이 나왔다.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갈비뼈 하나가 붕대 속에 세로로 박혀 있었다. 인간의 것보다 길고, 표면에는 오래된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었다.

Rib of Vlad.

알루카드는 검을 더 깊이 밀어 넣어 뼈와 미라 사이의 금실을 끊었다.

마지막 매듭이 풀렸다.

Akmodan II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알루카드는 갈비뼈를 잡아당겼다.

독가스를 내뿜는 Akmodan II와 싸우는 Alucard - PortForward
독가스를 내뿜는 Akmodan II와 싸우는 Alucard - PortForward

유해가 가슴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묘실의 모든 붕대가 멈췄다.

푸른 불꽃도.

검은 모래도.

알루카드의 피부를 타고 오르던 저주의 문양도.

한순간 완전한 침묵이 찾아왔다.

Akmodan II가 뒤로 물러났다.

붕대 사이로 드러난 검은 뼈들이 하나씩 무너졌다. 놈은 쓰러지지 않았다. 서 있는 자세 그대로 안쪽부터 비어 갔다. 머리 장식이 바닥에 닿기 전에 먼지가 되었고, 긴 팔은 풀린 천 조각으로 변했다.

마지막 붕대 한 줄이 알루카드의 발목으로 기어왔다.

붙잡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장화 끝에 잠시 닿았다가 힘없이 놓였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베지 않았다.

천은 스스로 재가 되었다.

묘실의 벽에 새겨진 수백 개의 이름이 한꺼번에 나타났다. 금빛 문양 아래 숨겨져 있던 글자들이었다. 어느 이름도 완전하지 않았다. 첫 글자만 남은 것도 있었고 마지막 획만 남은 것도 있었다.

저주가 사라지자 알루카드의 왼손 감각이 돌아왔다.

손가락 하나.

다음 손가락.

그는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피부의 검은 문양은 사라졌지만 손목에 가느다란 선 하나가 남았다. 붕대를 감았던 흔적처럼 보였다.

알루카드는 오른손에 든 갈비뼈를 바라보았다.

유해는 차갑지 않았다.

사람의 체온과 비슷했다.

그가 Rib of Vlad를 가슴 가까이 가져가자 부러진 듯 아프던 자신의 갈비뼈가 안쪽에서 곧게 펴졌다. 힘이 되돌아온 것이 아니었다. 몸이 견뎌야 할 형태를 다시 기억한 것이었다.

안주머니의 Ring of Vlad가 갈비뼈에 닿았다.

두 유해가 동시에 뛰었다.

쿵.

쿵.

한 번은 아버지의 박동처럼 들렸다.

다음은 자신의 심장이 대답하는 소리였다.

알루카드는 두 유해를 떼어 놓았다.

박동은 멎지 않았다.

이제 세 방향에서 응답이 돌아왔다.

꿰맨 살과 번개의 냄새가 나는 곳.

거꾸로 된 기도와 돌의 숨결이 있는 곳.

작은 낫들이 어둠 속에서 서로 부딪히는 곳.

물속에서 들리던 메마른 박동은 사라졌다.

두 번째 유해를 찾은 것이다.

알루카드는 Rib of Vlad를 망토의 남은 천으로 감쌌다. 방금까지 미라를 감고 있던 붕대는 사용하지 않았다. 유해를 Ring of Vlad와 나란히 안주머니에 넣자 옷의 무게가 아주 조금 달라졌다.

묘실 반대편의 갈비뼈 문이 열렸다.

그 너머에는 긴 회랑이 있었다. 바닥과 천장에는 부서진 성상들이 늘어서 있었다. 어떤 것은 눈을 가리고 있었고, 어떤 것은 입을 스스로 꿰맨 모습이었다.

알루카드는 문턱을 넘기 전 멈췄다.

가장 가까운 석상은 갑옷을 입은 기사였다.

조각가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

갑옷 틈에서 마른 살과 손톱이 보였다. 검을 들고 도망치다 몸 전체가 돌로 굳은 사람이었다. 얼굴에는 전투의 분노가 아니라, 마지막 순간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공포가 남아 있었다.

석상의 발밑에서 가느다란 무언가가 움직였다.

비늘이 돌을 긁는 소리.

하나가 아니었다.

수십 마리의 뱀이 어둠 속에서 몸을 비비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성스러운 안경을 꺼내지 않았다.

눈으로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 앞에 있었다.

그는 눈꺼풀을 절반만 내린 채 Mormegil의 손잡이를 잡았다.

회랑 깊은 곳에서 여자가 웃었다.

그 웃음이 지나간 자리마다 돌가루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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