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levania: Symphony of the Night 소설 10화] 세 개의 목구멍이 지키는 폐광
으르렁거림은 계단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계단 자체가 내는 소리 같았다.
알루카드는 네 번째 계단에서 멈추었다. 발을 디딘 돌이 아주 조금 떨렸다. 위쪽 투기장의 먼지는 망토 끝에서 거의 떨어져 나갔지만, 쇠와 피의 냄새는 아직 옷감 안쪽에 남아 있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냄새는 달랐다. 흙, 재, 썩은 나무. 그리고 오래전에 불에 그을린 짐승의 털 냄새. 그는 손가락으로 검자루의 홈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아래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낮고 굵은 소리가 먼저 울리고, 그 뒤에 더 날카로운 소리가 따라붙었다. 마지막으로, 거의 숨에 가까운 거친 진동이 돌틈을 긁었다. 셋이 같은 몸 안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꾸는 듯한 소리. 알루카드는 짧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 성에서는 소리가 적의 모양보다 먼저 온다.
그는 내려갔다.
계단은 곧 자연석으로 변했다. 정교하게 맞물린 성의 돌벽이 사라지고, 대신 땅이 스스로 갈라져 만든 듯한 굴이 나타났다. 벽에는 곡괭이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그 자국들 위로 검은 이끼가 얇게 번져 있었다. 사람이 파낸 길을 성이 다시 자기 살처럼 삼켜 버린 흔적이었다. 천장은 낮았다가 갑자기 높아졌고, 바닥은 평평한 듯하다가 한 걸음 뒤에 깊게 꺼졌다. 폐광은 버려진 곳이 아니라, 버려진 뒤에도 계속 변해 온 곳이었다.
알루카드는 발끝으로 먼저 돌을 눌렀다. 단단한지, 젖었는지, 속이 비었는지. 지하 수로에서 배운 습관이 아직 몸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곳의 위험은 물이 아니었다. 마른 돌은 조용히 무너지고, 오래된 나무는 손을 대기도 전에 속으로 썩어 있다. 위협은 발목을 태우지 않는다. 발밑을 없애 버린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 웃었다.
작은 그림자가 천장에서 떨어졌다. 박쥐가 아니었다. 뿔 달린 작은 괴물, Gremlin이 뒤집힌 자세로 천장에 매달려 있다가 알루카드의 머리 위로 뛰어내렸다. 날개는 짧고, 손은 지나치게 길었다. 놈은 낄낄거리며 손톱으로 그의 얼굴을 노렸다.
알루카드는 고개를 기울여 피했다. 손톱이 머리카락 끝을 지나갔다. 그는 검을 크게 휘두르지 않았다. 낮은 천장 아래에서 큰 동작은 벽에 빼앗긴다. 손목만 접어 올렸다. 칼날이 작은 괴물의 몸을 지나가자, 웃음소리가 딱 끊어졌다. Gremlin은 두 조각으로 나뉘어 바닥에 떨어졌고, 그 몸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잠깐 사람 얼굴 모양을 만들었다가 사라졌다.
알루카드는 그 자리에 오래 서 있지 않았다. 작은 적은 대개 큰 적의 앞마당에 산다. 성은 위험을 한꺼번에 보여 주지 않는다. 먼저 손톱, 다음은 냄새, 그 다음에야 목구멍을 연다.
길은 아래로만 이어지지 않았다. 중간중간 오른쪽으로 빠지는 좁은 방들이 있었고, 어떤 방에는 오래된 나무 상자가 부서진 채 놓여 있었다. 광부들이 쓰던 것인지, 성이 나중에 흉내 낸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녹슨 수레 한 대가 벽에 박혀 있었다. 바퀴는 부서졌지만, 수레 안에는 흙이 아니라 뼈가 가득했다. 작은 동물의 뼈도 있었고, 사람의 손목뼈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다.
그는 수레를 지나며 멈췄다.
뼈들 위에 검게 탄 자국이 있었다. 불꽃이 위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뿜어져 나온 흔적. 어떤 뼈는 한쪽만 새까맣고, 반대쪽은 희게 남아 있었다. 불길이 지나간 방향이 명확했다. 알루카드는 그 방향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길 끝, 낮은 문턱 너머로 어두운 공동이 있었다.
으르렁거림이 다시 들렸다.
이번에는 가까웠다.
그는 검을 뽑았다. 금속음이 굴 안에서 짧게 퍼졌다. 위쪽 투기장에서는 검소리가 무대의 소리처럼 울렸지만, 여기서는 땅속에 묻히는 것처럼 낮게 죽었다. 알루카드는 검끝을 조금 낮추었다. 이곳에서는 높이 든 칼보다 낮게 기다리는 칼이 빠르다.
앞쪽 벽이 갑자기 열리며 초록빛이 번뜩였다.
식물이었다. 그러나 잎은 부드럽지 않았다. Corpseweed의 줄기가 땅에서 솟아 그의 발목을 감으려 했다. 잎사귀 끝에는 이빨 같은 톱니가 있었고, 가운데 꽃봉오리에서는 썩은 고기 냄새가 났다. 알루카드는 뒤로 물러서며 줄기를 베었다. 잘린 자리에서 노란 액체가 튀었다. 그 액체가 돌에 닿자 작은 연기가 올랐다.
그는 한 번 더 베어 꽃봉오리를 갈랐다. 안쪽에서 작은 해골이 쏟아졌다. 식물이 먹은 것들의 마지막 조각. 알루카드는 그것을 밟지 않고 지나갔다. 죽은 것 위를 밟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다만 이 성에서는 밟은 것이 손을 뻗는 경우가 많았다.
공동의 입구에는 거대한 뼈가 있었다.
처음에는 문 장식처럼 보였다. 그러나 가까이 가자 그것이 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짐승의 두개골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컸다. 윗턱은 천장에 박혀 있고, 아랫턱은 바닥에 반쯤 묻혀 있었다. 알루카드는 그 벌어진 입 사이로 들어가야 했다. 지나간 자들은 모두 무언가에게 삼켜진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뼈의 이빨 사이를 지날 때, 망토 끝이 하나의 송곳니에 스쳤다. 마른 소리가 났다. 그는 손으로 천을 살짝 끌어당겼다. 그 순간 안쪽에서 뜨거운 바람이 밀려왔다. 불이 보이지 않는데도 목 안쪽이 말랐다. 공기가 먼저 타고 있었다.
공동은 넓었다.
폐광의 다른 방들과 달리, 이곳은 누군가 일부러 비워 놓은 듯했다. 천장은 높고, 양옆에는 부서진 기둥과 목재 지지대가 불규칙하게 서 있었다. 바닥에는 오래된 광차 레일이 반쯤 묻혀 있었다. 레일은 방 중앙을 지나 오른쪽 벽으로 이어지다가, 무너진 돌더미 아래에서 끊겼다. 곳곳에 균열이 있었고, 균열 사이로 붉은 열기가 아주 희미하게 비쳤다. 지하 깊은 곳의 불이 여기까지 숨을 내쉬는 것 같았다.
중앙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점이 오히려 이상했다.
알루카드는 방 가장자리에서 발을 멈췄다. 너무 넓은 빈 공간은 초대다. 특히 천장과 바닥이 모두 불안한 장소에서는. 그는 왼쪽 기둥 뒤를 살폈고, 오른쪽 무너진 레일을 보았다. 빠질 수 있는 곳, 막힐 수 있는 곳, 뛰어넘을 수 있는 곳. 전투가 시작되기 전 전장은 이미 절반을 말해 준다.
그때, 어둠이 숨을 쉬었다.
방 뒤쪽의 검은 벽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움직였다. 먼저 두 개의 붉은 눈이 떠올랐다. 이어서 다른 두 개, 또 다른 두 개. 여섯 개의 눈이 서로 다른 높이에서 열렸다. 낮은 목 하나가 바닥 가까이에서 으르렁거렸고, 가운데 목은 고개를 들었다. 오른쪽 목은 이미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Cerberus가 어둠에서 걸어 나왔다.
세 머리는 같은 몸에 붙어 있었지만,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가운데 머리는 가장 컸고, 턱 아래로 검게 탄 침이 흘렀다. 왼쪽 머리는 낮게 움직이며 바닥 냄새를 맡았고, 오른쪽 머리는 끊임없이 이를 부딪쳤다. 네 다리는 바위처럼 굵었고, 발톱은 레일 위를 지나갈 때마다 쇳소리를 냈다. 꼬리는 보이지 않았다. 어둠 속에 있거나, 혹은 그림자 자체가 꼬리처럼 따라붙고 있었다.
알루카드는 검을 세웠다.
Cerberus의 가운데 머리가 눈을 감았다.
그 동작이 너무 조용해서, 처음에는 공격의 예고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다음 순간, 닫힌 눈 아래의 목구멍이 붉게 부풀었다. 알루카드는 옆으로 뛰었다. 불덩이가 그의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 뒤쪽 벽을 때렸다. 폭발이 아니라 압축된 화염이었다. 벽에 닿은 불은 잠깐 둥근 꽃처럼 퍼졌다가, 돌 표면에 검은 원을 남겼다.
열기가 늦게 왔다.
그는 착지하며 방패를 들었다. 오른쪽 머리가 곧장 물어왔다. 불 다음에 이빨. 단순하지만 빠른 연결이었다. 알루카드는 방패를 턱 아래로 밀어 넣었다. 이빨이 금속을 물었다. 방패가 찌그러지는 소리가 팔꿈치까지 울렸다. 그는 검으로 목을 베려 했지만, 왼쪽 머리가 낮게 돌진했다. 발목을 노린 움직임이었다.
알루카드는 뒤로 뛰었다.
늦었다. 왼쪽 머리의 이빨이 부츠 가장자리를 찢고 지나갔다. 발이 바닥에서 살짝 들렸다가, 레일 위에 비스듬히 닿았다. 금속이 미끄러웠다. 몸의 균형이 흔들렸다. 그 틈에 Cerberus의 몸 전체가 앞으로 밀고 들어왔다. 세 머리가 아니라 한 덩어리의 무게가 왔다.
그는 Form of Mist를 떠올렸다.
몸의 윤곽을 풀었다. 아주 짧게. Cerberus의 어깨가 그를 덮치는 순간, 알루카드의 몸은 안개처럼 흐려졌다. 짐승의 몸이 통과했다. 아니, 정확히는 알루카드가 충돌을 피할 만큼만 형태를 잃었다. 뜨거운 털과 피 냄새가 그의 몸 전체를 지나갔다. 다음 숨에서 그는 다시 살과 뼈로 돌아왔다.
무릎이 꺾였다.
힘이 빠지는 시간이 있었다. 그 짧은 빈틈이 문제였다. Cerberus의 오른쪽 머리가 뒤돌아 불을 토했다. 알루카드는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 불꽃이 망토 끝을 물었다. 검은 천이 붉게 번지며 타들어갔다. 그는 망토를 왼손으로 잡아 돌기둥에 눌렀다. 불이 꺼졌지만, 탄 냄새가 더해졌다.
첫 판단은 틀렸다.
안개는 문을 지나가는 힘이지, 전투를 지우는 힘이 아니다. 오래 머물 수 없고, 돌아오는 순간 몸은 잠깐 늦어진다. Cerberus처럼 방향이 셋인 적 앞에서 그 늦음은 곧 이빨이다. 알루카드는 더 이상 그 힘을 피난처처럼 쓰지 않기로 했다. 길을 만들 때만, 숨 한 번만큼만.
Cerberus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세 머리는 동시에 그를 보지 않았다. 가운데 머리는 정면을 잡고, 오른쪽 머리는 위를 살폈으며, 왼쪽 머리는 바닥을 읽었다. 도망칠 수 있는 방향을 서로 나누는 방식이었다. 이 짐승은 머리가 셋인 괴물이 아니라, 세 개의 시선이 한 몸을 끌고 다니는 감옥이었다.
왼쪽 머리가 먼저 낮게 짖었다.
바닥이 떨렸다. Cerberus가 달려왔다. 알루카드는 오른쪽으로 피하려 했다가 멈췄다. 오른쪽 머리가 이미 그쪽으로 불을 준비하고 있었다. 눈이 감겼다. 목구멍이 붉어졌다. 알루카드는 뛰어오르지 않았다. 불덩이는 높게 날아올 것이다. 그는 몸을 낮추며 앞으로 미끄러졌다. 화염이 머리 위를 지나가고, 뜨거운 바람이 머리카락을 들어 올렸다.
그는 가운데 몸통 아래까지 들어갔다.
위험한 자리였다. 짐승의 발이 내려오면 뼈가 부서진다. 하지만 세 머리가 모두 그를 보기 어려운 자리이기도 했다. 그는 앞다리 안쪽을 베었다. 칼날이 두꺼운 근육을 열었다. Cerberus가 몸을 뒤틀었다. 오른쪽 앞발이 내려왔다. 알루카드는 레일을 밟고 옆으로 튀었다. 발톱이 그가 있던 자리를 찍어 바닥을 갈랐다.
가운데 머리가 포효했다.
그 소리는 불보다 먼저 방을 흔들었다. 천장에서 검은 먼지가 떨어지고, 오래된 지지대 하나가 삐걱거렸다. Cerberus는 다친 앞다리를 잠깐 들어 올렸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깊지는 않았다. 그러나 무게가 실릴 때마다 그 다리의 움직임이 아주 조금 늦어졌다.

알루카드는 그것을 보았다.
늦어지는 곳이 빈틈이다. 그러나 그 빈틈을 향해 들어가려면 세 머리의 순서를 지나야 했다.
패턴은 반복되었다. 가운데 머리의 닫힌 눈과 화염. 오른쪽 머리의 빠른 물어뜯기. 왼쪽 머리의 낮은 덮침. 그리고 몸 전체의 돌진. 각각은 피할 수 있었다. 함께 오면 공간이 사라졌다. 알루카드는 방을 원으로 돌지 않았다. 원으로 돌면 Cerberus가 중앙을 차지하고, 세 머리가 모든 방향을 덮는다. 그는 부서진 기둥 사이로 짧게 직선을 만들었다. 한 기둥에서 다음 기둥. 레일의 안쪽에서 균열의 바깥쪽. 열기가 올라오는 바닥은 피하고, 탄 자국이 많은 벽은 피난처로 삼지 않았다. 불은 이미 그곳을 알고 있었다.
Cerberus가 다시 불을 모았다.
이번엔 왼쪽 머리가 눈을 감았다.
알루카드는 그제야 알았다. 화염은 가운데 머리만의 것이 아니었다. 머리마다 순서가 달랐다. 닫힌 눈이 예고였고, 부푸는 목이 방향이었다. 그는 불이 날아오기 전 움직였다. 하지만 오른쪽 머리가 그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빨이 옆에서 왔다.
그는 방패를 세웠다. 충격. 금속이 휘고 팔이 뒤로 밀렸다. 동시에 화염이 바닥을 스치며 지나갔다. 불덩이가 아니라 낮은 불줄기였다. 알루카드는 뛰어올랐다. 첫 도약으로 불을 넘고, 두 번째 도약으로 오른쪽 머리 위를 스쳤다. 공중에서 검을 내리쳤다. 칼날이 오른쪽 귀 뒤를 베었다.
검은 피가 튀었다.
오른쪽 머리가 비명을 질렀다. 다른 두 머리가 즉시 반응했다. 가운데 머리는 위를 향해 불을 뿜었고, 왼쪽 머리는 착지 지점을 물었다. 알루카드는 공중에서 안개가 되었다. 아주 짧게. 불꽃이 그가 있던 자리를 뚫고 지나갔고, 이빨이 닫히기 직전에 그는 다시 형태를 얻었다.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몸이 무거워졌다.
그는 무릎을 굽혀 그 무게를 받아 냈다.
이번에는 늦지 않았다. 미리 알고 쓴 안개는 도피가 아니라 간격이었다. 그는 착지와 동시에 옆으로 굴러 왼쪽 머리의 턱 아래를 베었다. 뼈와 이빨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목이 뒤로 젖혀졌다. Cerberus의 몸 전체가 비틀렸다.
그때 짐승이 방식을 바꾸었다.
세 머리가 동시에 낮아졌다. 불을 모으는 동작이 아니었다. 돌진. 그러나 단순한 직선 돌진이 아니었다. 앞발이 바닥을 깊게 긁고, 뒷다리가 굴의 열기를 밟듯 웅크렸다. 몸 전체가 한순간 작아지는 듯했다. 다음 순간, Cerberus가 튀어나왔다.
알루카드는 기둥 뒤로 피했다.
기둥은 버티지 못했다. Cerberus의 어깨가 부딪히자 목재와 돌이 함께 부서졌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알루카드의 팔에 나무 조각이 박혔다. 그는 뒤로 물러서며 그것을 뽑지 않았다. 지금 빼면 피가 더 흐른다. 나중에. 살아남은 뒤에.
Cerberus는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 벽에 부딪히기 직전 세 머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물며 몸을 틀었다. 중심이 미끄러지듯 바뀌었고, 거대한 몸이 예상보다 빨리 방향을 돌렸다. 폐광의 넓은 방은 그에게 좁지 않았다. 이곳은 이 짐승이 몸을 돌리도록 만들어진 우리였다.
알루카드는 뒤로 밀렸다.
발뒤꿈치가 레일에 닿았다. 또 미끄러운 금속. 이번에는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레일을 따라 몸을 미끄러뜨렸다. Cerberus의 발톱이 뒤따라 바닥을 긁었다. 오른쪽 머리가 불을 준비했다. 눈이 닫힌다. 목이 붉어진다. 알루카드는 레일의 끝, 무너진 돌더미 앞에서 뛰어올랐다. 불은 직선으로 날아와 돌더미를 때렸다.
무너진 돌들이 폭발처럼 흩어졌다.
알루카드는 그 파편 사이로 떨어졌다. 시야가 잠깐 먼지로 가려졌다. Cerberus도 그를 보지 못했다. 세 머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짖었다. 그 순간, 셋의 시선이 하나가 아니게 되었다. 알루카드는 먼지 속에서 움직였다. 발소리를 죽이고, 망토를 뒤로 접었다. 오른쪽 머리는 다친 귀 때문에 계속 한쪽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왼쪽 머리는 턱 아래 상처 때문에 낮게 물 때 고개가 늦게 올라왔다. 가운데 머리만 아직 정확했다.
그렇다면 가운데가 목줄이다.
알루카드는 정면으로 나섰다.
가운데 머리가 그를 보았다. 눈이 감겼다. 공격의 예고. 목구멍이 붉게 부풀었다. 그는 피하지 않았다. Cerberus도 잠깐 멈춘 듯했다. 먹잇감이 움직이지 않을 때, 짐승은 더 크게 입을 연다. 알루카드는 그 한 박자를 기다렸다. 불이 나오기 직전, 목 아래 근육이 위로 당겨졌다. 턱이 고정되고, 목은 열렸다.
그는 그때 들어갔다.
첫 도약은 낮게. 불덩이가 머리 위가 아니라 어깨 높이로 나왔다. 알루카드는 옆으로 틀어 화염의 가장자리를 지나갔다. 열이 왼쪽 뺨을 스쳤다. 피부가 타는 냄새가 났다. 그러나 검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두 번째 도약으로 가운데 머리의 턱 아래까지 올라가, 검을 위로 찔렀다.
칼날이 목구멍 안쪽을 지나갔다.
불이 터졌다. 밖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안쪽에서 터졌다. Cerberus의 가운데 머리가 뒤로 젖혀지며 검은 연기와 붉은 불꽃을 토했다. 알루카드의 손목까지 열기가 몰려왔다. 그는 검을 놓지 않았다. 놓으면 다음 이빨이 온다. 그는 자루를 비틀고 몸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칼날이 목 아래를 길게 갈랐다.
가운데 머리가 흔들렸다.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불을 제대로 모으지 못했다. 입 안에서 붉은 빛이 깜빡이다 사라졌다. 남은 두 머리가 미쳐 날뛰듯 공격했다. 오른쪽은 계속 물었고, 왼쪽은 바닥을 쓸었다. 이제 세 머리의 조율은 깨졌다. 그러나 깨진 짐승은 더 예측하기 어려웠다.
알루카드는 방패를 버렸다.
이미 휘어진 금속은 무게만 늘렸다. 방패가 바닥에 떨어지며 레일을 때렸다. 그 소리에 오른쪽 머리가 순간적으로 반응했다. 알루카드는 그 반응을 이용했다. 그는 방패가 떨어진 쪽과 반대로 뛰었다. 오른쪽 머리의 이빨이 빈 공간을 물었다. 왼쪽 머리가 늦게 따라왔다. 다친 턱 때문에 낮게 덮치는 각도가 얕아졌다.
그는 그 위를 밟았다.
정확히는 턱의 옆면을 스치듯 발끝으로 누르고 뛰었다. Leap Stone의 힘이 다시 몸을 밀어 올렸다. 위에서 보니 Cerberus의 등은 거대한 검은 바위 같았다. 세 목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흔들리고, 어깨의 근육이 불규칙하게 수축했다. 알루카드는 내려오며 오른쪽 머리의 상처 난 귀 뒤를 다시 베었다.
이번에는 깊었다.
오른쪽 머리가 축 늘어졌다.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정확히 물지 못했다. 입이 열렸다 닫히며 허공을 씹었다. Cerberus가 몸을 틀었다. 알루카드는 등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며 검을 뽑았다. 착지 지점은 위험했다. 가운데 머리가 아직 살아 있고, 왼쪽 머리가 발목을 노린다.
그는 안개가 되었다.
이번에는 지나갈 곳을 정확히 정해 두었다. 짐승의 앞발과 균열 사이. 불길이 올라오는 아주 좁은 틈. 살과 뼈로는 위험한 길이지만, 흐린 몸이라면 지나갈 수 있다. 안개가 균열 위를 스치며 지나갔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몸을 가르는 듯했다. 다음 순간 그는 Cerberus의 왼쪽 옆구리에 다시 서 있었다.
힘이 빠졌다.
그러나 왼쪽 머리도 그를 잃었다. 잠깐. 그것이면 충분했다. 알루카드는 옆구리를 베지 않았다. 몸통은 두껍고, 시간은 짧았다. 그는 앞다리의 이미 다친 쪽을 다시 노렸다. 같은 자리. 첫 상처가 벌어지는 곳. 검이 깊게 들어갔다.
Cerberus가 무너졌다.
완전히 쓰러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쪽 앞다리가 꺾이며 거대한 몸이 낮아졌다. 세 머리의 높이가 처음으로 알루카드의 눈높이와 가까워졌다. 가운데 머리가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불을 모으려 했다. 목 안에서 붉은 빛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오른쪽 머리는 힘없이 허공을 물고, 왼쪽 머리는 바닥을 긁었다.
알루카드는 정면으로 섰다.
이제 피하면 안 된다. 피하면 짐승은 다시 일어선다. 그는 검을 뒤로 뺐다. 가운데 머리의 입이 열렸다. 불꽃이 목 안에서 피어올랐다. 아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알루카드는 발끝으로 바닥을 찼다. 레일을 밟았다. 미끄러운 금속이 이번에는 그를 밀어 주었다.
그는 낮게 미끄러져 들어갔다.
불이 뿜어져 나왔다. 알루카드는 몸을 옆으로 비틀었다. 화염이 어깨를 스쳤고, 망토의 찢어진 끝이 다시 탔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검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갔다. 이번에는 목구멍이 아니라 머리와 목이 만나는 곳. 두꺼운 근육과 검은 털 아래, 세 머리의 중심으로 이어지는 자리.
칼날이 들어갔다.
Cerberus의 세 머리가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오른쪽의 낮은 비명, 왼쪽의 갈라진 울음, 가운데의 불타는 포효가 한꺼번에 폐광을 흔들었다. 천장의 지지대가 부러졌다. 먼지와 돌이 쏟아졌다. 알루카드는 검을 빼지 않고 더 깊이 밀었다. 손목의 피가 자루를 타고 흘렀다. 뜨거운 숨이 얼굴을 덮었다. 눈을 감으면 끝이었다.
그는 눈을 감지 않았다.
몸을 돌렸다. 검이 안쪽을 가로질렀다. 뼈 같은 것이 끊어지는 감각이 팔을 타고 올라왔다. Cerberus의 앞발이 바닥을 긁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째에는 힘이 없었다. 세 머리의 빛이 차례로 꺼졌다. 오른쪽, 왼쪽, 마지막으로 가운데.
거대한 몸이 옆으로 쓰러졌다.
폐광 전체가 낮게 울렸다. 무너진 지지대에서 먼지가 내려왔다. 균열 사이의 붉은 빛도 잠시 흔들렸다가 가라앉았다. Cerberus의 입에서는 더 이상 불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검은 연기가 조금씩 흘러나와 천장으로 올라갔다. 그것은 한곳에 모이지 못하고, 세 갈래로 갈라졌다가 결국 같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알루카드는 검을 뽑았다.
칼날은 뜨거웠다. 그는 그것을 곧장 집어넣지 않고, 아래로 향하게 들었다. 검끝에서 검은 피와 불타다 만 침이 떨어졌다. 바닥에 닿은 액체가 작게 지글거렸다. 그는 왼팔에 박힌 나무 조각을 그제야 뽑았다. 피가 조금 흘렀다. 손가락으로 누르자 곧 멎었다. 이 성에서는 깊은 상처보다 늦게 알아차린 상처가 더 오래 남는다.
방은 조용해졌다.
조용해지자, 오히려 다른 소리들이 들렸다. 멀리서 돌이 굴러가는 소리. 균열 아래에서 올라오는 낮은 열의 숨. 그리고 방 뒤쪽에서, 지금까지 Cerberus의 몸에 가려져 있던 문이 열리는 소리. 커다란 문이 아니었다. 작은 잠금이 풀리는 듯한 가벼운 금속음이었다.

알루카드는 그쪽으로 걸어갔다.
Cerberus의 몸 옆을 지날 때, 왼쪽 머리의 눈이 아직 열린 채였다. 빛은 없었다. 그러나 빈 눈구멍은 그를 따라오는 것처럼 보였다. 알루카드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짐승은 문지기였다. 자신의 의지로 지켰는지, 누군가의 명령으로 묶였는지는 알 수 없다. 투기장의 두 짐승처럼, 이곳의 개도 불려 나온 것일지 모른다.
그 생각은 짧았다.
이 성에서 동정은 칼끝을 무디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억하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 알루카드는 지나가며 검을 한 번 낮추었다. 예식도 애도도 아닌, 지나간 전투에 대한 작은 표시였다.
문 뒤의 방은 좁았다.
중앙에는 받침대가 없었다. 대신 벽 안쪽에 작은 돌감실이 파여 있었고, 그 안에 붉은빛을 띤 카드가 떠 있었다. 불꽃은 아니었다. 하지만 카드의 가장자리에서 아주 작은 꼬리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가까이 갈수록, 알루카드의 귓가에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Gremlin의 웃음과 닮았지만 더 얇고, 더 영리했다.
그는 손을 뻗었다.
카드는 손바닥에 닿자마자 가볍게 떨었다. 종이처럼 얇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작은 심장처럼. 붉은 빛이 그의 손가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순간, 어둠 속에서 작은 그림자가 생겼다. 뿔, 얇은 날개, 긴 꼬리. 아직 완전히 몸을 얻지 못한 악마의 윤곽이 알루카드의 어깨 근처에서 한 번 흔들렸다가 사라졌다.
Demon Card.
그 이름은 말로 들린 것이 아니라, 유물의 쓰임이 몸 안에 남기는 방식으로 알게 되었다. 부르면 올 것이다. 작고, 사납고, 말을 듣는 듯하면서도 언제나 자기 웃음을 숨기지 못하는 존재. 성 안의 어떤 장치는 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어떤 스위치는 칼로도, 도약으로도, 안개로도 닿지 않는다. 그럴 때 다른 손이 필요하다.
알루카드는 카드를 거두었다.
아직 부르지 않았다. 새 힘은 바로 써 보는 것이 아니라, 먼저 무게를 알아야 한다. Form of Mist도 전투 안에서 너무 쉽게 믿었다가 불에 그을렸다. 힘은 길을 열지만, 잘못 믿으면 길 대신 상처를 만든다.
방 오른쪽에는 좁은 통로가 있었다. 철창이 중간에 가로막고 있었다. 사람의 몸으로는 지나갈 수 없는 간격. 알루카드는 잠시 그 앞에 섰다. 9화에서 얻은 안개의 감각이 몸 안쪽에서 조용히 움직였다. 이번에는 통과할 필요가 없었다. 창살 너머는 막다른 작은 공간이었다. 성은 능력을 얻자마자 모든 길을 열어 주지 않는다. 어떤 길은 능력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시키고, 진짜 문은 나중에 보여 준다.
그는 돌아섰다.
Cerberus가 쓰러진 방을 지나 더 아래로 향하는 길이 열려 있었다. 공기가 다시 바뀌었다. 방금까지는 불과 털, 뜨거운 침의 냄새가 강했다. 아래쪽에서는 썩은 살과 오래된 흙 냄새가 올라왔다. 물기가 거의 없는데도 눅눅했다. 살아 있는 습기가 아니라, 묻힌 것들이 천천히 숨을 쉬며 만든 습기였다.
계단은 짧지 않았다.
내려갈수록 벽의 곡괭이 자국은 줄어들고, 대신 손톱으로 긁은 듯한 흔적이 많아졌다. 어떤 곳은 안쪽에서 밖으로 긁은 자국이었다. 나가려 했던 것들. 알루카드는 발을 늦추지 않았다. 멈추면 그 자국들이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 성에서 너무 오래 본 흔적은 곧 목소리를 갖는다.
작은 저장실이 왼쪽에 있었다. 그는 들어갔다.
붉은 빛이 몸을 감쌌다. Cerberus의 불에 그을린 피부, 팔의 상처, 손목의 통증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러나 코끝에 남은 냄새는 지워지지 않았다. 세 개의 목구멍에서 나온 열기. 죽으면서도 명령받은 자처럼 마지막까지 문을 지키던 몸. 알루카드는 빛 안에서 검을 내려다보았다. 칼날은 깨끗해졌지만, 손은 아직 전투의 형태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다시 나왔다.
아래로 이어지는 문 앞에서, 아주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Gremlin이 아니었다. 그의 안쪽 어딘가에서 울린 소리였다. Demon Card가 반응한 것이다. 알루카드는 어깨 너머를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그는 알았다. 이제 혼자가 아닌 순간이 생길 것이다. 그것이 위안일지, 또 다른 소음일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문을 밀었다.
차가운 공기가 올라왔다. 불의 방을 지나왔는데도, 그 안쪽은 겨울의 무덤처럼 차가웠다. 멀리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 이어서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의 몸이 아니었다. 수십, 어쩌면 수백. 낮은 벽 너머로 악취가 밀려왔다. 피보다 오래되고, 뼈보다 무거운 냄새.
알루카드는 검자루를 쥐었다.
뒤쪽의 폐광은 침묵했다. Cerberus의 세 머리는 더 이상 으르렁거리지 않았다. 그러나 앞쪽에서는 다른 종류의 집합이 숨을 쉬고 있었다. 짐승 하나의 문지기가 끝나자, 이제 시체들의 군중이 기다리는 듯했다.
그는 내려갔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 축축한 것이 벽을 따라 천천히 흘렀다.
댓글
댓글 쓰기